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ken Arrow]북극곰이 기자회견을 한다! ‘SK이노베이션’기업PR의 뒷이야기
2011.08.09 10:44 SK마케팅앤컴퍼니, 조회수:7124



 


 






남윤정 플래너 (Comm.Planning 4)




화면 가득 북극곰의 슬픈 눈망울이 보여지더니, 애절한 호소를 하기 시작한다.
‘저를 광고에 쓰지 마세요. 제 모습을 사진 찍지 마세요. 저를 측은한 눈길로 보지 마세요.
저와 제 가족을 지켜주지 못할 거라면…‘


가슴 찡한 북극곰의 모습이 보는 이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이 광고는 SK이노베이션(기존 SK에너지가 사업 영역별 전문성 강화를 위해 4개사로 분사함)이 출범 후 처음으로 집행한 기업PR 광고다.
 
<SK이노베이션 런칭광고-북극곰의 눈물 편>
 

소비자들이 TV에서 접하는 광고물은 하나지만 그 광고물을 선정하기까지는 무수히 많은 시안들이 협의를 거쳐 탈락되기도 하고, 결정된 시안조차 미세한 수정을 반복하며 파일로만 존재하는 수십 개의 버전을 만들어내게 마련이다. 이번 SK이노베이션 광고 역시, 출범 이후 처음으로 집행되는 광고인 만큼 SK이노베이션이라는 브랜드 인지도 확보를 위해 어떤 메시지와 톤앤매너로 진행할 것인지 약 3개월에 걸쳐 지속적으로 논의되었고, 수십 종의 시안이 검토되는 진통을 겪었다.
 
기획자로서 그냥 묻히기에 아쉬움이 많은 여러 시안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최종 보고 단계까지 올라갔던 ‘북극곰의 기자회견’편은 동일한 컨셉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Creative라 하더라도, 핵심 Idea에 따라 얼마나 다른 결과물이 펼쳐질 수 있는지를 보여 준 제작적 재미가 있는 시안이라 특히 기억에 남는다.
 
현재 방영 중인 ‘북극곰의 눈물’편과 아쉽게 빛을 보지 못한 ‘북극곰의 기자회견’편은 동일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녹색성장과 친환경이 범 지구적인 이슈로 대두되고, 삶의 터전을 잃어가는 ‘북극곰’이 이슈를 대표하는 상징처럼 여겨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자사의 광고에 ‘북극곰’을 등장시켜왔다. 그러나 대부분의 광고가 ‘북극곰’의 삶의 터전을 보존하기 위한 기업의 의지나 명확한 약속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소비자들의 행동변화(아껴써라, 재활용해라) 촉구에 치중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개발한 안 이었다.

 
 
 
광고 플로우는 북극곰이 자신들을 광고에 이용하지만 말고 기업 스스로가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노력해 달라는 기자회견을 하며 ‘광고모델 은퇴선언’을 하는 것으로 ‘녹색성장과 친환경’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전달하되, 소비자가 어려움/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유머 코드를 반영한 것이다. 또한 ‘녹색 이노베이션’의 실체인 ‘전기차용 베터리, 친환경 플라스틱, 청정석탄에너지’ 역시 소비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하고 어려운 개념일 수 있어 이를 전달하는 Creative로 애니매이션 기법을 생각했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 출범 후 집행되는 첫 광고인 만큼 너무 가볍게 느껴져서는 안 된다는 점, 실제 제작 시 북극곰의 퀄리티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할 경우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는 점, 자칫하면 비주얼 임팩트에 가려져 메시지 전달력이 약화될 수도 있다는 점 등이 우려되어 동일한 메시지를 전달하되 무겁기보다는 따뜻한 톤앤매너, 비주얼과 메시지의 균형이 좀 더 잘 조화되었다고 느껴진 ‘북극곰의 눈물’편이 채택됐다.
 
마지막까지도 ‘SK이노베이션’ 사명다운 ‘혁신성’을 ‘크리에이티브의 파괴(북극곰의 인터뷰 편 같은)’없이도 전달할 수 있을까라는 치열한 논의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다행히 현재의 안에서도 그간의 광고에서 ‘북극곰’을 사용하던 방식에 대한 비틀기나, 녹색 이노베이션의 실체가 제공하는 ‘새로움’이 잘 전달되어 광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해 가고 있다. 또한 주변에서 들려오는 광고에 대한 좋은 반응들이 있어 이번 광고에 참여한 모든 스텝들에게 고민의 시간과 노력에 정비례한 뿌듯함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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