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식품안전,영양 관리,"정크푸드 세대"에서 "그린푸드 세대"로
2009.05.28 12:00 소비자, 2009년 03월, 306호, 조회수:4478
최근 어린이 먹을거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7년 사이 18세 미만의 어린이 비만율은 약 2배나 증가하였으며 조사에 따르면 학부모 50%이상이 안전한 어린이 먹을거리가 없다고 응답한 바 있다. 정크푸드에 길들여진 어린이 입맛을 바로잡고 건강한 식품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 이제 학교 주변에서 판매되는 부정•불량식품에서 햄버거•피자 등의 패스트푸드에 이르기까지 어린이 식품의 안전과 영양 확보를 위해 정부가 팔을 걷어 부칠 차례가 되었다.

* 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 특별법 시행

3월 22일이면 「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 특별법」이 시행된다. 이 법은 어린이들이 건강한 식품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이에 따른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하여 작년 3월에 제정•공포되었다. 이 법은 고열량•저영양 식품 기준 등을 포함하여 어린이 식품의 안전•영양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관리내용을 담고 있으며 식약청에서는 특별법 시행에 맞춰 어린이 식품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 어린이 식품안전보호구역 (Green Food Zone) 집중 관리

학교주변은 부모님의 손길이 미치지 않아 어린이들이 쉽게 불량식품에 노출될 수 있는 장소이다. 하교 시간이 되면 알록달록한 색의 저가 사탕, 비위생적으로 취급되는 초콜릿, 과자 등을 손에 들고 집에 돌아오는 아이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어린이들을 유혹하는 부정•불량식품들이 학교 주변에서는 여전히 인기가 높다. 식약청 조사결과에 따르면 초등학교 주변의 어린이 기호식품 중 절반 이상(54%)이 100원 이하의 저가제품으로 조사되었으며(2009), 서울시내 초등학교 주변의 문구점, 소형마트 123개를 조사한 결과 세균과 곰팡이 등이 검출된 업소가 100개를 넘는 것으로 밝혀졌다(2005).

어린이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가정과 학교 사이의 관리 사각지대인 학교 주변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하여 특별법에서는 학교와 학교 주변 200m 내의 일정 구역을 어린이 식품안전보호구역(Green Food Zone)으로 지정하여 집중 관리하고자 한다.

법이 시행되면 시장•군수•구청장은 학교와 학교 경계선으로부터 200m 범위 내 학교 통학로 및 어린이 기호식품 판매업소 밀집지역 등 어린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장소를 어린이 식품안전보호구역으로 지정하게 된다. 이를 관리하기 위하여 지자체에서는 소비자식품위생감시원의 자격을 전담관리원을 위촉•운영하고 전담관리원의 지도•점검을 지속적으로 실시함으로써 보호구역 내 식품 판매 환경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게 된다.

주요 활동은 보호구역 내 문방구, 구멍가게 등에서의 부정•불량식품 판매여부 점검과 조리•판매업소 위생상태 개선을 위한 지원활동이 될 것이다. 식약청에서는 2007년에 경기도, 경상북도의 12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하였고 2008년에는 범위를 확대하여 8개 시•도 64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2차 시범사업을 실시한 바 있다. 법 시행이 되면 16개 시•도 232개 시•군•구에서 동 제도가 전면시행 되기 때문에 개선효과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 어린이 고열량•저영양 식품 학교매점 등 판매제한

어린이 비만을 예방하고 영양불균형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어린이들이 건강한 식품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식약청에서는 열량, 포화지방, 당류, 나트륨 등 어린이 고열량•저영양 식품 영양성분 기준을 마련하고 기준에 해당하는 식품에 대해서는 학교 매점 등에서의 판매금지를 추진하고자 한다. 영국,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열량, 당류, 포화지방 등의 섭취를 줄이기 위해 해당성분의 기준을 제시하여 기준에 해당하는 식품은 학교에서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고열량•저영양 식품 기준이 공포되면 업체에서는 성분배합비율을 조정하여 건강한 식품을 생산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고열량•저영양 식품에 대해서는 생산•유통•판매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특히 어린이들에게의 교육•홍보는 무엇보다도 중요하므로 식약청에서는 어린이들이 기준에 해당하는 식품을 직접 쉽게 알 수 있는 판정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속적인 교육•홍보 등 종합적인 접근을 통해 고열량•저영양 식품을 관리할 계획이다. 

* 우수한 어린이 기호식품 품질인증 추진

고열량•저영양 식품과 같은 어린이 비만을 초래할 수 있는 식품은 판매제한을 통하여 관리하여야 한다면 우수한 식품에는 인센티브를 부여하여 우수식품의 생산 활동을 촉진하고 독려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도입된 것이 어린이 기호식품 품질인증 제도이다.

안전하고 영양을 고루 갖춘 어린이 기호식품에 대해서는 식약청에서 품질을 인증하고 로고 등을 표시하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HACCP 지정 등 안정성을 인정받고 열량, 포화지방 등의 함량이 낮으면서 식이섬유, 비타민 등 영양이 우수한 동시에 식품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은 식품은 품질인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품질인증 제품에는 로고를 표시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부여함으로써 우수한 어린이 기호식품 생산을 유도하고 소비자들이 품질이 우수한 제품을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동 제도의 취지이다. 다만, 실질적으로 품질이 우수한 제품에만 인증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속적 점검을 실시할 것이다.

* 어린이 식생활 안전지수 산출 및 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 종합계획 수립

어린이 식생활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기반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린이 식생활 안전지수 산출과 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 종합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어린이 식생활 안전•영양 관리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과도 같다.

“어린이 식생활 안전지수”는 어린이를 위하여 식품 안전 및 영양관리에 관한 정책을 수행하고 어린이 기호식품 및 단체급식 등을 제조•판매 또는 공급하는 환경을 개선하는 정도를 평가하여 산출한 수치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지수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어린이 식생활의 안전과 영양수준을 객관적으로 확인•평가하고자 한다. 식약청에서는 이러한 취지를 바탕으로 3년마다 어린이 식생활 안전 지수를 산출하고 공표할 계획이다.

어린이 식생활 개선 정책은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에 식약청에서는 3년마다 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 종합계획을 수립하고자 한다. 정책의 목표 및 기본방향, 미래 환경 변화 전망, 제도 개선 및 기술에 관한 사항 등을 포함하여 어린이 식생활 환경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며 이를 바탕으로 시•도에서는 매년 시행계획을 수립하여 시행할 것이다.

종합계획과 시행계획의 수립을 통하여 식약청과 지자체는 체계적인 어린이 식생활 개선 정책을 마련하고 상호 연계하여 어린이 식생활 안전•영양 관련 정책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 특별법은 정서저해 식품의 판매를 금지하고 미끼상품을 제공한다는 내용의 어린이 기호식품의 광고 금지를 추진하도록 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특정 시간대의 고열량•저영양 식품의 TV 광고가 금지된다. 뿐만 아니라 100개 이상 가맹점을 가진 외식업체의 어린이 기호식품에 영양성분 표시를 의무화하도록 추진함으로써 영양정보 제공을 통한 소비자의 편익을 증진시키고 우수 어린이 기호식품에는 녹색표시를 하여 표시 정보를 보다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추진하는 등 어린이 식생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하여 다양한 정책을 시도할 계획이다. 이러한 정책의 상당수는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것이기 때문에 국내•외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하다.

* 국민과 함께 하는 어린이 식생활 정책

2009년 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 특별법 시행 초기는 “제도 정착 기간”으로 정해 국민들에게 관련 정책에 관하여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시민사회의 의견을 피드백하여 정책에 대한 이해를 같이할 수 있는, 국민이 함께 하는 정책을 추진하고자 한다. 뿐만 아니라, 소비자단체, 전문가, 학계, 산업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현재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보완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협의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소비자는 건강한 식품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 어린이도 예외일 수는 없다. 식약청은 앞으로 이러한 어린이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도록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소통을 바탕으로 어린이 식생활 정책을 추진한다면 우리 아이들이 “정크푸드 세대”가 아닌 건강한 식품 세대 “그린푸드 세대”가 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유정민


식약청 식품안전정책과 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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