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가 인상률보다 더 올리는 휘발유 가격
2010.06.15 03:11 소비자, 조회수:4275

 
 
 


김 재 옥 (소비자시민모임 회장)


지난해부터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국내에서 판매하는 휘발유, 경유 등의 가격이 인상되어 소비자들의 가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석유를 외국에서 수입해야만 하니 국제유가의 오르내림에 국내 유류제품의 가격이 영향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또 기후변화와 한정된 석유 자원을 아껴야 한다는 의미에서 절약하여야 한다는 논리도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이제 사치품이 아닌 생활용품이 된 휘발유 등의 제품에 과도한 세금을 정부가 부과하는 것에 대하여 문제 제기를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 소비자들이 구입해야 하는 유류가격은 적정한가 하는 것에 대해 그동안 많은 소비자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오를 때는 즉시 휘발유 판매가가 오르고 내릴 때는 왜 즉시 내리지 않느냐?”, “국제 유가가 오르는 만큼 적정히 국내 유류 판매가에 반영이 된 것이냐?” 등에 대한 의문이었다.

국내에서 판매하는 휘발유의 가격형성은 아주 복잡하다.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의 가격은 2주 전의 국제유가에 정유사의 정제비용, 유통마진 등이 첨가된 세전가격이 정해지고, 여기에 정부가 부과하는 각종 세금이 합쳐지고, 주유소의 유통마진이 합쳐져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휘발유 가격이 정해진다.

즉, 소비자지불비용의 구성비율은 국가(세금), 국제휘발유가, 주유소, 정유회사(유통비용) 순인데, 소비자시민모임의 석유시장감시단(단장 : 송보경)의 2010년 3월부터 4월 말까지 2개월, 9주의 석유(휘발유)시장 분석결과 국제 휘발유가격 인상폭보다 정유사 공급가와 주유소 판매가의 인상폭 높은데 특이 사항은 국제휘발유가격이 인상되면서 정유사 유통비용과 주유소 유통비용 및 마진이 단계적으로 더 높아졌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3월 1주부터 4월 4주까지의 소비자 판매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2주 전의 두바이유, 국제휘발유가격은 배럴 당 83.9달러에서 92달러로 8.1달러 인상되었는데 같은 기간 환율은 달러당 1149원에서 1115.3원으로 인하되었다.

즉, 국제 휘발유가격은 1리터당 3월 1주보다 4월 4주에 38.8원 인상되었지만 세전 정유사 공급가는 53.6원, 정부의 세금을 합한 세후 정유사 공급가는 59원, 주유소 판매가는 65.7원이나 인상되어 국제 휘발유가 인상폭인 38.8원보다 세전, 세후 정유사 공급가는 각각 1.38배와 1.5배, 주유소 판매가는 1.69배나 인상폭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정유사나 주유소들이 환율이 내려가서 유가가 많이 오를 이유가 적은데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이를 꼼꼼히 따져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이용하여 유가 인상을 틈타 매주 슬그머니 유통비용을 올려 소비자공급가를 상승시키고 이는 다시 주유소 판매가에 영향을 미쳐 소비자에게 휘발유 가격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주유소가격도 정유회사별로 가격 차이가 많이 나 소비자들이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구매할 필요가 있다.

3, 4월의 주간 정유사별 주유소가격 차이를 비교해보면 SK에너지가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고, 최저가는 현대오일뱅크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이 자동차에 주유할 때 몇 십 리터씩을 넣는다고 할 때, 또한 전국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휘발유의 양을 볼 때, 리터당 몇 십원의 인상액은 사실 엄청난 소비자들의 추가 지출비용이 되고 있는 것이므로 유류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또한 어떤 정유사, 주유소가 가격이 비싸고, 싼지 꼼꼼히 따져서 구매함으로서 주유소 판매가격을 적정하게 내리도록 하는 소비자 행동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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