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廣氣발랄] SK마케팅앤컴퍼니 커뮤니케이션사업부문 Comm. Insight Lab 팀
2011.04.04 05:49 the AD, 조회수:11558






 

 

글 이민희 · 사진 전영훈


 

특히 90년대에 그랬던 것 같다. 각종 보도는 물론 드라마 같은 엔터테인먼트 장르에 이르기까지, 미디어를 통해 광고 종사자들의 이야기가 노출되기 시작하면서 광고는 선망의 직종으로 부상했다. 당시 광고에 관한 지배적인 인식은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목표로 하는 경쟁이자 성취’ 였을 것이고, 창의적인 광고를 만들고 감각적인 카피를 쓰는 사람들의 고민과 고뇌 또한 비전문가가 능히 짐작할 만했을 것이다.

SK마케팅앤컴퍼니 커뮤니케이션사업부문 Comm. Insight Lab(이하 CIL)의 최지원 랩장은 “그건 옛날 얘기”라고 말한다. 자다가 문뜩 떠오른 직관으로 광고 캠페인이 만들어지는 건 이제 광고주와 소비자 모두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知性派

마케팅 전략이 소비자와 시장 분석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건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하지만 각종 정보와 지식이 포화상태에 가깝고 개인의 취향 또한 다양하고 까다로워진 오늘의 현실은 광고에게 더욱 현실적이고 체계적인 자료를 요구한다. 모니터와 통계로 출발하는 조사, 조사를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분석, 분석의 데이터를 실행하는 시스템 구축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사전작업이 기초가 되어야 광고주를 제대로 설득할 수 있다는 얘기다.

CIL의 업무가 여기서 시작된다. 프레젠테이션의 앞 단계 완성, 구체적인 자료구축과 병행되는 중장기간이 연구작업, 그리고 트렌드 리포트 작성과 연결되는 저널 활동 등이 CIL의 주요 영역이다. 그들은 그렇게 ‘지식’ 으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뼈대를 담당한다.



뒷줄 왼쪽부터 허경영 CL, 김은아 플래너, 심민기 플래너, 임주형 CL, 김현철 플래너, 최지원 랩장,
이선정 플래너, 앞줄 왼쪽부터 황인실 플래너, 김소현 플래너, 배운기 플래너



책 읽고 소비자 읽고 세상 읽기

SK마케팅앤컴퍼니에는 작지만 내실 있는 도서관, ‘마케토리’가 하나 있다. 둘러보니 원서를 포함하는 경영·마케팅 전문서적이 즐비하고, 사회과학 및 인문학 교양서적과 함께 문학과 실용서 등 거의 모든 분야를 망라한다.

“읽지도 못하고 반납할 때가 많죠(황인실)” “사실 허영만 만화가 제일 좋아요(허경영)”라 농담하지만, 도서관을 활용해 전문/비전문 지식을 내면화하는 일은 사실상 업무의 연장이다. 근본적으로 그들은 MBA 등 석박사 과정을 수료했거나 수료하고 있는 연구인력이고, 신입사원이 아니라 경력사원으로 구성되어 기존의 업무경력을 활용하는 동시에 지속적인 연구작업을 통해 더욱 미더운 광고와 홍보의 토대를 완성하기 때문이다.

“광고 기획자나 플래너가 여건상 할 수 없는 일들을 우리가 맡기 때문에 목적의식을 두고 책을 소화하는 경우가 많아요(최지원).”

연구결과는 출판으로 이어져 소셜과 모바일을 화두로 한 트렌드 리포트 <Trend Train : 뉴미디어 + a>를 올 1월 발간한 바 있다. 출판은 곧 독자를 상정하는 일이자 대중적인 글쓰기를 필요로 하는 분야이지 않을까.

“마케팅 중심의 비즈니스에 관심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했어요. 하지만 광고 자체가 소비자에 밀착해 있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스토리텔링, 즉 ‘쉽게 말하는 방식’ 에 이미 적응해있죠(임주형).” “연세대와 협력했는데, 용어 정리 때문이죠. 일례로 ‘브랜드’ 라는 말을 해석하는 방식만 수십 가지가 넘어요. 그럴 때 정밀한 학문적 중재가 뒷받침되어야 해요(최지원).”


CIL 구성원들의 경쾌하면서도 전문성이 배어나오는 화법! 아마도 생산적인 독서의 결과가 아닐까. “사회적 현상이나 일상적인 흐름을 남들과 자신의 관점으로 재해석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능력을 키우고자 한다면 다양한 인문 사회과학 서적들을 보면서 자신의 언어로 정리하는 것도 좋은 훈련이 될 거예요(배운기).”


대중들의 ‘놀이거리’도 우리에겐 ‘숙제’랍니다 ~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평범한 우리가 그냥 쉬고 놀고 즐기는 창구가 바뀌거나 확대된 것에 불과할지 모른다. 그렇듯 누구에게는 심심풀이에 불과한 소셜과 모바일 시장은 광고인에게는 위협의 신호일 수 있다. 기존의 방식을 버리고 새롭게 접근•적용하라는 강경한 명령. 따라서 이들은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을 본다.

“사람들이 네트워킹에 목말라 있었는데 그게 모바일과 결합되자 파괴력을 얻게 됐죠. 매체만 바뀐 게 아니라 인간의 삶 자체를 송두리째 흔들어놓은 것 같아요. 게다가 전환되는 속도도 빨라서 항상 긴장하고 시장을 살펴야 해요. 소셜 커머스나 엔스크린처럼 약진하고 있는 매체들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죠(황인실).”

“트위터를 통해서 누구나 발언하고 공유하고 싶어 하잖아요? 그러는 동안 소비자 삶의 단면들이 노골적으로 드러나요. 그건 좌담회나 인터넷이 말해주지 못했던 아주 생생한 정보예요(임주형).”

업계 정보 또한 새로운 시장이 찔러주고 있다. 그래서 “광고주들이나 경쟁사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제는 합법적으로(?) 알 수 있어요~ (최지원).”


열공派

결국 ‘살피고 조사하는’ 것이 CIL의 주된 업무인데, 살피지 않으며 조사하지 않는 사람들과 만날 때, 광고라는 분야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하는 일을 소개해야 할 때 그들은 가벼운 난관에 부딪히기도 한다. “광고 일을 하면 연예인 많이 봐?” 라는 대다수의 질문에 “광고 일을 하는 사업부에 있다” 혹은 “광고회사 내에 커뮤니케이션 연구소가 있다” 등이 그들이 찾은 절충의 화법.

생각하고 경험하면서 설명과 설득을 고민하는 일이야말로 CIL 업무의 본질에 가까워보인다. 전문성을 가지고 광고주를 비롯한 관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동시에 피부로 와 닿는 광고와 홍보로 소비자의 마음에 의미 있는 인상을 남기는 일. 사실 그건 모든 광고인의 과제이지만 그것은 ‘열근’ 이 아니라 ‘열공’ 으로 이루어지기도 한다고, CIL은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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