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글로벌 시장환경 동향과 광고산업
2024년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국가 간 충돌이 지속되면서 힘의 균형 다극화, 글로벌 경제 세분화, 디지털 경제 단편화의 국제 정세가 예상되고 있다. 2023년 초 본격화된 생성형 인공지능의 확산으로 국가와 문화 간 경계 없는 소통이 이뤄지는 동시에 국가 주도의 사이버 위협 지속과 신흥 기술 규제 경쟁, 데이터 보호주의 등 디지털 경제 단편화로 글로벌 기업 활동이 위축되고 있는 복잡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대내외적인 불황(고물가/고금리에 따른 내수 부진, 침체된 대중국 수출과 반도체 수출), 글로벌 경기둔화, 중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 등으로 2024년 국내 광고시장도 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23년 단계적인 일상 회복을 넘어 2024년은 완전한 일상 회복으로 전환되면서 소비 확대가 예상되며 AFC 아시안컵 카타르 2023, 4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7월 파리 올림픽의 이벤트로 2024년 상반기 광고시장은 전반적으로 활기가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예상도 혼재되어 있다.
광고시장에서는 인공지능이 활용이 확산되면서 마케터의 70%이상이 생성형 AI를 업무에 활용하거나 추후 활용 의사를 보이고 있어, 2024년 인공지능 사용의 범위는 광고 콘텐츠 제작부터 퍼포먼스까지 마케팅 업무 전반에까지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다. 옥외광고 역시 광고의 제작-기획-유통 전반이 인공지능이 적용된 환경으로 전환되는 ‘인공지능 전환기인 2024년’이 될 것이다.
2024년 옥외광고 5대 트렌드: DOOH - ABCDE
그 어느 때 보다 변화무쌍한 한 해가 될 2024년 광고산업에서 옥외광고는 어떻게 변모할 것인가? 본고에서는 변화의 약자를 따서 ‘2024년 옥외광고 5대 트렌드 – DOOH - ABCDE’라는 테마로 정리해 보았다.
A - 옥외광고에서의 증강 경험 (Augmented Experience in Digital OOH)
DOOH에 증강 현실(AR)을 통합하는 방법은 소비자에게 독특하고 기억에 남는 방식이며 소비자를 참여시킬 수 있는 광고기법으로 마케터들에게 인정받고 있다. 2021년 Grand View Research의 연구에 따르면 글로벌 AR 시장은 광고/마케팅 분야에서 특히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한다(Grand View Research, 2021). AR 기술이 접목된 옥외광고를 통해 단지 시선을 사로잡는 것을 넘어 온라인으로 소비자를 유도할 수 있으며, 소비자는 새로운 수준에서 참여가 가능해지며, 나아가서 소셜 미디어를 통한 경험 공유가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과 옥외 공간의 물리적 요소가 결합되어 차별화된 콘텐츠 제공도 기대할 수 있다(Elvina Densy, 2023). 현재는 모바일 기기를 통해서 현실과 가상을 연결하고 있지만 추후 AR글라스 시장이 2024년 말 출시될 애플 글라스(Apple Glass) 이후 크게 확대된다면 보다 편리한 증강현실 경험도 가능할 것이며 이를 활용한 마케팅도 크게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다.
B - 빅데이터를 통한 맞춤 옥외광고 (Big Data & AI Personalization)
2024년에는 생성형 인공지능(Gen AI)을 사용하여 실시간 트렌드에 적응하는 보다 개인화되고 지역 중심의 맞춤 크리에이티브를 만드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23년에 선보인 캠페인들의 완성도가 24년에는 크게 보강될 것으로 기대한다. LG, 삼성, 퀄컴과 인텔 등 선두 글로벌 IT 공룡들이 인터넷 연결 없이 기기에서 인공지능(AI) 기능한 온디바이스 AI를 속속 출시하면서 2024년은 진정한 “빅데이터와 AI의 만남”이 가능해질 한 해가 될 것이다. 구체적으로 기존에 크라우드까지 소비자 데이터를 전송하지 않더라도 디지털사이니지에 장착된 소형 프로세서에서 소비자 데이터를 실시간 처리하게 될 것이다.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한 SUBWAY의 디지털 광고보드 / 출처: https://www.thedrum.com
C - 지역사회 타겟팅 캠페인 (Community-Centric Campaigns)
소비자들이 본인의 지역사회와 관련된 이야기에 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옥외 캠페인은 역사적으로 해당 지역의 전문가가 특정 지역 내에서 구매했지만, 더 많은 글로벌 OOH 인벤토리가 SSP(Supply-Side Platform, 여러 애드 익스체인지에서 퍼블리셔의 광고 노출 지면을 관리하는 기술 플랫폼)에 올라가고 더 많은 SSP/DSP 통합이 이루어지면서 국가 또는 지역 외부의 광고를 타겟팅하는 것이 더 쉬워질 것이다. 글로벌 광고주가 로컬 매체사와 직접적 연결 없이도 실시간 소규모 커뮤니티 단위의 타겟팅을 하는 것이 현실화될 것이다.
DALL-E를 활용한 생성한 커뮤니티와 연결된 광고 메시지
D - 실시간 프로그래매틱 구매 (Real-Time Bidding and Programmatic OOH)
프로그래매틱 구매는 실시간 입찰을 통해 광고 공간을 자동으로 구매하는 현대적인 디지털 마케팅 기법이다. 이 방식은 전통적 OOH 광고에 혁명을 가져오고 있으며, 마케터들에게 더욱 효율적이고 타겟팅된 광고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크리에이티브 전달 분야의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DCO(Dynamic Creative Optimization: 동적 광고안 최적화)가 가능해지면서 프로그래미틱의 잠재력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실시간 입찰은 광고주들이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광고를 배치(동적 타겟팅)할 수 있게 해주며, 이는 전통적인 OOH 광고 방식보다 큰 유연성과 광고지출의 최적화라는 장점을 제공하고 있어 큰 호응을 얻을 것이다.
E - Eco-Conscious OOH Advertising (환경을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OOH광고)
옥외광고산업은 광고 운용에 있어서 상당한 전기량을 소모한다는 점에서 환경단체들과 갈등을 겪어왔다. 친환경 이슈가 계속되는 가운데 탄소배출 감소를 위해 태양열 혹은 에너지 효율이 좋은 옥외광고판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에서는 이미 선두 OOH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미디어 사업 정책을 선포한 바 있다. 실례로 Broadsign(https://broadsign.com)은 탄소 배출 감소 계획을 공개(배출량 27% 감소)하고 2023년 연말 지속 가능성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국내 옥외광고 산업 역시 장기적으로는 세계적인 움직임에 맞춰 재생에너지를 활용할 것으로 보이며 재활용할 수 있는 친환경적으로 만든 광고판 활용이 요구된다. 이는 ESG경영이라는 맥락에서 중요할 뿐 아니라 기업의 친환경적 요소 활용 여부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세계 DOOH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 K-DOOH
광고산업이 고전하는 가운데 DOOH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WARC(https://www.warc.com)에 따르면 2023년 디지털 옥외 광고(DOOH)에 대한 광고 투자는 전년 대비 13.2% 증가해 글로벌 시장 규모는 115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WARC에 따르면 DOOH는 글로벌 OOH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0년 17.8%에서 29.4%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나아가 2027년에는 글로벌 옥외광고 비용의 45%는 디지털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VISTAR MEDIA, 2024).
2024년 한국에서 옥외광고의 성공은 기존의 제한된 광고주의 광고비를 어떻게 디지털 옥외광고로 편입시킬 수 있을지에 달려있다. 여기서 중요한 열쇠가 되는 것이 바로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전환’이다. 글로벌 미디어 기업인 그룹M은 2024년 AI가 전체 광고 수익의 최소 절반 이상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또, IPG의 CEO인 필립 크라코프스키는 "창의성과 AI가 점진적으로 상승작용을 거둘 것이란 점은 의심의 여지가 거의 없다"면서 창의성과 인공지능의 결합을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인공지능의 발달에 따라 광고 부문에서 대규모 인력조정이 이뤄지고 있어 우려가 크다. 구글은 2023년 12월 자사 광고 부문에 인공지능을 도입한 여파로 대규모 인사 개편(약 3만명의 광고 관련 인력 해고)을 진행할 것을 고지했다. 메타도 23년 2만 1천 명을 아마존은 2만 7천 명을 해고한 바 있다. 해고 대상 다수가 AI광고 자동화에 따라 사라지는 광고 인력이라는 점이 씁쓸하다. 인공지능의 도입에 따른 광고업계 종사자들의 직업 안전성이라는 부작용도 함께 고려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세계 IT를 선도하고 있으며 K컬처로 글로벌 문화를 이끌고 있는 한국에서 세계적인 DOOH 캠페인들이 등장할 가능성은 상당하다. 특히 2024년은 한국 DOOH의 역사에 있어서 상징적인 한 해가 될 것이 분명하다. 2023년 12월 28일 행정안전부는 국내 3개 지역(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서울 명동 관광특구 및 광화문광장)을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에 추가해서 뉴욕 타임스퀘어, 일본 오사카 도톤보리, 영국 런던 피카딜리서커스 등과 같은 관광명소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2024년, 광고산업에 대한 불안한 예측을 일소하고 첨단의 인공지능과 K컬처의 창의성으로 또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이라는 도시 랜드마크들을 통해 K-DOOH가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것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