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년을 맞이한지도 어느새 4주가 넘어가고 있다. 시작을 맞이한 모두의 시점과는 다르게 마무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마무리는 곧 시작이니까, 모두의 시작을 응원하는 마음에서 좋은 브랜드는 마무리를 어떻게 지어왔는지 흥미로운 사례들을 모아 왔다.
1. 80년의 아이콘과 작별하는 법: 폭스바겐 'The Last Mile'
폭스바겐은 2019년, 브랜드의 근간이었던 '비틀(Beetle)'을 단종하며 90초 분량의 헌정 애니메이션을 공개했다. 비틀과 함께 소년에서 노인이 된 남자의 일생을 비추며, 마지막에 비틀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연출로 작별을 고했다. 비틀이 고객과 함께한 추억들과 작별하는 모습을 묘사하고, 비틀을 사랑했던 배우 케빈 베이컨, 앤디 워홀 등이 카메오로 등장한 연출은 비틀이 얼마나 큰 애정을 받은 차종이었는지를 보여주는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Volkswagen Beetle: The Last Mile / 출처: Ads of Brands 유튜브
소비자 반응
전 세계 비틀 팬들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첫 차였던 비틀에 대한 추억을 공유하며 자발적인 추모 열풍이 불었다. 단순히 '단종'이라는 차가운 단어 대신 '아름다운 작별'로 받아들여졌다.
캠페인 결과
해당 영상은 수천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폭스바겐이 전기차 브랜드(ID 시리즈)로 완전히 전환한다는 비전을 대중에게 가장 우아하고 강력하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2. 25년의 '빨간 봉투'를 보내며: 넷플릭스 'DVD 서비스 종료'

스트리밍 시대를 연 넷플릭스의 시작은 '빨간 봉투'에 담긴 DVD 우편 배송이었다. 2023년 이 서비스를 종료하며 넷플릭스는 마지막 고객들에게 랜덤으로 최대 10장의 DVD를 추가 배송하는 깜짝 이벤트를 열었다. 넷플릭스의 근본이 DVD 사업임을 알리면서 그 가치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기획이었다.
소비자 반응
"마지막 선물에 눈물이 났다."는 후기가 레딧(Reddit)과 X(트위터)를 도배했다. 서비스가 종료됨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은 배신감 대신 넷플릭스가 자신들의 충성도를 기억해 준다는 정서적 유대감을 느꼈다.
캠페인 결과
자칫 '구식 서비스의 폐기'로 보일 수 있었던 지점을 브랜드의 뿌리를 예우하는 팬 서비스로 승화시켰다. 이는 넷플릭스의 브랜드 로열티 지수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3. '카드'라는 이름표를 떼는 자신감: 마스터카드 'Symbol-only'
마스터카드는 로고에서 50년 넘게 유지해 온 텍스트인 'mastercard'를 지우고 두 개의 원형 심볼만 남겼다. 물리적인 카드가 사라지고 디지털 결제가 주류가 된 시대의 흐름을 전면으로 수용한 결단이었다. 단순한 로고 변경이 아니라 금융 서비스로서의 선언을 의미하는 캠페인이었으며, 작은 변화로도 브랜드의 큰 이야기를 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럼 이름 없이도 증명되는 '글로벌 아이콘'의 반열에 올랐다.
마무리를 다룬 이유
제시한 3가지 사례들은 지금 준비하는 프로젝트가 어떤 브랜드의 리브랜딩이기 때문에 가장 관심 있는 부분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이 블로그 글 생활의 마무리를 함께 전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사람에게도 브랜드에게도 마무리라는 단어는 때로 기운이 빠지게 만들고 누군가에겐 서운함을 안기지만, 사실은 가장 중요한 순간이다. 무언가를 매듭짓는 입장에서 어떤 게 좋은 마무리인지 고민해 보기에도 좋은 주제였다고 생각한다.
성공적인 마무리 캠페인들을 근거로 생각해 봤을 때, 과정이 어땠는지와는 별개로 그 과정을 소중히 했고 앞으로도 소중히 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 '좋은 안녕'이다. 특히 그 역사가 오래될수록 소비자들은 이 진정성 앞에서 언젠가 그 브랜드를 만났던 순간을 추억하며 함께 안녕을 준비하게 된다. 마무리를 해야 한다면, 지나온 과정에 대한 존중을 위해 이런 순간을 만드는 것이 가장 자신을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만 2년의 짧은 활동도 좋은 마무리가 되었길 바라며 이만 줄인다.
조희영의 의식 흐름 공부 2026.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