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래마을, It Place
2009.09.14 11:11 HS Ad, 2009년 07-08월, 220호, 조회수:5710

트렌드 세터들은 청담동에 가지 않는다

누구나 찾는 법한 번화가를 버리고, 자신들만의 앞선 서브컬처를 향유하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곳을 찾아 떠나는 것이 트렌드 세터들의 본능이다. 그들의 이런 본능적 탐구심과 문화적 까칠함은 결국 대중의 관심 밖에 있던 그 무언가를 발굴해 낸다.

그들이 발견해 낸 것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되고 문화로 성장한다. 그렇다면 그들은 도대체 어디를 가며, 무엇을 먹으며, 어떤 것을 할까?

신사동 가로수길은 골목골목 아기자기한 옷 가게와 카페•레스토랑들로 가득한 곳이다. 인접한 압구정동에 몰렸던 인파들이 이곳으로 발길을 돌려 성장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지나친 유명세를 타면서 예전의 아늑했던 골목길은 지나가기 불편한 좁은 길로 느껴지기만 한다. 아쉬울 따름이다. 대중의 관심이 모아지는 순간 명소는 의미를 잃는다.



반면 반포동 서래마을은 ‘프랑스’라는 뚜렷한 컨셉트로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늘 복잡하고 바쁘기만 한 서울이라는 도시와는 대조적인 그 곳에서는 다른 어느 곳에서도 느낄 수 없는 여유로움이 배어난다. 느즈막한 아침에 일어나 먹는 브런치와, 이제는 남녀노소 즐기는 커피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또한 유럽의 영향을 받아 이태리와 프랑스, 그리고 오리엔탈 레스토랑들이 가장 많고, 그 외에 흔히 볼 수 있는 던킨도넛이나 파파로티 같이 간식거리로 좋은 가게들도 많다. 사실상 서래마을은 상업지역이 아니라 주택과 빌라들이 가득한 거주지역이다.

나 역시 16년째 살고 있지만, 어렸을 때를 생각해보면 다른 동네와 다를 게 하나도 없는 곳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프랑스의 국기 색깔인 파란색•흰색•빨간색으로 보도 블록이 깔려 있고, 언덕과 공원마저 ‘몽마르뜨’라는 이름이 붙었다.

서울 프랑스 학교 때문에 많은 외국인들이 살고 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베이커리나 와인 바들이 생겨나면서 지금의 낭만적인 유럽 시골 마을 풍경을 닮은 모습을 갖게 되었다. 정자동•삼청동 등 서래마을과 비슷한 류의 장소들은 서울에 참 많다. 하지만 서래마을만이 주는 안락함은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기 때문에 요즘 젊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오전에는 브런치를, 오후에는 커피를, 밤에는 와인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은 특별하다. 여기에서 친구들과 함께 와서 패션잡지를 보며 사랑 이야기를 나누고,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풀고 인생이 주는 진정한 아름다움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그렇다면 서래마을에 대한 강한 애착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그 누구보다 서래마을을 훤히 잘 알고 있는, 그리고 나름 이 시대의 트렌드세터라고 할 수 있는 20대의 내가 추천하는 잇 플레이스(It Place)는 어디일까?

 

이정실 | HS애드 인턴 / jeongsil@hotmail.com
나는 스타벅스를 마시고 명품 가방을 들고 강남에 살고 있다. 그럼 나는 된장녀일까 아니면 <섹스 앤 더 씨티>에서 나올 법한 소위 ‘잘 나가는 사람들’일까? 일하고 노는데 열정적이고 누릴 것을 다 누리고 살기 때문에 그만큼 타인의 부러움을 사는 삶을 살고 있는 게 아닐까? 나 같은 사람들을 미워하지 말자.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따라갈 수 있는 길을 미리 보고 있는 안목을 인정해주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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