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GREAT PEOPLE TALK ABOUT IDEAS - 김재호 전 LG애드 국장
2003.08.04 01:21 , 조회수:3570


[TV]


 

 

GREAT PEOPLE TALK ABOUT IDEAS


                                                            김재호 전 LG애드 국장

SMALL PEOPLE TALK ABOUT OTHER PEOPLE
AVERAGE PEOPLE TALK ABOUT THINGS
GREAT PEOPLE TALK ABOUT IDEAS

우리 광고인은 오늘도 위대한 사람(?)이 되기 위해 밤을 하얗게 세며 머리를 굴리고 있다. 물론 새롭고, 기발하고 사람들을 꽉! 사로잡을 빅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서 말이다. 그러나 하루도 아니고 매일 매일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놓는 다는 것이 어찌 쉬운 일이겠는가? 그래서 많은 광고인들이 수많은 자료와 기존의 제작물을 이용하여 쉽게 아이디어를 얻고자 하는 유혹에 빠지기도 한다. 실제로 남보다 많은 자료를 확보하고 여러 아이디어를 기가 막히게 조합하여 쉽게 제작물을 만들어내는 직원을 매우 유능 하다며 치켜 세우는 상사들도 많이 있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광고물은 세련되고 멋질지는 모르나 어디서 많이 본듯한 광고의 이미지를 결국은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에 부딪히고 말 것이다. 더 심한 경우는 열성적인 광고매니아들로부터 틀킴을 받아 수많은 비난의 주인공으로 등장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에도 모 광고의 표절 의혹으로 광고 관련 사이트가 이를 성토하는 글로 시끌벅적하다. ''쉽게 얻은 것보다 어렵게 얻은 것이 훨씬 소중하고 가치 있다''라는 말처럼 아이디어도 본인의 땀과 노력으로 얻는 것만이 결국은 자신의 것으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몇 해전 미국의 유명한 크리에이티브 브띠끄를 방문하여 그곳의 수석 크리에이터와 대화를 나눈적이 있다. 그때 몇 명의 동료들과 같이 방문을 했었는데 우리 직원 중 한명이 그 크리에이터와 나눈 대화를 잠깐 소개 하고자 한다. 편의상 우리 직원은 ''A'' 상대방은 ''B''로 표기 하기로 한다.
A : 우리나라의 경우, 광고주가 무리한 요구를 할 때가 많습니다. 시간도 얼마 주지않고 많 은 양의 시안을 요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데 당신들의 광고주도 이런 경우가 있는지요, 만약에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대처 하십니까?
B : 우리의 경우도 가끔씩 무리한 요구를 받을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평소에 많은 준비를하고 잘 훈련이 되 있는 크리에이터라면 짧은 시간에도 부여 받은 업무를 잘 처리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 합니다.
A : 그러나 만일 그 기간이 몇 일이 아니고 하루 만에 많은 아이디어를 내야 할 경우라면 어떻게 하시나요, 저의 경우는 아이디어 발상을 위해 여러가지 자료책을 보기도 합니다마는...
B : 마찬가지 입니다. 기간이 아무리 짧더라도 훌륭한 크리에이터라면 자신의 보물창고에 숨어 있는 아이디어를 잘 정리하여 광고주의 요구에 맞출 수 있을 겁니다. 시간이 없다고 해서 자료를 뒤적이는 것은 오히려 아이디어를 내는 시간을 까먹는 결과 만을 초래 하는 것이니까요
A : 그러나 일을 하다 보면 정말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수도 있지 않나요? 이럴 경우 업무를 처리 하려면 아이디어의 발상을 도와 줄 여러 자료들을 활용 하는게 훨씬 더 효율적이지 않나요?
B : 만일 더 이상의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당신의 보물창고 에는 더 이상의 보물이 쌓여 있지 않다고 봐야겠지요. 더 이상의 보물이 없기 때문에 당신은 아무리 노력을 해도 좋은 아이디어를 낼 수가 없는 겁니다. 그런다고 자료를 본다는 것은 아까도 이야기 했지만 오히려 시간만 낭비 할 뿐 입니다.
A : 그러면 당신은 이런 경우 어떻게 대처 하십니까?
B : 빨리 보물 사낭을 떠나야 겠지요. 저의 보물은 이 건물만 나서면 도처에 깔려 있습니다. 시장, 갤러리, 거리, 백화점, 혹은 공원에서 저는 저에게 필요한 보물들을 사냥해 저의 보물창고에 가득 채운 다음 제 사무실로 돌아 옵니다. 그런 다음 일을 다시 시작하면 되는 것이지요...
위의 대화에서 우리 직원은 결국 자신이 원하는 대답을 얻지 못하였다. 우리 직원의 생각은 ''너희들이 아무리 유명하다 해도 너희들도 우리처럼 아이디어를 발상 할 때면, 특히 시간이 없을 경우는 많은 자료를 뒤적이며 아이디어 사냥을 하겠지'' 라는 기대를 가지고 질문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이런 바람과는 달리 그 크리에이터는 어떠한 경우에도 아이디어를 위해 자료를 뒤적인다는 말은 끝내 하지 않았다. 다만 자신도 남이 만든 훌륭한 작품을 많이 보고 거기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으나 그것은 평소의 지식활동에 국한 되어야 하며 아이디어 작업을 하면서 남의 작품을 보게 되면 자신의 오리지널리티를 가진 아이디어를 내는데 오히려 방해가 될 뿐 이라며 그러한 방법은 매우 바람직 하지 않다고 말하였다. 덧붙여 그는 시간이 있을 때 마다 자신의 보물창고를 가득 채워 놓고 그 보물들을 잘 분류하고 관리하여 자신이 필요할 때마다 잘 골라 쓸 수 있도록 부단히 연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덧붙였다.
오늘날 넘쳐 나는 자료에도 불구하고 "왜 좋은 아이디어가 안 떠오르지"라며 고민하고 있다면 이 크리에이터가 던져준 너무나 원론적이지만 너무나 당연한 원칙을 따라 해봄은 어떨지... 화제를 돌려 올해 방송을 탔던 TV-CM하나를 이야기 하고 싶다.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 입니다." 라는 카피로 초등학생 들이 시험에서 가구가 아닌 것은? 이란 문제에 침대를 선택하게 만들었던 에이스 침대 광고가 계속해서 좋은 광고로 나를 기쁘게 만들어 주고 있다. 이 새로운 캠페인을 담당하고 있는 제작팀에게 진정 큰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많은 광고인들이 제작을 앞두고 두 가지 고민에 빠진다. 어떻게 하면 15초 안에 상품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소비자에게 보여 줄 수 있는 지를 찾기 위한 고민과, 또 하나는 어떻게 하면 상품을 적게 보여 주고 폼 나게 CF를 만들까 하는 이율 배반적인 고민이다. 그런 면에서 지금 방송되고 있는 에이스 침대의 새로운 캠페인은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았다고 말할 수 있다. 즉, ''보여 주지는 않지만, 다 보여 주고 있다''

* 광고보기 : 주차장 편 / 공항 편 / 런닝머신 편

제일 먼저 집행 되었던 ''주차장 편''을 잠시 살펴보자. 아무도 출근 하지 않은 주차장에 제일 먼저 차를 대며 걸어 나오는 주인공은 피곤에 지친 모습이 아닌 예상외의 활기찬 모습이다. 그리고 나오는 적절한 멘트 ''에이스에서 주무셨군요?'' 그리고 이어지는 경쾌한 발걸음. 제품에 대해 이 이상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촬영지로 선택한 장소도 매우 뛰어 났고 촬영, 연출 등 완성도도 매우 뛰어났다. 에이스 침대 ''주차장 편''은 오랜만에 나를 기분 좋게 만든 한편의 CF였다. 이 후 두 번째로 집행된 ''공항 편''은 ''주차장 편''에 비해서는 조금은 아쉬운 감이 남는 작품이다. 그 이유는 스토리 자체가 처음부터 내용을 짐작할 수 있는 상황을 묘사 함으로써 극적 반전의 효과를 미리 상실해 버린 것이다. 그렇지만 ''공항 편'' 역시 전편의 뒤를 이을 캠페인의 역할은 충분히 소화한 작품이라 평가하고 싶다. 지금 집행되고 있는 ''런닝머신 편''은 1편과 2편의 중간정도로 평가해주고 싶다. 내용을 암시해주는 빈 런닝머신이 앞에 등장하기는 하지만 스토리의 구성 상 의도된 반전을 위한 상징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소화하고 있다. ''주차장 편''과 마찬가지로 촬영지의 선택과 촬영, 연출 등, 완성도도 나무랄 대가 없는 좋은 작품이다. 내 생각에 ''에이스 침대''를 기획하고 제작한 팀원들은 모두 훌륭한 보물창고를 가지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작품 하나 하나의 아이디어를 자신들의 보물창고에서 소중하게 끄집어낸 흔적이 옅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은 그 후속편 제작이 회수를 거듭하면 할수록 힘들어 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나는 이제부터 이들의 진짜 보물창고를 구경할 기대감에 들 떠있다. 이 좋은 캠페인의 계속된 성공을 위해, 이제부터는 그들의 보물창고에 꼭꼭 숨겨 두었던 자신들의 진짜 보물을 풀어 놓으리라 기대하기 때문이다. ‘에이스침대’ 캠페인을 만들어 낸 팀들의 멋진 후속 캠페인을 기대하며 그들의 보물창고에 숨겨져 있는 멋진 보물들로 나를 다시 한번 놀래켜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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