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광고 도입’과 광고산업의 미래
2009.02.19 12:00 광고계동향, 2009년 02월, 215호, 조회수:4206



2008년 말 한나라당이 발의해 추진하고 있는 미디어 관련 법안 중 ‘방송법 일부 개정법률안’의 변경 내용을 보면 광고의 종류 부분에 ‘간접광고 및 가상광고’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방송법의 핵심 내용인 신방 겸영과 소유 지분 문제에 묻혀 간접광고가 광고계의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중요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크게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방송통신 융합과 다매체·다채널 시대의 도래로 광고커뮤니케이션 환경 변화가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방송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려왔던 지상파 방송을 비롯하여 신문, 잡지, 라디오 등 4대 광고매체의 영향력은 감소하고, 인터넷, IPTV, 디지털케이블TV, 옥외매체 등이 새로운 광고매체로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변화 속에서 간접광고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양성화 되었고, 유럽에서도 양성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선회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활성화되지 못해 세계적 추세에 뒤지고 있다.

최근 전경련 주최로 개최되었던 ‘기업의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한 한류 마케팅 전략 심포지엄’에서도 방송프로그램 제작 유통에 있어서 기업광고, 방송 컨텐츠 등을 연계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한류를 세계적 트렌드로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있었다. 디지털 방송이 정착되면 방송프로그램과 시청자 간에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여 시청자는 자유 의지로 프로그램 시청 중에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2차 화면으로 이동하게 되므로, 간접광고에 대한 규제는 실질적으로 무의미해진다. 이와 더불어 한·미 FTA 인준 이후 방송광고시장의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간접광고 도입이 시급하다.

간접광고  도입이 지연되면, 10대에서 30대의 시청률이 높은 미드 프로그램의 경우 글로벌 기업의 간접광고가 활성화되어 있어 국내 기업의 경쟁력 제고에 역효과가 발생할 소지가 있고, 우리나라 방송프로그램의 역차별 우려가 제기 되기 때문이다. 간접광고는 한류 효과의 상승, 해외시장에서 국내기업의 마케팅 활동의 활성화와 방송프로그램의 질적 향상 등에 기여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지고 있다.

글로벌 시대에 규제완화는 세계적 흐름이다. 또한 간접광고는 고부가가치를 가진 문화 컨텐츠를 생산하는데 도움이 되며 기업의 국제경쟁력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따라서  ‘간접광고 및 가상광고’가 포함된 방송법 일부개정안이 통과되는 시기에 대비하여 간접광고의 시장규모, 전문대행사, 전문인력 등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고, 간접광고 유통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간접광고는 향후 기존의 광고 못지않게 기업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발전 가능할 것이지만 기존의 광고와는 다른 광고유형이다. 그렇기 때문에 간접광고는 별도의 광고 유형으로 규정해 판매단가를 정하고, 과학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아울러 기존의 광고와는 달리 방송 프로그램 내에 제품이나 브랜드를 등장시킴으로서 소비자의 무의식 속에 거부감을 낮추어 노출효과를 극대화하는 광고유형으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관리되어야 할 필요성이 제기 되는 것이다.

방송법이 개정되어 간접광고가 양성화 되었을 경우, 간접광고 유통체계를 구축하는데 있어 광고계가 자율적으로 유통시장을 건전하게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사업이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기관과 공기업 주도의 유통체계 구축사업 수행은 현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과 글로벌 스탠더드에 배치된다. 우리나라 광고계는 세계 10대 광고국에 랭크되어 있으며, 세계광고대회와 아시아광고대회 등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바 있는 광고 선진국으로 간접광고 유통시장을 건전하게 발전시킬 수 있는 역량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평가된다. 

광고주, 광고회사, 제작사, 매체사, 소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집합체인 광고계에서 이들 사업자들의 모임을 대표하고, 의견을 조율하는데 효율성이 높으며, 합의를 이끌어 내 추진하는데 가장 적합한 민간단체가 사업 수행에 있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된다. 민간 주도의 간접광고 유통체계 구축을 통해 우리나라 광고계가 매체환경 변화에 부응하고, 국제적 시장 개방 조류에 대응하며, 작금의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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