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리콜에 대한 기업의 자세
소비자 기사입력 2010.08.20 04:14 조회 4264








글 ㅣ 유 경 모 (기업소비자전문가협회 회장)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이면서 세계 자동차 업계에서 높은 명성을 자랑하던 도요타의 리콜 사태를 되짚어 본다. 도요타는 경쟁사에 비해 가격대비 고품질이 가능한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거침없이 성공의 길을 향해갔지만, 최근의 소비자 트렌드인 안전이나 안심에 대한 소비자의 높은 관심을 등한시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과거의 성공요인과 기업의 명성 유지에만 집착했던 기업의 태도는 결과적으로 고객의 소리(VOC)로부터 품질, 서비스의 문제점을 찾아내어 초기에 소비자 안전을 예방하는 개선활동이 약화되었고, 소비자 안전이슈가 광범위하게 확대되기 전의 리콜 타이밍을 놓치면서 글로벌 이슈가 되는 대규모의 리콜사태를 낳았다. 무엇보다 기술적 결함문제를 은폐하려고 했던 기업의 태도는 도요타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게 했다. 이 사건은 고객의 소리(VOC)를 경영에 반영하고 소비자 안전을 고려한 적시의 리콜 의사결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시사하고 있다.

‘리콜’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서는 소비자 안전을 위협하는 제품의 결함을 줄여나가기 위한 품질향상 노력이 요구된다. 기술혁신으로 품질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지만 제품의 결함을 완전히 제거하기란 어느 기업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에 리콜은 기업 경영에 반드시 고려해야 할 관문 중 하나이고, 이와 관련해서 기업은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기업의 수익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수익성이 그 전부는 아니며, 기업의 활동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는 기업 스스로도 잘 인식하여야 한다.

제품결함이 발견되었을 때 과감하고 신속하게 리콜을 결정하는 데에는 ‘소비자 안전’이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설정되어야 한다. 그러면 기업의 구성원들은 소비자를 보호하려는 인식이 확산될 것이다. 소비자의 안전을 도모하는 데는 정부의 노력이나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지만 소비자에 대한 기업의 올바른 인식이 중요한 것이다. 즉, 소비자를 존중하는 인식이 기업의 철학에 반영되어야 한다.

기업은 소비자들에게 결함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실망감을 안겨주었더라도, 리콜을 통해 기업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로 삼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발생 초기 신속하게 결함을 인정하고 리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남는 장사’라고 입을 모으기도 한다.

리콜의 유형은 자발적 리콜과 강제적 리콜로 나뉜다. 자발적 리콜은 「소비자기본법」상 ‘자진시정조치’를 의미하며, 소비자에게 제공한 물품 등의 결함으로 소비자에게 위해를 끼치거나 끼칠 우려가 있는 경우 해당 사업자가 당해 물품에 대하여 수거·파기·교환·환급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을 말하며, 강제적 리콜은 정부의 ‘시정명령’에 의한 것으로, 기업대신 정부가 나서서 당해 물품에 대해 조치를 취하는 것을 말한다. 자발적 리콜은 제품의 결함을 잘 파악하고 있는 기업 입장에서 시간과 비용을 최소한으로 아끼면서 대응 방안을 내놓을 수 있다. 반면 강제적 리콜은 정부가 결함정보를 수집하고 원인을 분석, 입증, 대응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피해가 확산될 수도 있고 비용 낭비가 클 수 있다. 이러한 탓에 정부에서도 가급적 강제리콜 대신 사업자의 자발적 리콜을 유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결함이 발견된 제품을 생산한 기업이 가장 적절하게 신속한 조치를 취하는 자발적 리콜을 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 볼 수 있다. 자발적 리콜이 단기적으로는 기업에게 회수비용이나 보상비용, 이미지 훼손 같은 비용 요소로서 손해를 보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신규고객 유치비용, 홍보비, 광고 선전비 기타 대외비용을 감안하면 리콜조치를 취함으로써 기존고객을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에 투자하는 것이 기업 입장에서는 훨씬 이득이 될 수 있다.

한편 리콜이 정착되기 위해서 기업의 일방향적인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리콜을 통해 스스로 결함을 인정하고 안전 조치를 강구하는 기업을 언론과 소비자가 신뢰해주는 역할도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 리콜 제품에 대한 인식이 아직까지 부정적인 것도 기업들이 리콜을 주저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은 리콜을 할수록 소비자의 신뢰도가 높아진다고 생각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리콜제품과 불량품을 동일하게 생각할 수 있는데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오해가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며, 리콜을 통해서 소비자들은 보다 우수한 제품을 제공받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정 제품에 이상이 있을 경우 리콜이 아닌 일반 수리를 하게 되면, 문제가 아직 발생되지 않은 소비자는 문제를 모른 채 제품을 사용할 것이다. 그러나 리콜을 실시하면 문제를 겪지 않은 소비자도 결함을 미리 수리해 피해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리콜은 소비자를 위한 제도로 풀이될 수 있다. 따라서 언론과 소비자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될 때 더욱 자주적이고 적극적인 리콜결정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건전한 리콜 정착과 산업의 발전을 위한 정부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규제와 강제를 통한 정책실현은 한계가 있으며 기업은 스스로 무한 경쟁과 소비자의 의식 수준 향상 앞에 생존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정부는 건전한 기업 활동과 소비문화를 위한 자발적 의식 전환의 선도 역할에 힘을 실어야 할 것이다. 리콜을 회피하는 기업에 대한 규제와 소비자의 의식 전환을 유도하고, 자금부족으로 리콜을 망설이는 중소기업에는 리콜에 따른 손실금을 보조해주는 등 방안을 강구하여 리콜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또한 선진국의 제약분야와 같이 제품 결함 발생 시 소비자 안전과 위해성 평가 실시 및 등급에 따라 리콜 조치시 대외공표에 대한 기준의 차등 적용 등을 통해 리콜을 자발적으로 활성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그리고 정부와 소비자단체가 함께하는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되는 소비자 상담 유형을 기업과 소비자상담센터에서 공유하고, 협의체를 구성하여 문제가 발생하는 제품에 대해 기업의 신속한 개선을 유도함으로써 리콜을 사전에 예방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또한 기업은 리콜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 제품을 만들 때 단위 공정별 전 과정에 걸쳐 품질 관리 전담부서를 두어 철저히 제품 신뢰성과 관련한 시험, 교육, 관리, 감독을 하는 등 끊임없는 노력이 요구된다. 그리고 소비자 접점 부서를 통해 경영층과 관련 부서에 끊임없이 고객의 소리(VOC)를 바탕으로 제품 및 서비스의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보고하고 경영에 반영되도록 하여야 한다.

리콜의 본 취지대로 효율적인 운영과 기업의 자발적이며 긍정적인 참여를 위한 여건 조성을 위해서는 기업, 소비자, 정부 간의 상호 의식 전환과 노력이 필요하며, 기업들은 소비자 안전에 대한 사회적 책임 인식 확산을 통해 자발적 리콜 문화가 활성화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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