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AD file] 민족 전체를 아우르는 단순함의 미학, 터키 광고
2011.11.24 04:30 대홍 커뮤니케이션즈, 조회수:5057




 
| 글 | 조희섭(<터키, 지독한 사랑에 빠지다> 저자)


 
터키의 광고를 한마디로 정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1만 년 동안 내려온 아나톨리아 땅의 역사만큼 다양한 문화적·역사적 배경이 지금의 터키를있게 한 만큼, 광고도 이런 다양성 안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터키는 이스탄불을 중심으로 한 대도시와 지방 소도시 간의 소득 격차가 확연히 차이가 나기 때문에 소비자의 욕구가 다를 수밖에 없다. 여기에 이슬람교도가 90%를 차지하는 모슬렘 국가이기 때문에 공화국이면서도 중동의 여느 국가와 마찬가지로 이슬람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이뿐 아니라 아직도 군부가 정치의 강력한 실세라서 사고의 경직성이 작용하는 것도 사실이다. 거기에 우리나라보다 8배가량 큰 국토는 인종적 다양성은 물론 문화적 차이까지 보인다.

터키는 6개의 서로 다른 문화권을 형성하고 있다. 일단 동로마제국의 중심이었던 콘스탄티노플의 현재 이름인 이스탄불. 흑해와에게 해를 연결하는 보스포루스 해협을 중심으로 형성된 이 거대도시는 실크로드의 종착점이었다. 그 때문에 유럽과 아시아 문화가 공존하면서도 상업 도시로 성장했다. 터키 안의 또 다른 국가라고 할 정도로 특별한 위치에 있는 이스탄불은 터키식 유럽이존재하고 있는 지역이며, 광고시장 역시 소비가 왕성한 만큼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넓은 국토만큼 다양한 터키의 문화



흑해 남단과 그루지야, 아르메니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지역은 흑해 지역이다. 터키에서 생산되는 차의 대부분이 이곳에서 나며, 그 중심에 트라브존이란 소도시가 있다. 트라브존이나 카르스 등은 카푸카스 문화권에 속한다. 해마다 카르스에서는 카푸카스 문화 행사가 열린다. 광고 역시 자연 친화적이고 서민적인 접근이 상대적으로 많다.

이란과 이라크 국경 근처에 접해 있는 동부의 반이나 디아르바크르는 비운의 민족, 쿠르드족이 90% 넘게 살고 있는 지역이다. 말은 있지만 글이 없는 언어로 유명한 쿠르드어를 사용한다. 터키 정부가 이 지역의 발전을 등한시해 소비 욕구가 현저히 떨어지며 삶의 질도 상대적으로 낮다. 텔레비전을 통해 광고를 접하지만 일부를 제외하고는 현실의 삶과는 동떨어져 있다.

메소포타미아를 안고 있는 남부 지역은 시리아와 맞닿아 있다. 전에는 시리아 땅이기도 했던 터키 남부 지역은 누가 봐도 시리아나 이란 같은 중동 국가란 인상이 강하다. 그 때문에 이슬람 문화가 뿌리 깊이 남아 있다. 보수적인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히잡(머리 스카프)을 쓰는 터키의 여타 도시에 비해 부르카(검은 천으로 눈만 보이게 전신을 감싸는 장옷)를 두른 여인이 많이 보인다. 이들은 이스탄불식 광고를 굉장히 세속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금기시하는 것도 많다.



지역과 민족의 특성에 맞춘 광고제작이 일반적



지중해를 끼고 있는 도시들은 굉장히 세련됐다. 유럽 관광객이 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문화 수준이 높을 뿐 아니라, 그리스계 인종이 70%를 차지하고 로마 유적이 곳곳에 남아서 관광객을 유혹하다. 이 지역들의 먹거리 역시 터키 전통 케밥형식과 유럽식 음식을 합쳐서 퓨전화된 인상이 강하다. 그 때문에 혼합 문화인 이 지역은 화려하지 않고 단순한 광고나 간판이 눈에 많이 들어온다.

이렇듯 터키는 다양한 문화만큼 광고 역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지역이나 민족에 맞춰 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인당 GNP 8천달러 수준의 국가지만, 광고시장의 넓이나 광고에 대한 인식은 OECD 국가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 군부가 실세인 국가 분위기와 모슬렘의 사회 분위기는 광고에 큰 영향을 끼친다. 군과 종교에 반하는 그 어떤 광고 시도도 차단되는 것은 물론이고 국민 정서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러나 점차 대기업의 수가 늘어남으로써 광고가 증가되고, 해외 유명 축구팀이나 인사들을 모델로 등장시켜 글로벌 기업의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이런 광고시장의 상황과 시도를 보면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는데, 그중 하나가 단순성이다. 이미지를 단순화해 빈부의 차이나, 민족의 차이를 최소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또 직접적인 메시지 방식을 택하기도 한다. 광고시장 발전 양상의 초기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상품에 대한 직접적인 광고는 터키 국민의 의식 구조와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 낙천적이고 유쾌한 터키인에게 무거운 분위기는 구매 욕구를 떨어뜨릴 수 있다. 종교·정치·사회적 인식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터키의 광고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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