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lay - 「대담」소통으로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넘나들다
2010.07.20 05:09 대홍 커뮤니케이션즈,
조회수:4362
박진호(스포츠마케팅팀 국장)
고등학교 때 결정하는 문과와 이과의 진로 선택은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성인이 되어 선택하는 직업의 범위가 대략 제한되는 것도 무시 못할 요소지만, 대학의 전공과목을 통해 얻게 되는 지식과 사고방식이 알게 모르게 체화되어 살아가는 동안 가치 판단의 바탕이 됨을 고려하면 우리는 10대 중반에 중요하고 무거운 결정을 한 셈이다.
여기 문학과 생물학을 오랫동안 공부한 두 사람이 다양한 주제를 두고 나눈 긴 대화의 기록이 있다. 세상을 바라보는 그들의 시각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두 사람은 사안에 따라 입장과 해석의 차이를 보이기도 하지만 의외로 많은 부분에서 인식을 공유한다. 그리고 공통적으로 소통과 열린 태도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이러한 모습은 두 사람이 자신의 공부 외에 자연과 사회, 인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만만찮은 지식을 갖고 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일반인에게도 자신의 분야와 다른 영역을 이해하려는 최소한의 의지가 있다면 인식의 지평을 넓힐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거 굉장히 딱딱한 책은 아닐까?’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대담』에는 한때 큰 논란이 된 생명 복제가 있고,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항상 재미있는 얘깃거리인 섹스도 있다. 신화·종교·예술·과학·생명에 대해 인간과 동물의 행동 및 관계에서 벌어지는 구체적 상황이 적절하게 버무려지는 그들의 대화는 말랑말랑하고 유쾌하다.
그런데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아무리 편집자가 미리 얘기할 주제에 대해 알려주었어도 어떻게 과거부터 현재까지, 동양과 서양을 넘나드는 얘깃거리를 이렇게 쉽게 쏟아낼 수 있단 말인가? 6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얘기를 끌어가는 두 사람의 능력이 놀라울 뿐이다.
전혀 돈 될 것 같지 않은 분야를 전공한 문학평론가 도정일과 생물학자 최재천은 먹고사는 문제와 거의 상관없는 이슈에 대해 때로는 대립하고 때로는 생각을 같이 하며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간다. 어느 한 구절에서도 살아가는 데 필요한 테크닉을 찾을 수 없다. 사회 명사가 추천하는 미래 예측 내용을 담고 있는 것도 아니다. 독서의 필요성을 효용성의 기준으로만 판단하는 사람에게는 아무 쓸모없는 책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지금까지 어떤 관심과 고민이 세상에 존재했고 여전히 존재하는가를 보여줌으로써, 성공과 출세에 대한 생각 외에 머릿속 한구석을 채워야 할 뭔가가 있음을 깨닫게 한다.
경제가 권력을 만들고 세상을 바꾸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그 변화의 결과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를 결정하는 것은 사람과 사물 그리고 그들의 상호작용과 관계를 바라보는 인식임을 생각하면 두 사람의 대화에 귀 기울여보는 시간이 그리 낭비는 아닐 듯싶다.
끝으로 이 책이 갖고 있는 또 다른 미덕 한 가지. 얘기를 ‘하는’ 대신 얘기를 ‘나누는’ 세상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소통의 부족이 지적되는 최근 우리 사회에, 나만 얘기를 하기보다는 함께 얘기를 나누는 상황이 많아지면 허리띠를 덜 졸라매도 그토록 바라는 선진 일류 국가에 좀더 빨리 도달하지 않을까 싶다.
여기 문학과 생물학을 오랫동안 공부한 두 사람이 다양한 주제를 두고 나눈 긴 대화의 기록이 있다. 세상을 바라보는 그들의 시각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두 사람은 사안에 따라 입장과 해석의 차이를 보이기도 하지만 의외로 많은 부분에서 인식을 공유한다. 그리고 공통적으로 소통과 열린 태도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이러한 모습은 두 사람이 자신의 공부 외에 자연과 사회, 인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만만찮은 지식을 갖고 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일반인에게도 자신의 분야와 다른 영역을 이해하려는 최소한의 의지가 있다면 인식의 지평을 넓힐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거 굉장히 딱딱한 책은 아닐까?’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대담』에는 한때 큰 논란이 된 생명 복제가 있고,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항상 재미있는 얘깃거리인 섹스도 있다. 신화·종교·예술·과학·생명에 대해 인간과 동물의 행동 및 관계에서 벌어지는 구체적 상황이 적절하게 버무려지는 그들의 대화는 말랑말랑하고 유쾌하다.
그런데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아무리 편집자가 미리 얘기할 주제에 대해 알려주었어도 어떻게 과거부터 현재까지, 동양과 서양을 넘나드는 얘깃거리를 이렇게 쉽게 쏟아낼 수 있단 말인가? 6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얘기를 끌어가는 두 사람의 능력이 놀라울 뿐이다.
전혀 돈 될 것 같지 않은 분야를 전공한 문학평론가 도정일과 생물학자 최재천은 먹고사는 문제와 거의 상관없는 이슈에 대해 때로는 대립하고 때로는 생각을 같이 하며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간다. 어느 한 구절에서도 살아가는 데 필요한 테크닉을 찾을 수 없다. 사회 명사가 추천하는 미래 예측 내용을 담고 있는 것도 아니다. 독서의 필요성을 효용성의 기준으로만 판단하는 사람에게는 아무 쓸모없는 책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지금까지 어떤 관심과 고민이 세상에 존재했고 여전히 존재하는가를 보여줌으로써, 성공과 출세에 대한 생각 외에 머릿속 한구석을 채워야 할 뭔가가 있음을 깨닫게 한다.
경제가 권력을 만들고 세상을 바꾸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그 변화의 결과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를 결정하는 것은 사람과 사물 그리고 그들의 상호작용과 관계를 바라보는 인식임을 생각하면 두 사람의 대화에 귀 기울여보는 시간이 그리 낭비는 아닐 듯싶다.
끝으로 이 책이 갖고 있는 또 다른 미덕 한 가지. 얘기를 ‘하는’ 대신 얘기를 ‘나누는’ 세상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소통의 부족이 지적되는 최근 우리 사회에, 나만 얘기를 하기보다는 함께 얘기를 나누는 상황이 많아지면 허리띠를 덜 졸라매도 그토록 바라는 선진 일류 국가에 좀더 빨리 도달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