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Wave] 실제 소비자가 되어 본다는 것
2014.07.21 06:05 SK플래닛 M&C부문, 조회수:4587

<Trend Wave>

실제 소비자가 되어 본다는 것


글 : 채용준 플래너(Digital Studio)
 

얼마 전 회의 때의 일입니다. 회의는 수십 년간 이어진 모 브랜드의 공익 캠페인을 20대에게 매력적으로 소구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을 만드는 것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당연하게도 이런 저런 아이디어가 나왔고 “그거 재밌다!”, “괜찮은데?”, “호오~ 좋아~” 하는 식의 이야기가 오고 갔습니다. 그러던 중 한 크리에이터가 말했습니다. “그런데 과연 이 아이디어들을 20대가 좋아할까요?” 신나게 자화자찬하던 우리들은 잠시 침묵에 빠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슬프게도(?) 20대가 한 명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도요타는 럭셔리 브랜드를 런칭하기 위해 파격적인 결정을 합니다. 디자인팀에게 1년간 부자들의 삶을 살아보라고 한 것이지요. 디자인팀은 캘리포니아 라구나 해변에 몇 달간 머물면서, 베버리 힐스에서 쇼핑을 하고, 벨에어(로스엔젤레스 서부의 부자마을)의 호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인기 있는 클럽을 돌아다녔다고 합니다. 그리고 벤츠, BMW, 캐딜락, 포르쉐, 재규어 등 당대 최고급 자동차를 몰았습니다. 집사, 캐디, 운전사, 요리사 등 부유층이 누리고 있는 모든 서비스를 체험하고, 부자들이 자주 가는 미국의 대형 도시로 여행을 다녔다고 합니다. 잠재 고객의 삶을 눈앞에서 관찰하면서 얻은 결론은 부자들은 물건을 구매하고 소유하는 과정에서 ‘완벽’을 추구한다는 사실이었다고 합니다. 렉서스의 Tagline인 ‘The Relentless Pursuit Of Perfection(완벽을 향한 끊임없는 추구)’도 이러한 실제 체험을 통해 얻어낸 것일 겁니다.

사실, 실제의 체험을 하고 광고를 만들어 가는 경우란 사실 거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이 브랜드를 소유할 사람들의 생활과 마음 속으로 들어가는 노력-그 사람이 되어보는-을 게을리 할 수 없겠죠. 어떻게 노력해야 할까에 대해 살짝 팁을 주는 크리에이티브가 있어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Nutricia: Baby Connection, A unique duo application

낡은 표현이지만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말이 있습니다. 주례사의 클리쉐 중 하나는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함께 나누며 살아가겠습니까?’입니다. 하지만 이를 실천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수많은 유부남, 유부녀들이 말씀하시더군요. 이제 소개해 드릴 Baby Connection App은 부부가 (출산의) 기쁨과 고통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Baby Connection App은 부부가 같이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앱 실행 후 자신의 성별을 등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죠. 이렇게 부부가 각각 등록을 마치고 나면, 각기 다른 버전의 앱이지만 실시간으로 싱크가 이루어집니다. 이렇게 싱크가 되도록 만든 이유는 임신에 따른 여러 가지 단계를 함께 경험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 입니다. 앱의 모든 컨텐츠들은 실시간으로 싱크됩니다.



재미있는 것은 위와 같이 스크린을 붙이면 2개의 스마트폰이 마치 하나의 스크린처럼 보여지게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사진, 영상, 음성, 쪽지를 남길 수 있는데, 마찬가지로 업로드와 동시에 상대방(아이아빠/엄마)에게 전송되는 방식입니다. 앱 실행 화면 상에서는 임신이나 육아와 관련된 내용이 잘 안보이는데, 아마도 그런 컨텐츠는 담았겠죠?


 
또 임산부는 자신의 감정을 선택해 표시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남편의 아이폰에 팝업 창으로 알려주는 것이죠. 왠지 무섭기도 하죠? 이 앱을 만든 곳은 벨기에의 베이비푸드 전문 회사로 아이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자사의 인지도 및 호감도 상승과 식품 구매로 이어지길 노린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소개 영상은 아래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bit.ly/hhDZdG

Nutricia: Instant Pregnancy Experience

이 앱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Nutricia는 재미난 이벤트를 준비합니다. 바로 남자에게 인산부가 되어볼 수 있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한 것이죠. 



단순히 옷 속에 풍선이나 베개를 넣는 수준이 아닙니다. 물을 채운 주머니가 배를 감싸고, 공기를 채운 옷을 입게 합니다. 돌발적으로 배를 차는 느낌까지 전하고 원격으로 열을 조절하는 장치까지 준비해 그야말로 제대로 임산부가 된 듯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한 것입니다.

이런 장치를 들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쇼핑몰 등에 가져가 사람들의 장착을 유도합니다. 아둥바둥 거리는 남자, 당황해 하는 남자, 왠지 평화를 찾는 남자, 등 다양한 반응을 볼 수 있네요.



보다 실감나게 체험을 해보았기 때문에 남자와 여자 모두 만족도가 높았다고 합니다. 어제 TV예능프로그램인 ‘남자의 자격’을 보니 ‘남자 그리고 여자’라는 주제로 다양한 연령층의 여성들과 시간을 보내는 내용이 나왔는데, 단순히 얘기를 나누는 것보다 이렇게 직접 몸으로 느끼게 해주는 것이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에 더욱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한편으론 피임의 중요성을 느끼게 해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거 조선시대에는 비록 노비라 할지라도 여인이 임신을 하면 100일의 출산 휴가를 주었고 남편에게는 30일의 휴가를 주었다고 합니다. 아직도 상당수의 직장맘들은 출산 후 정상적인 업무 복귀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고 하는데, 현대인의 삶은 조선시대의 노비보다 낫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체험 이벤트에 대한 영상은 아래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bit.ly/dY9sw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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