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sumer Insight]트렌드 인사이트의 중심, 소비자
2020.02.21 03:53 광고계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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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는 트렌드와 직접적으로 맞닿아있는 산업 분야 중 하나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소비자가 열광하는 트렌드 포인트를 찾고, 트렌드 미디어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합니다. 이는 우리 브랜드와 제품이 트렌드가 되도록 만드는 일련의 과정이 아닐까요?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캠페인들을 살펴보면, 글로벌 광고계에서도 트렌드는 매우 중요한 고려 요인인 것으 로 보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그들이 트렌드를 다루는 방식입니다. 표현 방식이나 도달 수단에서 트렌드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캠페인 중심부에 트렌드를 단단히도 박아놓았습니다. 캠페인을 관통한 트렌드 사례를 소비자 관점과 콘텐츠 관점에서 살펴보았습니다.
소비자 트렌드 #1. 비대면 소비문화 UNTACT의 확산
접촉을 의미하는 ‘CONTACT’와 부정을 의미하는 ‘UN-’이 결합하여 ‘접촉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UNTACT’가 탄생했습니다. 이는 구매 과정에서 점원과의 직접 대면을 회피하고자 하는 현대인들의 심리를 반영한 새로운 소비입니다. 최근 다양한 업종에서 확산 중인 키오스크, 챗봇, O2O 서비스들은 이러한 UNTACT의 트렌드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내성적인 핀란드인들을 위한 ‘Silent Drive-Thru’(Burger King x Superson)
버거킹 핀란드는 UNTACT가 트렌드로 부상하기 전부터 이에 대한 돌파구를 찾아온 것 같습니다. 핀란드인의 독특한 사회적 성향 때문입니다. 핀란드인은 다른 사람에게 좀처럼 자신의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어느 핀란드 외교관이 자국민을 두고 말하길 ‘핀란드인은 사람을 처음 만나 이야기할 때 자신의 발끝을 보고 말하고, 일 년간 사귄 후에는 상대방의 발끝을 보고 말한다’라고 했다니, 적지 않은 핀란드인이 내성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인가 봅니다. 햄버거 주문조차 불편해하는 핀란드인들을 위해 버거킹은 ‘말이 필요 없는 Drive-Thru’ 서비스를 개시했습니다. 말 없이, App을 통해 메뉴·픽업 시간·장소만 선택하면 사용자가 원하는 매장에서 최소한의 접촉만으로 와퍼를 즐길 수있습니다.
소비자 트렌드 #2. DATA-DRIVEN, 데이터에서 소비자 니즈를 찾다
데이터에서 인사이트를 찾아내고 이를 마케팅에 접목하는 DATA-DRIVEN은 매우 중요한 마케팅 기법의 하나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제는 소비자로부터 수집한 데이터에 기반하는 활동에서 벗어나, 데이터를 통해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을 이해하고 추적하며 그들에게 서비스가 필요한 순간을 찾아내 다가가는 사례도 부쩍 늘고 있습니다. 꽉 막힌 도로에서 몇 시간째 허기에 시달리고 있는 운전자들을 찾아 간단한 주문만으로 지금 당장 햄버거를 먹을 수 있다는 메시지 를 전한다면, 과연 주문량은 얼마나 늘어날까요?
데이터가 만든 맛있는 체증 ‘The Traffic Jam Whopper’ (Burger King x We Believers)
버거킹은 멕시코에서도 인상 깊은 캠페인을 보여줬습니다. 멕시코 시티의 교통 체증은 굉장히 심각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시민들이 정체 구간에서 보내는 시간은 하루 최대 5시간 정도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정체되는 차선에갇힌 사람들을 위해 버거킹은 새로운 배달 시스템을 만들어냈습니다. 이제는 고정된 장소와 건물뿐만 아니라, 도로 한복판에서 움직이는 자동차로도 와퍼를 배달합니다.
소비자 트렌드 #3. 제품보다 경험에 열광하도록, CONSUMER EXPERIENCE
소비자들은 이제 제품이 아닌, 경험을 구매하는 시대입니다. 많은 브랜드가 차별
화된,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고심하며, 이를 통해 소비자들과 정서적 관
계를 구축하고자 합니다. 2012년 런칭한 Tinder는 대표적인 Dating App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으로 1억 다운로드를 넘긴, 막강한 1등입니다. 그런 Tinder에게도 문제는 있었습니다. 유저들이 App 안에 체류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원하는 상대와 성공적으로 매칭된 유저들은 Tinder 안에 머물 이유가 없었습니다. Tinder는 그 원인을 콘텐츠의 부재에서 찾았고, 소비자 경험을 통해 이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바꾸었습니다.
보다, 그리고 함께 경험하다 ‘Swipe Night’ (Tinder x 72andSunny)
Tinder는 유저들을 묶어둘 수 있는 콘텐츠에 집중했습니다. 그 결과, 웹 드라마
콘텐츠가 탄생했습니다. 시청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유저가 드라마 전개에 직접 관여하는 인터렉티브 콘텐츠입니다. 유저들은 1인칭 시점에서 자신의 선택을Swipe(매칭 상대를 선택하는 방식과 동일)하며, Night 스토리를 만들어갑니다. 이 드라마에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은 제한적이고, 선택을 되돌릴 수 없습니다. 선택에 따라 결말이 다르기에 유저들은 서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상대의 경
험을 듣습니다. 그리고 내 선택을 Tinder 프로필에 업로드하면 나와 비슷한 선택을
했던, 나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이들이 매칭됩니다. 이때가 바로, 콘텐츠 경험이 사
용 경험으로 다가오는 순간입니다. 이 캠페인 이후 Tinder에서 상대방에게 호감을 표현하는 비율은 25%가 증가했고, 더불어 매칭 성공률은 30%가 증가했습니다. App 내에서 발생하는 커뮤니케이션이 캠페인 전보다 12% 상승하면서 동시 접속자 100만 명의 기록을 세웠으니 ,tinder가 문제라 여겼던 사용자들의 이탈도 성공적으로 해결한 캠페인이 되었습니다.
콘텐츠 트렌드 #1. GEN-Z & AR 그 긴밀한 연결고리
각종 IT 기술이 적용된 다양한 콘텐츠를 자유자재로 다루며 이전 세대와는 차별화
된 미디어 행태를 보이는 Z세대. 그들은 유튜브, 인스타그램, 스냅챗 등을 통해 항
상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오프라인으로 만나며 소통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둡니다. 어
딘지 모르게, 디지털과 오프라인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Z세대와 디지털 정보로 증강
(Augmented)되는 현실(Reality)은 긴밀해 보입니다. Fanta는 Z세대를 공략하기 위
해 AR에 주목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Z세대의 오감까지 만족시키며 진정한 의미
의 AR 캠페인을 완성했습니다.
증강된 Fanta로 소통한 ‘It’s a Thing’ (Coca-Cola x londonalley)
먼저 Fanta는 4가지 맛의 ‘스냅 코드’가 담긴 옥외광고를 개시했습니다. 코드를 스
캔할 때 팝업되는 Fanta 필터와 스티커 패키지는 스냅챗 유저 사이에서 트렌드가 되었습니다. 유저들은 Fanta로 가득한 AR 환경에서 자신을 표현했으며, 크리에이터가 되는 즐거운 경험을 SNS에서 앞다퉈 공유했습니다. Fanta는 AR 기술을 이용해 가상 공간과 현실을 넘나드는 Z세대와 성공적으로 소통할 수 있었습니다.
콘텐츠 트렌드 #2. BRANDED CONTENTS
많은 기업이 브랜디드 콘텐츠 제작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제작물을 광고가 아닌 콘텐츠로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태도와 관심이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나아가 그들의 소비활동에서 구매 고려군으로 자리를 잡게 됩니다. 요즘과 같이 광고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가 점차 커지는 상황에서 제대로 만든브랜디드 콘텐츠는 좋은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여겨집니다.
맥도널드는 밀레니얼 세대들이 묘하게 만족스러운(Oddly Satisfying) 콘텐츠들, 예를 들어 ASMR, 패턴 반복 영상, 슬라임 등에 열광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영감을 얻은 맥도널드는 유명 3D 애니메이터와 함께 맥머핀의 제작 과정을 몰입도 높은 ASMR 브랜디드 콘텐츠로 만들어냈습니다. 이 영상은 총 350만 회의 노출을 기록하며, 맥도널드 프랑스의 인스타그램에서 조회수가 가장 높은 영상이 되었습니다. 맥도널드는 밀레니얼 세대와의 소통을 위해 그들의 콘텐츠를 들여다봤습니다. 브랜디드 콘텐츠에는 브랜드 에센스가 녹아 있어야 한다는 원칙도 완벽히 지켜냈습니다. 이는 브랜드의 가치를 살리면서 타깃 세대와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의 훌륭한 예가 아닐까요.
비틀즈가 1969년 발매한 앨범 ‘Abbey Road’의 표지는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사진 중 하나입니다. 사진을 보면 비틀즈 멤버들이 횡단보도를 건너는 모습 뒤로는 폭스바겐 의 ‘Beetle’이 주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 Beetle은 인도의 턱을 넘어 보행자 공간을 침범하고 있네요. 폭스바겐은 이것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잘못된 주차’ 사례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폭스바겐은 Abbey Road 50주년 한정판 앨범을 발매하며 Beetle이 ‘완벽하게 주차된’ 사진을 표지로 사용했습니다. 이 완벽한 주차는 폭스바겐의 최신 기술인 ‘Parking Assist(일렬주차를 도와주는 주차 보조 시스템)’의 산물입니다. Reparked Edition of Abbey Road 앨범을 통해 폭스바겐의 Parking Assist 기술을 영리하고, 자연스럽게 홍보한 셈입니다.
진보된 기술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진부한 광고 캠페인 대신, 유명 콘텐츠와의 접점을 찾아낸 브랜디드 콘텐츠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앨범의 판매수익 전액을 스웨덴 아동 권리 보호단체에 기부했다니,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효과도 작지 않았을 겁니다.
미국에서 매년 2월의 첫 번째 일요일은 TV 시청률이 가장 높은 날 중 하나입니다. 미식축구리그의 결승전이 펼쳐지기 때문입니다. 일명 ‘Super Bowl Sunday’라 부릅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TV 앞에 모여 함께 즐기는 날이니 TV 광고 경쟁도 엄청납니다. 2019년 슈퍼볼에서는 30초 구좌가 60억 가까이에 거래되었다고 하지요. 이렇게 핫한 시즌 이니 우리나라까지 슈퍼볼 광고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오곤 합니다.
당연히 모두가 TV 광고 경쟁에 열을 올리던 슈퍼볼 선데이에 스키틀즈는 그날 단 하루만 볼 수 있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공연을 선보였습니다. 약 40분 분량의 공연 한 차례를 위해 유명 극작가와 연출가, 브로드웨이 작곡가와 안무가, 연기자들이 40일을 준비했습니다. 이 캠페인은 가장 많이 언급된 슈퍼볼 광고 중 하나가 되었고, 25억 회의 노출과 약 582억 원에 이르는 확산 효과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떤 대단한 미디어 광고보다,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브랜디드 콘텐츠가 더욱 큰 힘을 가질 수도 있다는 것을 증명한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