무음(無音) 매장, 침묵을 찾는 사람들
이노션 기사입력 2025.02.06 10:32 조회 733
 
ⓒ카페침묵 (출처 : 카페침묵 인스타그램)

 
최근 휴대폰을 포함한 디지털 기기의 사용을 제한하거나, 사람들 간의 대화를 허용하지 않는 무음(無音) 매장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이동 중에도 디지털 기기를 항상 손에서 놓지 못하는 디지털 네이티브로 살고 있는 오늘날의 현대인들에게 무음(無音) 매장은 매우 낯설고 불편할 법도 하지만, 이색 경험을 제공하는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부상하고 있다.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무음 매장에 대해 알아보고, 어떤 이유로 많은 이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는 지 알아보자.



 
디지털 디톡스 카페, <욕망의 북카페>


무음(無音) 매장, 침묵을 찾는 사람들 이미지

ⓒ욕망의 북카페 (출처 : 욕망의 북카페 인스타그램)



역삼동에 자리잡고 있는 ‘욕망의 북카페’는 21년 오픈 당시에는 기존의 다른 북카페와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하지만 이용객들이 노트북이나 휴대폰으로 인해 독서에 몰입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23년 5월 디지털 디톡스 카페로 전환하였고, 이후 더 큰 화제를 얻으며 방문객이 늘어났다. 이용객들은 본인의 휴대폰을 금고 형태의 보관함에 제출한 후 카페 이용이 가능하며, 카페를 나서기 전까지는 어떤 이유로도 되돌려 받을 수 없다. 노트북이나 태블릿 PC 등의 디지털 기기도 엄격한 제한 속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운영 초기 휴대폰이 없는 상황에 어색함이나 불안감을 표현하는 이용객들이 있기도 했지만, 책과 자신에게 온전히 몰입할 수 있고 휴대폰으로부터의 해방감을 얻었다는 등의 호평을 이끌어내며, 현재 평일과 주말 모두 웨이팅이 발생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반드시, 조용히, 쉴 수 있는 <카페 침묵>


무음(無音) 매장, 침묵을 찾는 사람들 이미지

ⓒ카페침묵 (출처 : 카페침묵 인스타그램)

 

서대문구에 위치한 ‘카페 침묵’은 카페 운영자 본인이 평소 가지고 있던 ‘휴식을 위한 카페’에 대한 필요로 인해 탄생한 곳이다. 카페 운영자는 "카페에서 커피 한 잔 시켜놓고 조용히 책 읽는 걸 가장 좋아하는데 옆자리 손님에 따라 그날의 카페가 천국이 될 수도 있고 지옥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아주 오래전부터 침묵 카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카페를 열게 된 배경을 소개했다. 카페를 처음 이용하는 사람을 위해 마련된 이용안내서에는 카페 이용규칙과 주문 방법이 자세히 적혀 있다. 주문과 계산할 때를 제외하고, 귓속말을 포함한 일체의 대화는 카페 내에서 금지된다. 휴대폰이나 노트북은 무음 모드로, 다른 손님들에게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조용히 사용해야 한다. ‘휴식을 위한 완벽한 무소음의 공간’을 지향하는 카페 주인장의 노력은 카페 내 곳곳에서 엿보인다. 클래식 고음악에 최적화된 오디오를 세팅해서 잔잔한 음악을 틀고,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전동 그라인더 머신 대신 수동 그라인더를 사용해 직접 원두를 갈아내고 있다. 매장 내에서는 일체의 대화를 금하지만, 매장 내 비치된 방명록을 통해 이용객들은 같은 공간 속에 얻은 경험을 공유하며 느슨한 교감을 나눌 수 있다.


 

혼술뮤직바, <인현골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