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Scope] AI 시대와 충돌하며, 다시 새겨진 크리에이티브의 본질
광고계동향 기사입력 2026.02.23 10:37 조회 71
 
AI 시대와 충돌하며, 다시 새겨진
크리에이티브의 본질

글 우다영 프로 | PTKOREA


기술 앞에서 생긴 의심
3년 전, AI가 막 수면 위로 올라오던 시기였습니다. 업계 곳곳에서 새로운 기술에 대한 이야기 들이 빠르게 번져 나갔고, 인터넷 포럼과 기사 제목 속에는 ‘혁신’과 ‘대체’라는 단어가 반복적으로 등장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놀라움과 기대 속에서 변화를 이야기했지만, 저는 그 흐름을 바라보며 쉽게 정리되지 않는 감정을 느꼈습니다.
 
기술 자체가 두려웠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그 기술이 크리에이티브의 영역까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는 사실이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겨왔던 역할과 감각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하나의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AI가 인간의 감정을 터치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이후의 모든 고민과 선택의 출발점이 됐습니다.
 
AI를 직접 다루기 시작하면서 작업 환경은 분명 이전과는 다른 속도를 갖게 됐습니다. 짧은 시 간 안에 결과물이 만들어지는 경험은 기술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를 체감하게 했습니다. 다만 그것이 곧 크리에이티브의 완성도를 의미하는지는 쉽게 판단할 수 없는 문제로 남아 있었습니 다. 결과물을 반복해서 마주할수록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 남았습니다. 잘 만들어졌다는 인상과 마음이 쉽게 움직이지 않는 감정 사이에서 저는 그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지 못한 채 막연 한 위화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실험으로 얻은 확신
그 위화감은 결국 하나의 작업으로 이어졌습니다. ‘AI로 만든 애니메이션이 감정을 전할 수 있 을까?’ 이 질문에서 출발해, 2024년 광고회사 안에서 첫 단편영화를 제작하게 됐습니다. 익숙한 상업광고의 문법을 잠시 벗어나 성과나 효율보다 감정의 전달에 집중해 보고 싶었습니 다. 기술을 보여주기 위한 작업이 아니라, 기술로 감정을 이야기해 보자는 시도였습니다. AI가 만들어낸 장면들은 분명 인상적이었지만, 그 장면이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고민이 필요했습니다. 기술적으로 가능한 선택과 감정적으로 설득력 있는 장면 사이에서 여러번 멈추고 다시 조율해야 했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분명해진 것이 있었습니다. 아무리 기술이 정교해져도 설명되지 않는 지점은 존재하며, 그 지점에서 인간의 감각이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완 성도는 갖췄지만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장면들, 정답처럼 보이지만 오래 남지 않는 이미지들 속에서 저는 오히려 인간의 감각이 쉽게 대체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게 됐습니다.
 
화면 속 인물의 시선과 빛, 그리고 정지된 순간에 남는 여운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AI와 인간의 감정이 함께 작동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단편영화는 세 개의 국제 영화제에서 수상했습니다. 무엇보다 의미 있었던 것은 ‘AI 부문’이 아니라 정통 애니메이 션 카테고리에서 평가받았다는 점이었습니다. 기술의 새로움이 아니라 이야기와 감정의 밀도 를 중심으로 평가받았다는 사실은 AI를 바라보는 제 시선을 분명히 바꿔 놓았습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방법
이 단편영화를 통해 얻은 경험은 이후 실제 광고 캠페인 작업에서도 중요한 참고가 됐습니다. 그렇게 제작하게 된 것이 유한킴벌리 산불 경각심 캠페인을 위한 AI 영상이었습니다. 저는 AI 를 단순히 효율을 높이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산불로 잃어버린 숲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보다, 그 상실을 사람들이 어떻게 느끼게 할 것인지를 먼저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불길이 번지는 직접적인 장면 대신, 작은 생명이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순간에 시선을 두었습니다.

영상이 공개된 이후, 예상보다 빠르게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공개 일주일이 채 되기 전에 유튜 브 조회수는 200만 회를 넘어섰습니다. AI는 그 장면을 구현하는 데 도움을 주었지만, 어떤 이야기를 전할지에 대한 결정은 끝까지 사람의 몫이었습니다. 이 영상은 경각심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인간의 무심함이 남긴 흔적을 되짚어보게 만드는 하나의 메시지였습니다.

다시, 질문
사람들의 반응을 지켜보며, ‘AI가 인간의 감정을 터치할 수 있을까?’라는 처음 던졌던 질문은, 가능성을 가늠해 보는 물음에서 기술보다 먼저 떠올려야 할 크리에이티브의 기준으로 무게가 옮겨졌습니다. AI는 제게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하고, 감정을 표현하게 만든 동반자이자 자극제가 됐습니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일수록 변하지 않는 감정과 의미를 지켜내는 일이 여전히 크리에이티브의 본질이라 믿습니다.

지금의 저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기술을 어떻게 쓰느냐보다 그 기술로 무엇을 느끼게 할 수 있을지를 계속해서 고민하는 일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통해 같은 시대를 살 아가는 광고인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AI는 두려움이나 효율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더 깊은 이야기를 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하나의 언어라는 것을요. 기술보다 마음을 먼저 움직이 는 사람, 그 사람이 결국 이 시대의 크리에이티브를 이끌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
* AI Scope는 AI로 인한 변화와 흐름 속에서 광고인의 시각과 업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연재 기사입니다.

adz 1/2월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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