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 Technology] 생체인식 기술이 여는 새로운 미래
2014.12.12 12:18 광고계동향, 조회수:13055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보면 주인공이 거리를 지나는 순간 센서들이 주인공의 홍채를 인식해 맞춤형 광고를 보여주는 장면이 나온다. 10여 년 전만 해도 생체인식기술은 SF영화에서나 등장하는 첨단기술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아직도 생체인식기술을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로 생각하고 있다면, 머지않아 생활 곳곳에서 이용되는 모습에 놀라게 될 것이다. 지문, 홍채, 정맥, 얼굴 등 나의 고유한 생체정보를 이용해 존재를 증명하는 시대가 이제 우리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생체인식기술은 1980년대부터 상업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컴퓨터와 센서기술의 발전으로 대량의 생체정보를 실시간으로 저장, 분석, 인식하는 작업이 비로소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범죄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지문검색시스템(AFIS)도 바로 이 시기에 등장한 기술이다. 초기에는 지문, 얼굴, 홍채와 같이 겉으로 드러나는 생체정보로 시작했지만, 차츰 정맥이나 성문(聲門), 서명을 하는 동적 과정의 인식, 맥박 등 노출되지 않는 영역으로 확장되는 추세다. 우리가 크게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지문인식기술이 적용된 ATM이나 도어락(Door Lock), 정맥의 패턴을 감지하는 출입시스템 등 생체인식기술이 적용된 기기도 차츰 늘어나고 있다.



지난 30년 동안 조용히 우리의 삶에 파고들어 온 생체인식기술은, 지문인식센서(Touch ID)를 탑재한 아이폰5S의 출시 이후 가장 핫한 기술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2013년 글로벌 리서치 기관인 findBIOMETRICS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60%가 넘는 업계 전문가들이 Touch ID를 그 해 가장 중요한 이벤트로 꼽은 것도 이러한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Touch ID는 단순한 화제몰이에 그치지 않고, 올 하반기 새로 론칭한 애플 결제서비스인 애플페이(Apple Pay)와 결합하면서 오프라인 모바일결제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즈의 기사에 따르면 애플페이는 지난 10월 출시 이후 3주만에, 미국 내 1만 4천여 개에 이르는 맥도널드 매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모바일결제의 절반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많은 기업들이 도전하고 있는 모바일결제 시장에서 애플이 단기간 내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은, 애플의 강점인 강력한 제휴력뿐 아니라 패스워드나 복잡한 인증절차 없이 손가락 하나로 결제를 가능하게 한 Touch ID의 활용에 있다.



그 동안 소비자의 생체인증 활용도에 의문을 보이던 많은 사업자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미 아마존, 이베이, 알리안츠, AIG 등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금융 및 상거래 서비스를 제공중인 다양한 기업들이 자사의 서비스에 생체인식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구글 역시 안드로이드 OS에 생체인식기능을 추가하기 위해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체인식기술은 디바이스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제품차별화의 대안으로, OS 플랫폼 사업자에게는 생태계 확장을 위한 새로운 아이템으로, 서비스 사업자들에게는 보안과 인증 기능을 강화시킬 수 있는 솔루션으로 환영 받고 있다.

생체인식기술이 적용될 수 있는 분야는, 금융뿐 아니라 개개인의 구별과 인증이 필요한 거의 모든 산업영역을 망라한다. 온오프라인 보안분야, 환자의 신분확인이나 원격진료가 필요한 의료분야, 범죄자 관리나 선거활용과 관련된 공공분야 등이 그 대표적 영역으로 꼽힌다.



사실 애플보다 먼저 생체인식기술이 가진 가능성에 주목한 기업들도 있다. 미국 광고대행사인 redpepper는 ‘Facedeals’라는 생체인식서비스를 2012년부터 시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Facedeals 서비스의 기본 콘셉트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생체인식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지역광고이다. Facebook에 연결된 Facedeals 앱에 자신의 사진을 등록한 후 Facedeals 카메라가 설치된 가게에 들어가면, 얼굴을 인식해 본인의 스마트폰으로 쿠폰이나 가게와 관련된 정보를 전송 받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스웨덴 벤처기업인 Quixter사의 경우, 고객의 정맥정보와 은행계좌를 연동해 정맥인식만으로 자동결제가 가능한 시스템을 스웨덴 일부 매장에서 시범운영 중이다. 생체인식기술에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를 더하려는 시도도 진행되고 있어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장면이 실현될 날도 머지않은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생체인식기술의 진화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수많은 서비스를 등장시키고, 이를 통해 삶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만들 것이다. 하지만 생체정보는 개인을 특정 지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인증수단인 동시에 변경이 불가능 하기 때문에, 관련 정보의 유출에 대한 우려와 이에 따른 이용자의 거부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향후 생체인식기술의 발전과 확산을 위해서는 이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 전체의 진지한 고민과 협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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