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ll] 공유경제 비즈니스 모델과 향후 전망
2014.10.27 12:01 CHEIL WORLDWIDE, 조회수:16622

국내외의 대표적인 공유경제 비즈니스 모델 사례를 통해 성공 요인을 짚어보고, 소비자 니즈의 접점에서 공유경제가 마케팅과 어떻게 만나고 있는지 살펴본다.

공유 경제의 유형
공유경제란 미국 하버드대학 로렌스 레식(Lawrence Lessig) 교수가 주창한 개념으로, 실물자산을 소유하는 대신 다른 사람과 함께 사용하는 협력적 소비 (Collaborative Consumption)를 의미한다. 협력적 소비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타나는데, 사용한 만큼 요금을 지불하는 방식, 특정인이 소유한 물건을 타인에게 재분배하는 방식, 실물이 아닌 시간·기술·자금·재능 등을 공유하는 방식이 존재한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자주 사용하지 않는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지출을 줄일 수 있고, 제공자 입장에서는 잉여 자원을 활용해 수익 발생과 사회적 기여를 실현할 수 있다. 세계 공유경제 시장은 지난 2013년 51억 원을 기록했지만, 거래와 저렴한 비용을 기반으로 매년 80% 이상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메가트렌드 시장이다. 세계 공유경제 부문은 주로 북미와 유럽이 각각 60%, 35%로 전체 시장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올해 세계 공유경제 시장은 1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예측된다.

사업자가 소유한 자산을 공유하는 B2C 모델
공유 서비스의 비즈니스 모델은 크게 공유 주체에 따라 B2C 모델과 P2P 모델로 구분된다. B2C 모델은 특정 사업자가 자산을 소유하고 이를 이용자와 공유하는 방식으로서, 기존의 렌탈 서비스와 같은 방식이다. 대표적인 B2C 모델 서비스의 예로 집카(Zipcar)가 있다.

Zipcar는 연회비와 가입비를 받고, 이후 시간당 혹은 일당 일정 금액을 청구하는 방식이다. 2000년 설립된 이 회사는 회원을 대상으로 짧은 시간 단위 차량 대여를 가입-사용-반납-결제의 모든 단계에서 사람을 대면할 필요 없이 사용한 시간만큼 지불한다는 특징이 있다. 멤버십카드를 통해 차문을 열수 있으며 개폐 시간과 마일리지는 자동으로 본사에 전송된다.

새로운 사업 모델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과 지역별 선호도를 분석해 차량을 배치한 점을 Zipcar의 성공 요소로 꼽을 수 있다. Zipcar는 창업 이후 계속 적자를 기록하다가 2012년 이후 순이익률이 흑자로 전환됐다. 2013년 초에는 전통적 렌터카 업체인 Avis가 Zipcar를 5억 달러에 인수했는데, 사업 영역 확대로 연간 5~7천만 달러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2,3. 렌터카 회사에 대여 차량을 받으러 가거나 사용 후 직접 돌려줘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한 Zipcar. 차가 필요하면 가장 가까운 곳에 주차된 차를 시간 단위로 빌려 쓸 수 있다. ⓒzipcar.com

또 다른 B2C 모델의 예로 오데스크(oDesk)가 있다. oDesk는 온라인을 통한 인력 중개업체로 인터넷을 통해 구인구직 활동을 도와준다. 하지만 다른 인력 중개업체와 달리 구인구직 및 입금 등의 모든 활동이 온라인을 통해 이뤄진다. 이렇게 함으로써 채용하고자 하는 기업과 구직자가 서로를 찾는 데 쓰는 비용과 노력을 줄여주고 있다.

처음에는 실리콘 밸리의 프리랜서 프로그래머들이 주로 이 서비스를 이용했으나, 최근에는 서비스의 50%가 비기술직 노동력에 대한 수요로 바뀌었다. 프로그램 코드에서 프로젝트 기획, 연설문, 홍보문, 글쓰기, 프로젝트 관리자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4. 전 세계의 클라이언트를 대상으로 인력을 알선해 주는 서비스 oDesk. 업무 수행 완료 후 구직자의 프로파일에 피드백할 수 있다. ⓒodesk.com
5,6. Getaround는 개인과 개인 간 이뤄지는 차량 대여 서비스다. 차량 소유자가 자동차를 등록하면, 이용자가 아이폰 앱을 통해 등록된 차량을 선택해 필요한 시간만큼 빌릴 수 있다. ⓒgetaround.com

연결 플랫폼을 제공해 주는 P2P 모델
P2P 모델은 상품을 소유한 사람과 이용자들을 연결시켜 주는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플랫폼 업체의 수익원은 수요와 공급을 연결해 주면서 수령하는 중개료이다. 대표적인 자동차 관련 서비스 업체로 겟어라운드(Getaround)가 있다. Getaround는 차량 소유주와 이용자가 일정 기간 동안 차량을 대여 · 이용하도록 직접 연결시켜 주는 P2P 방식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차량 소유주가 이용 요금을 설정하며, 중개료가 이용자에게 청구된다.

공유경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미국의 에어비앤비(Airbnb) 역시 P2P 서비스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Airbnb는 숙박을 공유하는 공유 경제 서비스로, 여행자가 현지인의 가정에서 머무는 동안 문화 체험까지 공유해 새로운 가치를 발굴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화 요소이다. 2008년 서비스 시작 후 192개국, 3만 5000여 개 도시로 확대돼 객실 수로 세계 최대 호텔인 힐튼호텔을 앞서는 등 세계 최대의 숙박 공유 서비스로 급부상했다.


1,2. 숙박과 스토리텔링을 결합한 Airbnb는 론칭 몇 년 만에 글로벌 회사로 성장한 곳. 숙박객들이 리뷰를 남기기 때문에 호스트에 대한 평가가 공유된다. ⓒairbnb.com

최근 ICT 발전으로 각광받는 비즈니스 모델이 바로 개인들이 직접 ICT를 통해 접촉하는 P2P 모델인데, 한옥을 대여해 주는 코자자(Kozaza), 아동 의류를 공유하는 키플(Kiple), 생필품 및 사무용품을 공유하는 원더랜드 등이 국내에서도 활발히 사업을 진행 중이다. 공공 부문에서도 서울시가 ‘공유도시, 서울’ 정책을 추진해 20개 분야를 공유 대상으로 선정하고 온라인 공유 플랫폼인 ‘서울 공유허브’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공유경제 기업은 대다수 자본금이나 직원수가 적은 영세 기업들로 국내 시장 여건이 인터넷 등과 같은 ICT 기술의 발달로 시장 경쟁에는 다소 유리하나, 시민들 의식이나 법제도 측면에서는 불리하다고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향후 10년간 긍정적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용자는 스마트폰과 인터넷에 익숙한 20대와 30대가 주를 이루지만 점차 전 연령층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유경제와 소비자 니즈의 접점
이러한 사례들은 소비자의 어떤 니즈를 충족시켜 주는가? 첫째, 2008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공유경제 서비스를 이용해 비용을 줄이거나 추가적인 소득원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증가했다. Airbnb의 경우에도 창업자가 부족한 임대료를 메우기 위해 여행자들에게 단기적인 숙식을 제공하면  시작된 사업이다. 특히 페이스북과 같은 서비스가 널리 퍼지면서 타인과 교류하고 공유하는 것에 익숙하고 경제력이 부족한 젊은 사람들이 공유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다.

둘째, 공유경제의 개념은 최근의 친환경적인 트렌드에 부합된다. 특히 카셰어링은 공유 자동차 1대가 9~13대의 자동차를 대체한다는 분석 결과도 나오고 있다. 차뿐만 아니라 사무실이나 여러 서비스까지 쉽게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은 불필요한 소비는 줄이고 자원의 활용도를 높이자는 젊은 세대의 니즈를 잘 충족시켜 준다.

셋째, P2P 모델의 활성화를 가져다 준 스마트 기기의 발전을 들 수 있다. 특히 위치기반서비스(LBS)를 통한 서비스들이 눈에 띈다. 모바일 콜택시 서비스인 Uber의 경우에도 스마트폰을 통해 차량을 요청 후 목적지에 도착하면 GPS로 이동거리를 측정해 요금이 계산되고, 스마트폰을 통해 자동으로 결제된다. 특정 장소에 위치한 대여점을 찾아가야 하는 지극히 오프라인 중심의 대여 비즈니스 모델이 다양한 ICT 기기를 통해 온라인에서 제공자와 수요자 간 직· 간접 접촉으로 진화되면서 전반적인 거래 비용이 감소했다. 특히SNS 서비스의 활성화로 사용자들 간에 자신의 경험 공유나 평점을 참조하면서, 공유 서비스 자체에 대한 신뢰가 향상된 점은 공유경제에 대한 가장 큰 장애 요소 해소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기대 효과 및 향후 전망
이러한 사회적 움직임의 가장 큰 긍정적 효과는 역시 사회 전체적인 비용의 감소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의식의 함양이다. 즉, 사회적 가치관이 소유 확대의 재산 증식 중심에서 공유와 배려의 사회적 공유 중심으로 변모해가는 성숙함이 가장 큰 의미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재해 있는데, 무엇보다 대여 상품에 대한 신뢰성 확보가 중요하다. SNS 등을 통한 사용자들의 후기가 그 역할을 대신해 주고 있으나, 공공기관이나 인증기관의 공적인 인증이나 품질 검증 서비스가 동시에 운영돼야 할 것이다.

P2P 운영 방식에 대한 법적인 미비도 조만간 해결돼야 한다. 숙박 서비스를 P2P로 제공하는 경우는 ‘공중위생관리법’, P2P 방식의 차량 공유 서비스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음식을 공유하는 서비스의 경우는 ‘식품위생법’의 관리 대상이 될 수 있는데, 정식으로 등록되지 않고 사업을 운영해 수익을 발생시킬 경우 세금이 부과되지 않아 법률 위반 등 여러 가지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

공유 경제는 사회적 비효율의 감소와 사회적 약자 배려의 가치를 구현할 수 있는 민간 부문의 경제 민주화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시급히 제도적인 미비점들을 보완해 ICT 기반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활성화를 꾀해야 할 것이다.


3,4. TaskRabbit은 일상 허드렛일 중심의 단기 아르바이트 중개 서비스. 수요자가 사이트에 심부름 내용을 올린 후 공급자에게 위탁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등록된 일거리는 구글 지도에서 지역별로 찾아볼 수 있다. ⓒtaskrabbit.com


글 양희동 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hdyang@ewha.ac.kr
양희동은 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학 교수이다. 서울대 경영대학에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Case Western Reserve University에서 경영학 분야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University of Massachusetts(Boston) 조교수 등의 경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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