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촉] 1인 미디어 빅뱅 시대
2015.10.29 11:56 CHEIL WORLDWIDE, 조회수:9298

권상희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skweon@skk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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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인기에 힘입어 1인 미디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해외에서는 일찌감치 1인 미디어에 주목해 왔는데, 최근에는 월트디즈니와 드림웍스 같은 대형 미디어 기업이 1인 미디어를 지원해주는 멀티채널 네트워크를 인수하거나 투자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서서히 싹트는 중이다. 요즘 대세로 떠오르는 소통 솔루션인 1인 미디어에 대해 알아본다.

 

스마트와 소셜 융합이 1인 미디어 시대 열어

지금은 1인 미디어 전성시대이다. 1인 미디어란 평범한 개인이 프로그램에 직접 출연하고 제작해 대중과 소통하는 미디어를 말한다. 1인 미디어가 등장한 배경은 스마트 폰‘SNS’이다. 스마트폰은 PCMP3, 카메라 등 각종 전자기기의 기능을 한 번에 구현하며, 정보 전달의 미디어 기능을 넘어 사회적 소통의 중요한 플랫폼이 됐다. 또한 스마트폰은 시간적 제약을 받지 않고 방송을 만드는 도구가 됐고, 네트워크로 대변되는 유튜브, 아프리카TV 등은 지리적 ? 공간적 제약을 뛰어넘는 매체로 자리매김했다.

 

모바일은 스마트와 소셜미디어로 진화하면서 이동성 대신 개인성이 강조되기에 이르렀다. 여기에 방송 이용 방식과 니즈(Needs)의 개인화가 1인 미디어를 성장시키는 촉매가 됐다. 개인이 방송의생산과 소비의 주체가 될 때, 1인 방송 고유의 특성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신문, 방송 등 기존 매체의 효과 연구가 소위 전통 매스미디어가 사람들에게 무엇을 하는가?’에 초점이 맞춰졌다면,스마트 시대에는 이용과 충족 이론에 따라, ‘사람들이 1인 미디어를 가지고 무엇을 하는가?’에 주목해야 한다. , 1인 미디어 트렌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의 융합은 일반인이 직접 1인 방송을 통해 시청자와 소통하며 스타가 되는 시대를 열었다.

 

1인 미디어 시대는 단순히 문자와 이미지가 아닌 영상을 통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시대를 의미한다. 1인 미디어를 통해 방송국 ? 신문사 같은 매체가 아닌 개인이 유행을 만들어내고, 또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풍토가 가능해진 것이다. 이러한 기술적 바탕은 사회적 욕망(Desire)과 잘 결합된다.

첫째, 1인 미디어는 누구나 쉽게 자신의 생각을 대중에게 전달하고, 그에 대한 공감을 얻어 내고자 하는 욕망과 접합한다. 둘째, 1인 미디어는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개인이나 스타가 직접 방송에 출연하고, 문자와 카카오톡, SNS 채팅 등의 활동을 통해 공감을 얻어내는 것이다. 이런 상호작용은 1인 미디어 빅뱅을 이끈 새로운 요인이자, 동시에 전통 방송과의 차별점이기도 하다. 셋째, 1인 방송이 보여주는 콘텐츠의 다양성은 이전에 없던 내용과 형식을 창출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함, 개인적 취향, 특별한 관심에 부합하는 방송을 창작한다. , 전통 매체와는 다른 측면에서 창의적 방송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따라서 1인 미디어는 개인의 욕망과 상호작용을 통한 공감(Empathy), 그리고 새로움으로 대변되는 창의성을 통해 신선한 관심을 불러오고 있으며,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빅뱅을 시작한 것이다.

 

1. 1인 미디어 콘텐츠를 방영하는 대표적인 SNS 미디어 플랫폼 ‘아프리카TV’. ⓒ afreeca.com
2. CJ E&M이 지난 5월 론칭한 ‘다이아TV’.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를 지원하는 MCN이다. ⓒdiatv.com
3. KBS가 출범시킨 ‘예티 스튜디오’. 1인 미디어 콘텐츠 육성 차원에서 방송 공간을 빌려주고 있다. ⓒyes.kbs.co.kr
 


1인 미디어로 대박 주역 등장

언론은 앞다퉈, ‘나도 방송인!’, ‘1인 미디어로 빅뱅등의 문구로 1인 미디어 시대를 보도하고 있다. 그렇다면 최근 급증하고 있는 1인 미디어의 트렌드를 살펴보자. 우선 1인 미디어는 사회적 트렌드와 깊은 연관이 있다. 1인 가구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개인화는 문화와 트렌드의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개인화는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단위이다.

 

개인화는 마케팅 관점과 기술적 관점으로 나눠 생각해 볼 수 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 보면, 개인화는 사용자가 자신의 선호도에 따라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방법으로, 사용자의 관심 분야에 따라 맞춤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이는 개인화가 실현되는 메커니즘인 일대일(One to One) 방송 방식과 수용자가 원하는 방송을 제공해 공감을 얻는 내용이어야 가능하다. 또한 개인화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기술적 기반이 확립돼야 한다. 방송 이용자의 욕망이나 선호도를 반영한 방법인 상호 작용성이 필수조건이다. 그래서 1인 방송이 스마트와 소셜 모바일에서 잘 적용되는 것이다. 싸이월드 미니홈피에서부터 블로그, 그리고 각종 SNS가 개인화, 1인화가 되는 기반의 대표적 사례였다.

 

그러나 이젠 이를 넘어 유튜브, 아프리카TV, 판도라TV, 팟캐스트 등의 방송 채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발전하며 확대되고 있다. 그리고 그런 1인 미디어의 확장은 MBC<마이 리틀 텔레비전>처럼 지상파 방송으로 역유입되는 현상까지 보여준다. 1인 방송의 장르는 다양하다. 사연과 글을 읽어주는 톡방’, 다양한 음식을 먹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먹방’, 음악을 연주하거나 들려주는 음방’, 게임하는 모습을 보여주거나 중계하는 겜방’, 또 시사와 정치 관련 토크를 하는 토크 방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콘텐츠가 존재한다. 1인 미디어는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직업과 수익원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천재적 소년 기타리스트 정성하도 바로 이런 1인 미디어를 통해 성공의 기회를 얻어낸 경우이다.

 
4. 미국의 세이 칼 버틀러가 만든 온라인 동영상 콘텐츠 네트워크 ‘메이커 스튜디오’. 월트디즈니에서 5억 달러에 인수했다. ⓒmakerstudios.com
5. 10대를 타깃으로 한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 지원 기업 ‘어썸니스TV’. 2013년 드림웍스에 인수됐다. ⓒawesomenesstv.com
6. 유튜브에서 구독자 800만 명을 거느리고 있는 뷰티 크리에이터 미셸 판. 1인 미디어는 스타급 BJ(Broadcasting Jockey)를 배출하기도 한다. ⓒyoutube.com

 

1인 미디어 향후 발전 모델과 고민

그렇다면 1인 미디어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1인 미디어 시대에는 게임에서부터 뷰티, 요리, 영어 공부, 잡다한 일상, 심지어 잡담까지 모든 것이 콘텐츠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수십만 명의 팬을 확보하고 수익까지 얻을 수 있다. 따라서 1인 미디어는 두 가지 방향에서 진화될 것이다.

먼저 2000년대 중반 인터넷 문화의 지형을 바꿨던 UCC와 같은 소셜미디어 중심형으로서, 1인 스타 스스로 다수의 팬을 확보하며 수익까지 창출하는 소셜미디어 창업 모델로 진화할 수 있다. 또 다른 진화의 방식은 <마이 리틀 텔레비전>처럼 전통 방송사 플랫폼 중심의 방송사 모델 1인 미디어 형태가 될 것이다. 기존 방송사가 1인 창작자를 발굴하고, 그들에게 기획, 스튜디오 지원, 홍보 등의 업무를 제공하는 매니지먼트업인 멀티채널 네트워크(MCN, Multi Channel Networks)가 방송사 모델 1인 미디어이다.

 

현재 1인 미디어를 방영하는 아프리카TV와 판도라TV 등이 MCN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런가 하면 트레져헌터’, ‘샌드박스 네트워크MCN 전문 스타트업도 생겼다. 이미 CJ E&M다이아TV’를 운영하고 있고, 지상파인 KBS는 최근 1인 미디어 창작을 지원하는 예티 스튜디오를 출범시켰으며, MBC도 기업형 MCN 파트너를 모집하고 있다.

맥루한의 미디어는 메시지다(Medium is mess-age)’라는 명제는 미디어가 메시지를 결정한다는 은유에 관한 새로운 해석이다. , 1인 미디어의 등장은 전통적 방송의 개념을 엉망(mess)으로 만든다는 말이다. 1인 미디어 빅뱅은 이를 확인시키고 있다. 이제 스마트폰과 함께 SNS가 새로운 방송으로, 소통으로 공유하는 세상이다.

한편 스마트폰과 SNS를 통한 1인 미디어는 방송의 신중함과 공공성은 사라지고 개인의 욕망만 남겼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기존의 신문, 방송사가 공공성과 신뢰도를 고려해 정확한 사실 보도에 주력하는 것과 달리, 1인 미디어에서는 죄책감 없이 거짓 정보를 제공하는 일도 일어나기 때문이다. 1인 미디어가 그저 자극적 사건을 빠르게 퍼뜨리는 도구가 된다면, 이로 인한 피해는 되돌릴 수 없다. 특히 1인 방송의 경우, 여과되지 않은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방송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맥루한의 또 다른 명제로 미디어는 마사지(Mass-age, 안마)가 있다. 오늘날 미디어가 우리를 거칠게 주무르고 있다는 의미다. 특정한 행위를 과대(Mass)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우리는 특정 선호 방송 콘텐츠만 소비하는 1인 미디어 후기(Post) 방송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원하는 정보, 원하는 방송만 찾느라 정말 중요하고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것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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