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 미디어(Retail Media)란 유통업자가 지닌 광고 채널로서의 미디어적 성격을 강조하는 것으로, 구매처 또는 구매 시점에 소비자에게 노출되는 광고나 사업자를 의미한다. 과거 상점의 가판대 광고에서 출발하여 최근엔 온라인 쇼핑몰의 배너 광고나 검색 광고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디지털 환경에서는 2012년경 아마존(Amazon)이 처음 광고 사업에 주목한 것으로 여겨진다.
2023년 기업별 미국 내 디지털 광고 순수익 (2023. 03월 기준)
낮은 마진의 소비재 판매, 높은 마진의 리테일 미디어 광고
광고를 보면, 유료 방송을 공짜로 볼 수 있는 비지오의 플랫폼 스마트캐스트 (출처 : 비지오 유튜브)
이에 더하여, 데이터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주권을 강화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앞서 언급했던 월마트의 자체 브랜드 TV인 온(ONN)은 그간 독자적인 OS 없이 로쿠와의 협력을 통해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렇기에 경쟁사에 비해 독립적인 데이터 수집과 활용이 다소 제한되었다. 그러나 이번 인수를 통해 비지오의 OS를 기반으로 보다 다양해진 데이터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이는 몇몇 단체들이 개인 정보 보호 위험 등을 이유로 이번 인수 계약에 대한 조사를 FTC(Federal Trade Commission, 공정거래위원회)와 DOJ(Department of Justice, 법무부)에 촉구했다는 점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리테일 미디어의 향후 전망
먼저, 국내의 경우 앞서 살펴본 아마존이나 월마트와는 시장 환경에서 일부 차이가 나타난다. 여전히 쇼핑 관련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이지 못하는 구글과 달리, 국내 쇼핑 환경은 검색엔진이나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하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이들은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에 비해 다양한 강점을 가지고 있기에 상대적으로 국내 시장은 리테일 미디어의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는 시각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아마존의 경쟁 전략을 소화하여 더욱 발전시키고 있는 쿠팡이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으며, 쿠팡플레이를 통해 소비자 접점과 광고 인벤토리를 늘리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불러오고 있다. 유사한 맥락으로는 티빙(TVING)과 올리브영 또는 오쇼핑 등 그룹 내 연계도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최근 국내 이커머스 업계가 재편되고 있고, 테무나 알리와 같은 해외플랫폼의 공격적인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수익 창출과 사업 안정성 제고를 위한 리테일러들의 광고 사업 집중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향후 리테일 미디어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데이터의 투명성과 측정의 표준화를 제시하고 있다. 시장이 성장해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리테일 미디어가 존재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파편화된 측정 방식이 광고주와 마케터에게 피로감을 주고 있으며, 이에 더해 주요 광고 플랫폼에 비해 리테일 미디어가 제한된 데이터만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데이터의 가치가 증가함에 따라 리테일러가 이를 독점적으로 활용하여 경쟁력을 키우고자 생각할 수 있으나, 과거 아마존을 떠나고 자체 플랫폼을 구축한 대기업들의 불만처럼 더 많은 광고주 유치를 위해서는 충분한 데이터 공급이 필수불가결한 조건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충분한 데이터 공급을 위해서는 리테일 미디어와 TV 간의 연계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및 CDP 등의 다양한 데이터 간의 통합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이준원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연구소 연구원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였으며, 디지털 광고회사에서 근무한 후 현재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연구소 및 미디어외교센터 소속으로 디지털 미디어를 통한 커뮤니케이션 전략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