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마케팅열전] DIY 전쟁 Ⅲ - 홈베이스 이야기
2011.08.17 02:27 CHEIL WORLDWIDE, 조회수:6307







DIY의 대명사 이케아(IKEA), 탄탄한 종업원 후생복리로 자리잡은 비앤큐(B&Q)에 이어서 이번 호에는 영국의 DIY업종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브랜드인 홈베이스(Homebase)를 소개하고자 한다. 같은 DIY업종이지만 실제 매장을 가보면 세 브랜드가 지향하는 포지셔닝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로 다른 지향점을 가진 DIY회사

이케아는 DIY가구와 생활(특히 주방)용품이 중심이고, 비앤큐는 집수리(보수)를 위한 자재 및 도구(Tool) 그리고 정원(Gardening)용품에 중점을 두고 있는 반면, 홈베이스는 가구와 집수리(보수)용 자재와 함께 정원용품을 주로 판매하고 있어 이케아와 비앤큐의 중간 정도 컨셉트임을 알 수 있다.
 


홈베이스의 몸집 불리기

홈베이스는 영국과 아일랜드 전역에 약 350여 개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데, 약 400여 개를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 영국의 대표적인 전자 소매유통인 아르고스(Argos)와 함께 지주회사인‘홈 리테일 그룹(Home Retail Group)’산하 자회사로 편입되어 있다. 홈 리테일 그룹은 2002년 홈베이스를 합병한 이래 산하에 아르고스(Home Store & More 포함), 알바(Alba), 부시(Bush), 차드밸리(Chad Valley) 그리고 홈 파이낸셜 서비스(Home Financial Services) 등을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다. 홈베이스는 원래 타 업종(슈퍼마켓 체인)인 세인스베리(Sainsbury’s)와 벨기에의 소매유통 기업인 GB-Inno-BM이 영국의 DIY 시장에 슈퍼마켓 스타일의 컨셉트를 도입한다는 목표로 1979년 창립되었는데, 때문에 창립 초기 기업명은 현재의 브랜드명인 홈베이스가 아니라‘세인스베리 홈베이스(Sainsbury’s Homebase)’였다고 한다.

1981년 런던 남부의 크로이던(Croydon)에 최초의 매장을 연 홈베이스는 1995년에 경쟁사인 텍사스 홈케어(Texas Homecare)를 라드브로크 그룹(Ladbroke Group)으로부터 인수하면서 규모를 세 배로 키우게 되는데, 바로 이 때부터 브랜드명을 현재의 홈베이스로 바꾸기 시작했다(이 리브랜딩 작업은 1999년에 60개의 텍사스 홈케어 상점에 적용하면서 완료됨). 홈베이스의 몸집 불리기는 1999년 세인스베리가 영국과 아일랜드에 일곱 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햄던 그룹(Hampden Group)을 사들이며 정점을 찍으며 현재 350개 매장의 기반을 다지게 되었다.


파란만장한 홈베이스의 역사

2000년 세인스베리는 라이벌 기업인 비앤큐에 이어 영국 DIY시장의 13% 시장점유율(Market Share)을 차지하고 있던 홈베이스 체인을 장장 9억 6900만 파운드(한화 약 1조 7000억 원) 가치로 벤처기업인 슈뢰더 벤처(Schroder Ventures)에 팔게 되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슈뢰더 벤처가 조성한 기금이 100%를 다 커버하지 못하는 바람에 이 중 28개 매장(약 2억 1900만 파운드의 가치)이 라이벌 비앤큐를 보유한 기업인 킹피셔(Kingfisher)에게 함께 매각되었다는 점이다.

비록 세인스베리가 홈베이스를 매각하긴 했지만 여전히 홈베이스에는 세인스베리 시절의 기업 자산이 남아 있는데, 이는 다름 아니라 대량의 물건을 중앙 물류창고(Central Warehouse)에 쌓아 놓았다가 필요 시 각 매장으로 공급해 주는 중앙집중식 물류 방식이다. 지금도 대부분의 홈베이스 매장은 해당 제조사나 벤더(Vendors)로부터 직접 물건을 공급받기보다는 중앙 물류창고로부터 대부분을 공급받고 있다고 한다. 2002년 홈베이스는 다시 한 번 9억파운드의 가격에 GUS plc에 매각‘( 아르고스 리테일 그룹(Argos Retail Group)’으로 재론칭)되었으나, 2006년 GUS가 최종 합병 파기로 익스페리언(Experian)과 ARG로 분리되면서 이 중 ARG가 현재 홈베이스의 지주회사인‘홈 리테일 그룹’으로 개칭(Renamed)하게 된다.


경기침체의 상황 속에 선택한 실용 노선

2007년 홈리테일 그룹은 유사업종인 포커스(Focus) DIY로부터 27개의 토지임차권을 확보 같은 해 12월 홈베이스 매장으로 개조했는데, 이러한 지주회사의 공격적인 경영에 힘입어 홈베이스는 2007년부터 영국 전역에서 시작된 금리인상과 경제 위기의 징후가 확산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40% 판매율 신장이라는 성과를 얻었다.

그러나 매에는 장사가 없다고 했던가? 이후 지속된 부동산 거품 하락, 금리인상 효과의 가시화 그리고 2010년까지 지속된 강도높은 정부 긴축과 경기 침체의 파고 속에 홈베이스 역시 주간 매출이 10.2% 하락하는 등 역성장의 아픔을 맛보게 된다. 그 결과 홈베이스는 1982년부터 업계 최초로 시행에 오던 로열티 카드 프로그램(The Spend & Card)을 포기하는 대신 2009년부터 좀 더 실용적으로 충성고객을 끌어 들일 수 있는 ‘넥터 로열티 카드(Nectar Loyalty Card)’제도를 도입하게 된다.
 


경쟁사와 구별되는 포인트 마케팅

넥터 로열티 카드란 영국의 슈퍼마켓 체인들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회사, 그리고 정유회사인 BP 간 파트너십으로 2002년부터 탄생된 로열티 프로그램으로 쉽게 설명할 수 있다. 수가 부여되고(특정 프로모션 기간 중 특정 제품을 구매할 때는 특별 포인트가 부여됨), 이렇게 모아진 포인트는 현금과 마찬가지로 해당 제휴사에서 일정 기준에 따라 현금처럼 재활용(할인혜택 또는 구매 시 현금가치로 환산)하게 해주는 것을 말한다. 홈베이스의 경우 500포인트마다 약 2.5파운드를 고객이 다음 번 구매 시 환급(Rebate)해 주고 있는데, 경쟁사인 비앤큐가 동일한 프로그램을 오직 웹사이트를 통해서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반면, 홈베이스는 실제 매장에서 고객들이 포인트를 모으고 또 행사할 수 있도록 허락해 차별화를 두고 있다.


Make a House a Home

홈베이스 마케팅의 백미는 역시 광고를 아니 꼽을 수 없다. 영국의 유명 여성 4인조 인기그룹(지금은 거의 해체 수준으로 각자 활동하고 있음)인‘걸스 어라우드(Girls Aloud)’의‘러브 머신(Love Machine)’을 테마 BGM으로 활용(2006년부터 2009년 캠페인에 활용, 2009년 이후에는‘영 포크스(Young Folks)’로 바뀜)한 홈베이스 광고에는 지극히 상식적인 공간(수영장, 역사)들이 아주 평범한 가정용 오브제(Objet)의 비치를 통해서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를 경쾌하고 드라마틱하게 잘 보여주고 있다. 물론 그 귀결점은‘Make a House a Home’이란 브랜드 슬로건으로 연결되도록 정교하게 구성되어 있다.
 

2010년 홈베이스는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매출 15조 7000억 파운드, 이익 4100만 파운드라는 괜찮은 경영성적을 기록했다. 홈베이스의 오브제를 통한 경쾌한 공간(Home) 창출 마술이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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