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독자와 광고주에 헌신하는 계기로 삼아야
2009.05.26 09:44 광고계동향, 2009년 05월, 218호, 조회수:3666

우리 신문광고시장의 바닥은 어디인가? 올해 주요 신문들의 1/4분기 광고수주 실적은 외환위기 때의 그것을 밑돌았다. 업종별로 어느 것 하나 성한 것 없이 바짝 오그라져 있다. 가장 많이 줄어든 것이 부동산이지만, 뒤를 잇는 금융광고와 자동차광고도 대폭 줄었다. 외환위기 때 보다 더 어렵다는 푸념들이다. 10여 년 전 그 때는 “이 고비만 넘기면 희망이 있다”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다른 것 같다. 당분간 좋아 질 기미가 없다는 현실 때문에 더 암울하다. 

한정된 파이를 놓고 경쟁은 더 심해지니, 광고내기가 겁난다는 게 기업들의 하소연이다. 언제쯤 회복 모멘텀을 맞이할 것인지 앞이 보이지 않는다. 이번 변곡점을 거치면 신문기업의 모습은 확 바뀔 것 같다. 불황의 쓰나미가 신문업의 거품을 걷어내고, 새로운 생존의 패러다임을 요구 할 것 같다. 

해외의 신문시장은 어떤가? 지난해 말 LA 타임스, 시카고 트리뷴이 파산신청 했다. 이어 필라델피아 데일리, 미네아폴리스 스타 트리뷴이 부도 대열에 합류했다. 보스톤 그로브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등도 주당 수백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외신은 전한다. 마이애미 헤럴드와 시카고 선 등은 회사를 매각하려고 내놓았는데, 아직 구매자가 나서지 않고 있다. 시애틀 PI 등 일부 신문들은 종이 신문 인쇄를 중단하고 인터넷으로만 뉴스를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가는 길은 분명하다. 향후 더 많은 신문사들이 문을 닫거나 온라인 뉴스 공급자로 변신 할 전망이다. 남의 동네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은 남의 일 같지 않아서다. 우리도 이 파고를 피해 가기 어렵지 싶다.

국내 신문들의 살아남기 게임이 어디까지 진행 될 것인가? 기술진보는 계속 더 많은 미디어를 쏟아 낼 것이고, 광고시장은 늘어나지 않고 경쟁은 심해 질 것이다. 이미 식물상태에 들어간 일부 신문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마지막 사력을 다 할 것이다. 경쟁은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정상광고 보다는 비정상적인 거래가 시장 메커니즘을 압도 할 것이다. 


견디다 못한 신문사는 순서대로 앞서 본 미국 신문들과 비슷한 길을 걸을지 모른다. 종이 신문을 집어 던지고 온라인 뉴스 제공회사로 변신하거나 살기 위한 합종연횡을 모색 할 수도 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회사 간의 울타리나 미디어 간의 영역을 가로 질러 넘을 것이다.

다행히도 국내 신문사들이 처한 환경에서 잘 들여다보면, 길이 없는 것 같지는 않다. 과감하게 패러다임을 전환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특히 원가절감 등 경영의 효율화 측면에서 더 챙겨야 할 점도 있다. 앞서 본 미국의 신문기업들의 모습은 시사점을 준다. 허장성세로 겨루기, 상대방의 실수를 틈타 앞서기를 기대하는 아마추어 골퍼 같은 경영으로는 지금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없다. 시장의 흐름보다 빠른 변신을 지속해야 이 우울한 죽음의 코스를 빠져 나갈 수 있을 것이다. 自制와 自愛로 신문광고 시장을 지켜내는 업계 공동의 인내도 필요하다.  

경영이 돼야 신문이 된다. 기업으로서 자립하지 못하는 신문은 언론으로 존립하기도 어렵다. 이 잔혹한 계절의 고통은 허랑방탕했던 과거 시간에 대한 심판이자 설마설마 했던 안일함에 대한 보복이다. 고통에 섭리가 있다던가? 독자 무서운 줄 알고 광고주에 봉사 할 줄 아는 신문으로 거듭나는 계기로 받아들일 때, 고통은 성장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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