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인기절정 밴드의 메모광
2009.02.04 01:34 대홍커뮤니케이션, 2008년, 11-12월, 199호, 조회수:4241
매사에 꼼꼼하고 똑 소리가 나는 듯한 외모의 그가 낡은 수첩을 들고 스튜디오로 들어왔다. 밥을 먹다가도, TV를 보다가도, 화장실에서도 생각나는 것, 느끼는 모든 것을 기록한다는 그는 인터뷰를 마치고 어떤 소감을 수첩에 적었을까?



명가수라니 과찬이다. 사실 노래 연습을 주말마다 한다. 혼자하는 것은 아니고 류홍준 국장님이 대홍기획에서 이끄는 직장인 밴드에서 보컬을 맡고 있다. 밴드 이름이 ‘인기절정’이다. 옛날 그룹의 명곡들 위주로 연습하고 공연도 한다. 밴드 활동을 하기 전에는 몰랐는데 직장인 밴드가 정말 많더라. 직장인 밴드 대회도 있는데 ‘인기절정’이 그 대회에서 장려상을 받았다. 11월 7일에는 ‘대한민국 광고대상’에 초청 공연도 나간다. 주말마다 맹연습 중이다.



메모하는 것을 좋아한다. 좀 덜렁대는 성격이라서 뭐든 잘 잊어버리니까 기록하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하나하나 써야 안심이 되고 정리가 된다. 카피라이터를 꿈꾸기 시작하면서부터는 갑자기 생각나는 아이디어도 쓰고 단어도 적어둔다. 지금도 외국어부터 한국어까지 처음 본 단어는 다 적어둔다. 메모가 아니라 단어 수집이라고 해야 하나?



굳이 이유를 말하라면 무엇이든 통합적으로 알아야 한다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 카피라이터도 단지 카피만 잘 쓴다고 일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다른 CD나 디자이너 업무에 대한 통합적인 이해가 있어야 일을 더 잘할 수 있다. 앞으로 광고 제작에서 카피라이터와 디자이너, CD의 일을 정확히 구분하는 것이 큰 의미가 있을까. 통합적인 일이 어떤 사람에게는 어려울 수 있지만 나에겐 잘 맞는 것 같다.



잠깐 놓고 쉰다. 장소를 다른 곳으로 옮겨본다든가 아니면 일을 접어뒀다가 출퇴근 시간에 한다. 버스를 타고 출퇴근하는 동안에 집중이 제일 잘 된다. 카피가 안 풀릴 때는 종종 버스안에서 카피를 쓴다.



국제광고제에 관심이 많아서 국제광고제 수상 작품을 많이 본다. 광고제에서 수상한 광고들을 보면 그 자체가 즐겁기도 하고 다른 방법으로 발상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똑같은 걸 다르게 표현하는 법을 배우기도 한다. 책이나 영화, 연극을 보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광고가 최고의 스승인 것 같다.



CM Song 가수를 해보고 싶다. 사실 한 번 해본 적이 있는데 류홍준 국장님 소개로 올해 월드콘 TV CM Song을 부른 적이 있다. 더 욕심 낸다면 성우도 해보고 싶다. 대학교 때 연극을 했었고 복식 호흡도 계속하고 있으니까 기회가 된다면 도전해보고 싶다.



이기관은 호기심 천국이다. 카피라이터는 평범함 속에서 특별함을 발견하거나 특별하게 만드는 작업을 해야 하니까 사물이나 현상을 항상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현재 작업하고 있는 한게임 테트리스 광고가 기억에 남는다. PT부터 광고제작까지 전 과정에 참여했다. 보기 드물게 TV, 인쇄, 라디오까지 통합적인 광고를 집행하고 있어 통합광고에 대한 경험도 얻을 수 있었다. 전달해야 하는 메시지도 정확하고 재미있어서 즐겁게 작업하고 있다.



시야가 넓은 카피라이터라는 평을 듣고 싶다. 경험도 많고 지식도 많고 수상 경력도 많아서 후배들에게 뭔가 나눠줄 수 있는 카피라이터.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다양한 문화와 생각, 크리에이티브를 가진 사람들이 모인 팀을 이끄는 카피라이터이고 싶다. 유럽의 경우는 한 광고 회사에 다국적의 사람들이 모여 있다. 그들이 모여 각자의 독특한 크리에이티브를 나누며 새로운 광고를 만들어내는데 개인적으로 그런 기회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 10년 후에는 나의 이런 바람이 광고계에 좀더 넓게 퍼져서 현실화됐으면 좋겠다.

이기관(CR2팀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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