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Creative] 엉뚱한 놈, 센 놈, 영리한 놈
2017.02.27 01:48 광고계동향, 조회수:7140
2월은 짧습니다. 2월은 어중간합니다. 뭔가 새로운 결심을 하기에는 좀 늦은 것 같고 새 학기, 새 출발 같은 말들은 3월에 더 어울리니까요. 하지만 2월에는 1년 중 가장 달콤한 날이 있습니다. 발렌타인데이. 그 기원에 대한 설은 분분하지만 대체로 이렇게 정리됩니다. 로마제국의 클라우디우스 2세가 징집을 위해 금혼령을 내립니다. 원정 출정에 나설 병사들이 아내와 아이를 생각하면 몸을 사리게 되고 그러면 전쟁에 진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하지만 발렌티노 주교는 이에 반대하고 혼배성사를 집전합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클라우디우스 2세는 발렌티노 주교를 처형하는데 그날이 바로 2월 14일입니다. 그래서 이날을 발렌타인데이로 정해 그의 순교를 기렸다는 것입니다. 이날 서양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꽃, 과자, 카드 등으로 마음을 전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초콜릿으로 여자가 남자에게 마음을 고백하지요. 1960년대에 일본 모리나가 제과가 여성들에게 초콜릿으로 사랑을 전하라는 캠페인을 벌인 결과라고 합니다. 어쩐지 뒷맛이 씁쓸하지만 초콜릿은 심장병, 뇌졸중의 발병 위험을 줄여주고 혈압을 낮춰주고 다이어트, 우울증 개선에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맛이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세계의 초콜릿 광고를 들여다보겠습니다.

달콤함에 굴복하다 - 모리나가 밀크초콜릿



여기 눈을 감지 않는 여자가 있습니다. 잠을 잘 때도, 세수를 할 때도 눈을 감지 않습니다. 심지어 키스할 때조차도 눈을 뜨고 합니다. 이 여자의 일거수일투족은 전 세계에 생중계되고 있습니다. 무슨 일일까요? 그렇습니다. 이 여자는 “눈 깜빡이지 않기” 세계 신기록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애완견이 뺨을 핥아도, 갑자기 자전거가 튀어나와도, 축구공이 날아와도, 재채기가 나와도 그녀는 초인적인 의지로 참아내며 눈을 감지 않습니다. 그런 그녀의 도전을 전 세계 사람들은 가슴 졸이며 지켜봅니다. 숱한 고비를 넘기고 마침내 신기록 수립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순간, 여자는 초콜릿 한 조각을 집어 듭니다. 그리고 전 세계가 응원하던 그녀의 도전은 실패로 돌아갑니다. 초콜릿의 달콤함에 취한 그녀가 눈을 감아버렸거든요. 그리곤 이런 자막이 뜹니다. [초콜릿의 달콤함에 굴복하다]. 2008년 칸느 수상작인 일본 모리나가 제과의 광고입니다. 초콜릿의 달콤함을 맛보는 순간을 극대화하기 위해 절대 눈 감지 않는 여자를 내세우는 엉뚱한 발상, 어떠십니까? 혹시 초인적인 그녀를 굴복시킨 그 달콤함을 맛보고 싶지는 않으십니까?



문제는 콘텐트라고! 아모리 초콜릿 쿠키

고등학교 때, 저보다 키도 크지 않고 별로 잘생기지도 않은 제 친구 녀석은 웬일인지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습니다. 부러우면 지는 거라지만 부러웠습니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 30년이 지난 지금, 그 답을 찾은 것 같습니다. 여자 초콜릿 쿠키에 둘러싸인 남자 초콜릿 쿠키! 조금 떨어진 곳에 그 초콜릿 쿠키를 부러워하는 녀석이 질문을 던집니다. “나한테는 없고 저 녀석한테는 있는 게 도대체 뭐야?” 그러자 바로 옆의 쿠키가 쿨하게 대답해줍니다. “콘텐트!” 브라질의 초콜릿쿠키 Amio는 쿠키 사이의 초콜릿이 다른 초콜릿 쿠키보다 훨씬 많습니다. 제품이 가진 이 특징을 보여주기 위해 “More filling" 캠페인을 전개합니다. 방금 소개해드린 첫 번째 광고는 쿠키 사이의 초콜릿을 콘텐트라고 치환한 거지요. 사람이건 초콜릿 쿠키건 콘텐트가 중요한 모양입니다. 두 번째 광고는 “내 안의 공허함을 너는 아니?”라는 물음에 “아니”라고 단호하게 대답하는 Amio 초콜릿 쿠키의 모습을, 세 번째 광고는 극장에서 “팝콘 먹을래?”라는 물음에 “괜찮아, 난 속이 꽉 찼어”라고 잘라 말하는 Amio 초콜릿 쿠키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콘텐트가 충실한 초콜릿 쿠키, 자신감 넘치는 크리에이티브. 부럽습니다.



이런 느낌의 맛 - 캐드배리 데어리 밀크 메들리
 
고등학교 때, 저보다 키도 크지 않고 별로 잘생기지도 않은 제 친구 녀석은 웬일인지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습니다. 부러우면 지는 거라지만 부러웠습니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 30년이 지난 지금, 그 답을 찾은 것 같습니다. 여자 초콜릿 쿠키에 둘러싸인 남자 초콜릿 쿠키! 조금 떨어진 곳에 그 초콜릿 쿠키를 부러워하는 녀석이 질문을 던집니다. “나한테는 없고 저 녀석한테는 있는 게 도대체 뭐야?” 그러자 바로 옆의 쿠키가 쿨하게 대답해줍니다. “콘텐트!” 브라질의 초콜릿쿠키 Amio는 쿠키 사이의 초콜릿이 다른 초콜릿 쿠키보다 훨씬 많습니다. 제품이 가진 이 특징을 보여주기 위해 “More filling" 캠페인을 전개합니다. 방금 소개해드린 첫 번째 광고는 쿠키 사이의 초콜릿을 콘텐트라고 치환한 거지요. 사람이건 초콜릿 쿠키건 콘텐트가 중요한 모양입니다. 두 번째 광고는 “내 안의 공허함을 너는 아니?”라는 물음에 “아니”라고 단호하게 대답하는 Amio 초콜릿 쿠키의 모습을, 세 번째 광고는 극장에서 “팝콘 먹을래?”라는 물음에 “괜찮아, 난 속이 꽉 찼어”라고 잘라 말하는 Amio 초콜릿 쿠키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콘텐트가 충실한 초콜릿 쿠키, 자신감 넘치는 크리에이티브. 부럽습니다.
백인의 노래를 흑인의 감성으로 불렀던 Soul의 거장, 배리 화이트의 Never never gonna give ya up의 전주가 흐르는 가운데 [이런 느낌의 맛 tastes like this feels]라는 자막이 뜹니다. 무슨 맛일까요? 끈적끈적한 배리 화이트의 목소리가 흐르는 가운데 고양이가 개의 얼굴을 쓰다듬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연인의 얼굴을 쓰다듬듯. 그런 고양이의 손길을 개는 온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쫓고 쫓겨야 어울릴 것 같은 개와 고양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궁금증이 쌓여가는 가운데 “맛있는 너그러움을 경험하라”는 멘트가 나옵니다. 영국 캐드버리의 데어리 밀크 메들리 광고입니다. 메들리는 비스킷과 fudge(설탕, 버터, 우유로 만드는 캔디)가 함유된 초콜릿입니다. 고양이한테 너그러워진 개만이 느낄 수 있는 맛이 있는 것처럼 초콜릿 100%만을 고집하지 않고 비스킷과 fudge를 허락한 초콜릿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맛이 있다는 것이지요. 모델의 표정에 기대지 않고도, 충분히 재미있고 임팩트 있게 맛을 표현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는 광고입니다.



부드러움을 연결하다 - 밀카 초콜릿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크리에이티브는 아르헨티나 밀카 초콜릿의 바이럴 영상입니다. 이 영상은 이런 자막과 함께 시작합니다. [지금까지의 그 어느 때보다도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서로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작은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어떤 캠페인일까요? 공원에 밀카 초콜릿 자판기와 밀카 초콜릿의 캐릭터인 보랏빛 젖소를 설치합니다. 그런데 이 자판기가 좀 특이합니다. 동전투입구가 없습니다. 사람들은 자판기 버튼을 눌러 초콜릿을 꺼내려고 하지만 어떤 버튼을 눌러도 초콜릿은 나오지 않습니다. 자판기와 젖소를 동시에 터치해야만 초콜릿이 나오게 만들어진 거지요. 사람들은 하나, 둘 손을 잡고 초콜릿을 꺼냅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한두 명만 손잡으면 될 거리에 있던 젖소가 점점 뒤로 물러나기 시작합니다. 5명, 10명, 20명... 젖소가 뒤로 물러날수록 손을 잡아야 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게 됩니다. 결국엔 공원 근처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힘을 합쳐 초콜릿 자판기와 젖소를 연결하고 힘을 모았던 사람들은 초콜릿을 나눠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은 깨닫게 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에너지를 전달하는 매개체였다는 것을. 밀카 초콜릿의 부드러움을 나누는 매개체였다는 것을. 서로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의 손을 잡게 하고 그 가운데 자연스럽게 끼어드는 브랜드, 밀카! 영리하지 않습니까? 지금까지 세계의 초콜릿 광고 중에 눈에 띄는 몇 가지를 살펴보았습니다.

짧은 2월이 가기 전에, 옆에 계시는 분들께 초콜릿 하나 선물하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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