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ISSUE] 광고모델 계약의 뜨거운 감자, 품위유지조항
대홍 커뮤니케이션즈 기사입력 2011.11.25 04:14 조회 8743






| 글 | 정원일(법무법인 나은 변호사)
| 일러스트 | 김예니



최근 일부 유명 연예인들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서, 해당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기용한 광고주 입장이 난처해지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품위유지조항’ 위반을 들어 위약금을 청구할 수 있지만, 모델과 광고주 간의 품위유지의무를 둘러싼 공방은 언제나 팽팽하다. 광고모델의 품위유지와 관련된 법률 문제를 살펴보자.




보통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의 ‘광고출연/협찬 계약 (Endorsement Agreement)’에는 이른바 ‘품위유지조항(Morals Clause)’이라는 것을 두게 된다. 즉 광고에 출연하는 연예인이나 스포츠 선수에게 해당 기업(광고주)이나 상품(서비스)의 이미지에 해가 될 행동을 해서는 안 되는 의무를 부담시키는것이다.

구체적인 계약서 문구는 각각의 경우에 따라 다르나, 대략적으로 “광고모델은 계약 기간 중 자신의 귀책 사유로 인해 사회적·도덕적 명예를 훼손함으로써 광고주의 제품 및 기업 이미지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정도의 문구가 많이 사용된다. 그리고 광고모델이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하면 광고주는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할 수 있고, 광고모델에게 소정의 위약금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다. 광고주가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등의 광고모델에게 거액의 출연료를 지급하는 이유는 해당 모델이 가진 긍정적인이미지를 자신들의 상품 내지 서비스와 연계해 소비자의 구매 욕
구를 불러일으키는 데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와 같은 조항의 필요성과 타당성은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



의무의 범위를 둘러싼 공방



품위유지의무와 관련해 가장 주목받은 사건으로는 故 최진실 씨 광고사건을 들 수 있다. 최진실 씨의 이혼 과정에서 이런저런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자, 최진실 씨를 아파트 광고모델로 기용한 광고주(건설 회사)가 기업 이미지가 실추되었다며 계약위반 및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이다. 1심 법원은 광고주의 주장을 받아들였지만 항소심에서는 결과가 뒤집혔고, 다시 광고주가 대법원에 상고하자 대법원은 결국 광고주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광고출연/협찬 계약에 포함된 품위유지조항의 유효성을 인정하고 그 구체적 의미와 효력에 대해 판결했는데, 특히 “모델 자신의 책임이 아닌 사유로 인해 그 이미지가 손상될 수 있는 사정이 발생한 경우라 하더라도, 적절한 대응을 통해 그 이미지 손상을 최대한 줄여야 하는 계약상의 의무를 진다”고 판시해 모델이 준수해야 할 의무의 수준을 적극적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유지해야 하는 의무는 물론, 타인의 귀책에 의해 이미지 손상이 우려되는 경우, 이를 최소화하도록 대처해야 할 의무까지 포함시켰다. 이는 품위유지의무의 범위를 상당히 넓게 인정한 것 으로 광고주 입장에선 고무적인 판결로 평가된다.

품위유지의무 위반 여부가 문제되는 사안을 보면 광고모델 측에서 ‘내가 저지른 일이 아니지 않느냐. 나야말로 피해자다’라는 식의 항변을 하는 경우가 자주 있는데, 앞으로는 광고모델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발생한 사건에서도 ‘광고모델이 이미지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면 광고주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광고모델의 품위유지조항이 우리 대법원에 의해 그 효력이 인정되고 의미가 확인되었더라도, 개별 사안에서 광고모델이 품위유지조항을 위반했는지의 여부는 구체적인 사실 관계와해당 계약서의 문구 해석을 통해 판가름 날 수밖에 없다.



품위유지조항 협상 시 유의 사항



우선 어떤 행동이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해당되는지가 문제다. 당연한 얘기겠지만,광고모델 측에서는 되도록이면 품위유지의 범위를 좁게 규정하기를 원할 것이고,광고주는 그와 반대의 입장에 서게 될 것이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금지되는 행동의 범위와 의미를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나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순히 ‘기타 광고주의 이미지를 해할 염려가 있는 일체의 행위’와 같은 추상적인 기재는 얼핏 봐서는 광고주에게 유리한, 아주 강력한 조항인 것처럼 보이지만, 후일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 ‘도대체 어떤 것이 광고주의 이미지를 해할 염려가 있는 행위인지’에 대해 법원의 판단 여지(재량)를 제공하게 되는 불완전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개인(유명인)의 사생활의 자유나 직업 선택의 자유에 대해 매우 관대한 입장을 취하는 일부 재판부 입장에서는 그와 같은 추상적인 조항이 오히려 유명인을 면책시켜줄 수 있는 빌미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 따라서 되도록이면 그와 같은 판단의 여지가 없도록 문제되는 행위를 구체적으로 나열하고, 그와 같은 조항에 대해 상대방(광고모델)이 충분한 법적 검토와 협상을 거친 후 계약서에 서명했음을 확인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음으로 유명인의 행위가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해당하는 경우, 어떤 내용(수준)의 페널티가 가해지도록 정할 것인지를 살펴보자. 여기에는 계약 해지, 계약금 몰수, (추가적인)손해배상 청구, 위약벌 청구, 사과 성명 발표 등 여러 가지 옵션이 있을 것이고, 어느 범위까지 포함시킬 것인지 역시 계약 당사자 간의 지명도와 협상력의 열위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계약서상 지나치게 고액의 손해배상금을 미리 정해놓는 것은 나중에 법원에 의해 그 효력이 일부 부인된다.

광고모델이 각종 사고나 루머로 구설수에 올랐을 경우, 광고주입장에서는 품위유지조항 위반을 주장해야 할지, 법적인 문제를 떠나 비즈니스적인 판단이 필요한 민감한 문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광고모델의 품위유지의무 위반을 들어 거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그와 같은 사실을 언론 보도를 통해 공표하는 것은 자칫 사건의 본질을 명예와 이미지가 아닌 금전 문제로 격하해 광고주에게도 좋지 않은 이미지를 안겨줄 위험이 있다. 물론 그만큼 브랜드 이미지의 가치가 크다는 점을 역설적으로 광고하는 측면도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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