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Creative] 2013 칸 수상작 중 카피라이터 출신 CD가 주목해 본 2가지 광고캠페인
2013.08.12 01:57 광고계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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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는 그랑프리 5개에 역대(?) 최다 28개의 사자를 수거해 간 호주지하철공사의 “Dumb ways to die” (광고회사; 맥켄 멜버른)입니다.
라디오 그랑프리에 빛나는 주옥 같은 카피를 소개합니다.
Set fire to your hair (머리카락에 불 붙이기)
Poke a stick at a grizzly bear (불곰을 나뭇가지로 찔러보기)
Eat medicines that`s out of date (오래된 약을 집어먹기)
Use your private parts as piranha bait (당신의 그 곳을 피라냐 미끼로 쓰기)
Dumb ways to die, so many dumb ways to die (바보같이 죽는 방법들, 너무 많은 바보같이 죽는 방법들)
Get your toast out with a fork (토스트를 포크로 꺼내기)
Do your own electrical work (집안 배전을 직접 하기)
Teach yourself how to fly (비행기 운전을 혼자 배우기)
Eat a two week old unrefrigerated pie (실온에 2주 동안 놔둔 파이 먹기)
Dumb ways to die, so many dumb ways to die (바보같이 죽는 방법들, 너무 많은 바보같이 죽는 방법들)
Invite a psycho-killer inside (사이코 살인자에게 문 열어주기)
Scratch your drug dealer`s brand new ride (마약 딜러의 새 차 긁어 놓기)
Take your helmet off in outer space (우주에서 헬멧 벗기)
Use your clothes dryer as a hiding place (빨래건조기 안에서 숨바꼭질하기)
Dumb ways to die, so many dumb ways to die (바보같이 죽는 방법들, 너무 많은 바보같이 죽는 방법들)
Keep a rattlesnake as pet (방울뱀을 애완동물로 키우기)
Sell both the kidneys on the internet (양쪽 콩팥 모두를 인터넷에다가 팔기)
Eat a tube of superglue (강력접착제를 원샷하기)
“I wonder what`s this red button do?” (“이 빨간 버튼은 무슨 기능일까?”)
Dumb ways to die, so many dumb ways to die (바보같이 죽는 방법들, 너무 많은 바보같이 죽는 방법들)
Dress up like a moose during hunting season (사냥철에 순록처럼 입고 있기)
Disturb a nest of wasps for no good reason (말벌 둥지를 별 이유도 없이 건드리기)
Stand on the edge of a train station platform (승강장 끄트머리에 서 있는 것)
Drive around the boom gates at a level crossing (기차 건널목에서 멈추지 않고 돌아 들어가는 것)
Run across the tracks between the platforms (지하철 승강장 사이를 뛰어 건너가는 것)
They may not rhyme but they`re quite possibly (운율은 안 맞긴 하지만 이것들은 거의 확실히,)
Dumbest ways to die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방법으로 죽는 것)
Dumbest ways to die Dumbest ways to die
So many dumb So many dumb ways to die
Be safe around trains. A message from Metro (열차 주변에선 안전하게. 지하철공사에서 전합니다)
너무나 귀엽고 절묘하고 끔찍하여 “너무나 크리에이티브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 비주얼을 제외한 채 카피만 보더라도, 정말 유니크한 카피라이팅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각운을 딱딱 맞춘 마지막 단어들을 보세요. 헤어베어 데이트베이트 포크워크 플라이파이 인사이드라이드 스페이스플레이스 애즈펫인터넷 수퍼글루버튼두… 마더파더젠틀맨을 능가하는 라임이죠? 게다가 이 쏭의 멜로디는 2번만 따라 해도 흥얼흥얼 외워 부르게 되는 쉬운 중독성을 띄고 있으니, 아이튠 차트에서 강남스타일과 인기 쌍벽을 누릴 만도 했습니다.
이 주옥 같은 영어카피에 제가 굳이 한글 번역을 달아놓은 이유는 카피의 내용을 면밀히 보시라는 뜻입니다. 재미도 있고 논리도 있을 때 우린 흔히 위트있다고 하는데요, 이런 글을 쓰기가 얼마나 어려운 지 카피라이터들이라면 공감 뚝뚝하실 거예요. 아이 같은 마음과 어른 같은 관찰력이 있어야 하죠, 그리고 모두 그림으로 표현했을 때 재미있어지는 스토리를 담고 있는 글이라는 게 얄밉도록 크리에이티브합니다.
그래서 이 “덤”은 필름 그랑프리도 가져갑니다. 귀엽고 절묘하고 끔찍하여 너무나 크리에이티브한 애니메이션 필름으로 말입니다. 전 세계 광고인의 댄스와 흥얼거림과 박수와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면서 말이죠.
그리고 PR그랑프리, 다이렉트그랑프리, 인티그레이티드그랑프리, 아웃도어골드, 프로모골드…등등 눈으로 귀로 소문으로 참여로, 길에서 인터넷에서 종이에서 빌보드에서, 뮤직비디오로 노래로 패러디로 게임으로까지, 미친 영향력을 미친 캠페인이었습니다.
저는 카피라이터 출신 CD로서 카피 한 줄 없이도 그림이 좋은 광고를 선호합니다. 그런데 그 아이디어가 카피로부터 출발한 것이기를 기대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 광고는 그렇게 보였습니다. 물론 카피가 많기는 합니다만, 전혀 말 많은 줄 모르고 광고에 빠져들게 하니까 없는 거나 같지 않나요?^^; 암튼 저는 이 광고를 매우 좋아하고 여러분께 좋아하라고 이 글을 통해 강요합니다.
두 번째는 깐느 안의 깐느, 티타늄 그랑프리를 받은 유니레버의 “Real Beauty Sketches” (광고회사; 오길비 브라질)입니다. 깐느 안의 깐느라고 하는 이유는 마지막 날, 마지막 시상 부문이고 그러니 당연히 각 부문에서 금상 이상을 받은 캠페인들끼리 경합을 벌이는 장이 되기 때문이죠.
카테고리 특성을 불문하고 올해 가장 새롭고 세상에 영향력 있는 캠페인에게 주는 상이니까요. 유니레버의 “Real Beauty”는 제가 기억하기로 2008년 사이버와 필름부문에서 여자들의 외적 아름다움에 대한 추구를 화두로 삼은 캠페인으로 이미 그랑프리를 받은 바 있어 깐느에선 특히나 뜻 깊은 슬로건입니다. 이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유니레버의 슬로건을 올해는 브라질의 크리에이터들이 가장 감명 깊게 풀어 낸 것입니다.
캠페인 개요는 이렇습니다. 도브는 FBI에서 몽타주 스케치를 담당하던 전문 아티스트에게 여성의 초상화를 그려달라고 부탁합니다. 모델의 얼굴을 보지 않은 그 아티스트는 한 번은 그 모델 자신의 설명을 들으며 그녀를 그리고, 또 한 번은 그 여성의 얼굴을 미리 본 다른 사람의 설명을 따라 그리게 됩니다.
두 초상화는 분명 차이가 있었고 다른 사람의 설명을 따라 그린 초상화 속의 여인이 훨씬 더 아름답고 행복해 보입니다. 심지어는 실제 그 여성의 얼굴과 더 닮아 있기까지 하죠. 나중에 두 초상화를 동시에 보게 된 모델은 놀라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눈물을 짓기도 합니다. 보는 저도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여자라서 그랬을까요?
이 실험에서 얻게 되는 결론은 “You are more beautiful than you think.”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아름다워요)이고 이 결론은 도브가 자기 브랜드의 고객인 여성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였던 것이죠. 어떤 단편영화의 시나리오 못지않게 드라마틱한 크리에이티브였습니다. 한번도 본 적이 없는 크리에이티브 기획이었고요, 대신 “내 외모는 별로야”라는 인사이트는 전 세계 여성의 그것이었습니다(실제 여성의 4%만이 자신을 아름답다고 생각한다는 통계가 있네요).
‘여자들은 대부분 자신의 외모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일반론에서 회의를 시작했을 텐데, “리얼 뷰티”라는 고울(Goal)에 도달할 때까지 몇 개의 아이디어가 버려지고 최종 이 주옥 같은 아이디어를 뽑아낸 것일까? 우리는 너무 쉽게 “이 아이디어 나쁘지 않아…”단계에서 타협하는 것은 아닐까? 세상에 있던 아이디어라도 세상에 없던 크리에이티브로 만드는 노력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 수상을 넘어 CD인 나에게 가장 많은 질문을 던지는 상이 매해 티타늄 그랑프리였던 것을 떠올리고 보니 상의 개수는 “Dumb ways to die”가 압도적으로 많았으나, 티타늄 그랑프리가 “Real Beauty Sketches”에 돌아간 것은 제겐 매우 공정한 결과입니다.
2개의 캠페인을 말했을 뿐인데, 지면 할당량이 다 찼습니다. 이것이 깐느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자, 세계적인 승부의 매력입니다. 끝으로 이 세계적인 승부의 자리에서 9개의 본상을 획득한 ‘생명의 다리 - 험한 광고 세상의 대한민국 다리’에게 부러움과 찬사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