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10초의 해석
광고계동향 기사입력 2025.06.18 11:53 조회 131
 
우리가 몰랐던 10초의 해석
기아 × 우효 콜라보레이션 캠페인

글 정병준 시니어 매니저 | 이노션 BX2본부 3팀



# Intro
어느 날부턴가, 일부 채널의 메인 뉴스가 시작되기 전 시선을 붙잡는 낯선 영상. 어렴풋한 감성의 멜로디와 함께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차가운 정보 대신 따뜻한 여운을 남기는 장면들. 몇 달 전까진 동화 같은 분위기의 로켓들이 날아다녔던 것 같은데, 이제는 화면을 바라보고 있는 인물과 텍스트들의 움직임이 화면을 채우고 있습니다.

이 소재들은 ‘23년부터 시작한 ‘기아X우효 콜라보레이션 캠페인’입니다. 정해진 캠페인 기간도 없습니다. 난해할 수도 있고, 하물며 성우 목소리도 없습니다. 분명 자동차 광고인데, 자동차는 보이지 않습니다. 차와 어떠한 연관이 있는지 궁금증이 생기는 참신한 이 영상. 기아는 도대체 왜 이런 캠페인을 시작했을까요? 기아의 시보 광고는 이런 불편한 시선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시보 광고는 표준 시간을 고지하는 짧은 10초 동안 광고 소재가 노출되는 상품입니다. 보통은 브랜드가 당시에 집행하는 소재들을 짜깁기해 송출하는 것이 익숙한 형태입니다. 한편에서는 10초라는 짧은 시간으로 한정된 채널임에 따라, 브랜드 철학과 미래 비전을 전달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기아 역시 긍정·부정적인 이슈들이 다뤄지는 메인 뉴스 시작 전에 노출되는 만큼 소재의 형태도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사회 통합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 좋은 창구이자 기아의 변화된 가치와 철학을 보여주는 공간. 기아는 브랜드 철학인 ‘Movement that inspires’를 시청자들이 스스로 의미를 되짚어 볼 수 있도록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했습니다. 이제부터 기아와 함께 새로운 시각에서 시작한 소재의 배경을 말씀드리겠습니다.


# 10초의 틈, 브랜드 철학 담다
최근 몇 년 동안 ‘요즘 기아 많이 달라졌다!’라고 느끼신 적 있지 않으신가요? 아마 자동차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달라진 차종들의 디자인에서부터 그 변화를 체감하고, 마케팅 활동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성수 홍보관 등에서 두각을 보이는 기아의 행보로 알게 되셨을 것 같습니다. 이 같은 변화는 2021년 기아의 대대적인 브랜드 리뉴얼과 함께 시작했습니다. 기아는 기존에 사용하던 ‘KIA MOTORS’라는 이름에서 과감히 Motors를 탈피하고, EV시장 선도와 적극적인 파트너십, 그리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어 가려는 급진적이고 도전적인 모습을 대중들에게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기아는 새롭게 정의한 ‘크리에이터’라는 브랜드 페르소나답게,‘시간’과 ‘공간’을 창조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단순한 물리적 이동 아닌 움직임 통한 영감 제공. 같은 배경으로 기아는 시보 광고 또한 새로운 영감을 주는 ‘시간’과 ‘공간’으로 해석했습니다. 시청자들의 마음을 한층 따뜻하게 감싸주는 ‘시간’, 정보 전달 프로그램 바로 앞에서 사회 통합적인 메시지를 던질 수 있는 ‘공간’. 이처럼 광고를 통해서 시청자들에게 영감의 가치를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다만 ‘매일 한 번’이라는 한정적인 노출량의 소재를 보게끔 하려면 ‘대범하고도 파격적인 소재’가 필요했습니다. 또 갈수록 줄어드는 TV 시청률 때문에 꼭 프로그램 시청자가 아니더라도 오가면서 소재에 ‘궁금증’이 들게끔 하는 것이 핵심 목표였습니다. 독특한 소재에 대한 궁금증이 브랜드의 관심으로 이어져, 찾아볼수록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이번 캠페인의 메인 과제였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기아 캠페인의 최적화된 방법은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이었습니다. 브랜드 리뉴얼로 젊어진 기아의 감성 DNA를 극대화하고 브랜드가 지향하는 ‘Unstuck Minds’의 공통된 가치를 갖기 위해 시간과 공간에 대한 자유로운 해석이 가능한 아티스트들. 그 중에서도 이미지 소비가 적으면서 신선하고 새로운 아티스트의 생각을 통해 색다른 영감을 주고자 했습니다.

비상업적인 새로운 시도. 그리고 누군가에게 영감이 되는 아티스트. 이에 적합한 대상으로 기아는 ‘아티스트 우효’와 손을 잡게 됐습니다.‘아티스트 우효’는 자신만의 철학을 음악에 녹여내는 것이 특징으로, 새롭고 신선한 아티스트였습니다. 동시에 RM(BTS), 크리스탈(Fx), 전지윤(포미닛), 유승우 등의 아티스트들에게 영감을 주는 속칭 ‘아티스트들의 아티스트’로서 우리의 가치와 맞아떨어진 아티스트였습니다.




# 아티스트 우효와 함께한 첫 번째 작업
콜라보레이션 캠페인인 만큼 ‘아티스트 우효’와 함께 만들어가는 프로젝트였습니다. 덕분에 ‘아티스트 우효’와 One Team처럼 많은 미팅과 논의를 통해서 소재를 개발했습니다. 단순히 독특한 소재를 넘어서 파격적임을 지향하는 만큼 익숙하지 않은 광고로 만들자는 목표를 공유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첫 번째 콜라보레이션. 첫 번째 사회 통합적인 메시지의 출발은 ‘기아의 Sustainability’에 주목했습니다. 기아가 행하는 지속 가능한 활동들인 ‘전동화/탄소중립/생태계 정화/CSR 등’으로 사회와 미래를 위해 행하는 이타적인 활동들. 아티스트 우효의 시각에서는 개인주의적으로 변화한 요즘의 시대상과 다르게 기아는 이타주의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모습으로 해석했습니다. 그래서 함께 준비하는 콜라보레이션 소재만큼은 다른 상업적 광고들과 차별화되도록 이타주의 가치 전달에 집중했습니다. 점점 사라져 가는 공동체 가치의 중요성을 전달하는 아젠다, 1차 콜라보레이션 캠페인 ‘나를 움직이는 힘, 우리’가 시작됐습니다.

캠페인 방향성을 축으로 ‘함께’라는 공동체적 가치를 중요하게 바라보았습니다. 혼자선 할 수 없는 것들, 그리고 그 속에 얻는 감성적 영감과 따뜻한 이야기. ‘아티스트 우효’는 ‘함께’의 가치를 잘 실현하는 비주얼 작가로 ‘Things I have Drawn(톰 커티스)’을 떠올렸습니다. ‘톰’은 아이들의 스케치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실사 이미지를 만드는 작가로 평소에는 자신의 어린 자녀들이 그린 상상화를 실제 질감의 요소들로 채색하여 마치 현실에 있는 것 같은 이미지로 만들어 냅니다. 우리의 소재도 이렇게 함께 캠페인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가치를 소중하게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그렇게 1차 콜라보레이션 캠페인의 소재는 ‘아티스트 우효’와 ‘톰’, ‘제작사’가 함께 만들어 가는 소재로 개발하게 됐습니다.

시작은 아이들의 상상에서 출발했습니다. 기아가 만들어가는 움직임의 가치를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게 쉬운 주제들로 변형했습니다. 그리고 주제별로 아이들이 풀어내는 다양한 모빌리티의 상상력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렇게 받은 약 400장의 그림들. 그중에서 단순히 ‘잘 그린 그림’이 아니라 새로운 상상력을 보여주는 그림들로 선별했습니다. 아이들의 상상들은 ‘톰’의 능력을 빌려 현실로 끄집어 냈고 우리는 그것을 애니메이션화 시켜서 소재로 만들었습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노출되는 소재이기 때문에 피로도를 고려해서 총 6개의 필름으로 매일 다르게 노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6개의 소재들은 ‘아티스트 우효’의 힘을 거쳤습니다. ‘나를 움직이는 힘, 우리’라는 메시지를 우효의 감성적 멜로디로 각기 다르게 변주했습니다. 이렇게 ‘23년, 함께하는 가치의 중요성을 전달하기 위해서 제작한 ‘기아X우효의 콜라보레이션 캠페인’의 첫 소재가 막을 올렸습니다.




# 캠페인을 넘어 콘텐츠로
1차 콜라보레이션 캠페인이 시작된 후 2년이 지난 시점에 우리는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고자 했습니다. 2차 콜라보레이션 캠페인에서는 더욱 파격적으로! 더욱 놀랍게! 그리고 ‘아티스트 우효’의 능력을 더욱 발휘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캠페인의 유형을 더욱 벗어나기로 했고 10초라는 한계를 두지 않는 하나의 콘텐츠로 해석해 보았습니다.

우리는 이 시대의 ‘음유 시인’으로도 불리는 ‘아티스트 우효’와 함께 ‘음원곡’을 제작해 보기로 했습니다. ‘아티스트 우효’ 또한 새롭고 파격적인 시도에 공감했기 때문에 최근 짧아진 플레이 타임 트렌드를 벗어나 ‘약 6분’이나 되는 긴 곡으로 제작했습니다. 2차 콜라보레이션 캠페인은 이렇게 ‘음원’을 핵심으로 두고 소재를 개발했습니다. 출발은 ‘아티스트 우효’와 개발한 음원 ‘너를 부르고 있어’에서 시작했습니다. 기존 콜라보레이션 캠페인처럼 6분짜리의 긴 곡에는 세상을 바라본 우효의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노래에서 지칭하는 ‘너’ 또한 내가 잃어버린 진정한 나 자신을 뜻하며, 빠르게 변하는 세상 안에서 나 자신을 잃어가는 개개인에 대한 따뜻한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음원’을 필두로 소재를 제작했기 때문에 미디어의 관점도 조금 다르게 접근했습니다. 음원 노출 플랫폼과 SNS 채널, 콘텐츠 리뷰 채널 등 음원을 붐업시킬 다양한 채널들에 캠페인 소재로 연결했습니다. 이 같은 배경으로 ‘시보 광고’ 또한 콘텐츠를 소개하는 공간으로써 소비자들이 음원을 듣고 직접 메인 콘텐츠를 찾게 하는 가교 역할의 ‘티징’ 콘텐츠로 해석했습니다.

두 번째 콜라보레이션 캠페인의 비주얼 이미지는 기존보다 더욱 독창적으로 개발했습니다. 한 번만 보더라도 사람들이 궁금해질 수 있게 말이죠. 소재는 크게 ‘인물 안’과 ‘가사 안’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했습니다. 이 또한 ‘음원’을 핵심 콘텐츠로 해석했을 때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먼저 ‘인물 안’은 노래를 부르는 대상자인 ‘아티스트 우효’입니다. 철학적 메시지가 담긴 마음 따뜻한 노래로, 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대상자인 ‘우효’가 직접 화자로서 등장한 소재입니다. 그리고 ‘가사 안’은 우리의 메시지로 이미지화 시킨 소재로, 노래 가사를 타이포 아트워크로 표현했습니다. 두 소재 모두 이미지인 것처럼 고정되어 보이지만 약간의 무빙을 줌으로써, 오히려 시선을 끌게 하는 낯선 움직임을 담아 내려는 의도를 담았습니다.

# Outro
기아는 익숙했던 광고 Frame을 재해석하고 파격적이고 담대하게 ‘낯선’ 소재를 시도했습니다. 기아가 추구하는 철학 아래, 새롭게 개발한 캠페인 소재가 시청자들분께는 영감의 단초가 됐을까요? 물론 소재를 본 일부 시청자들은 개인적인 시선에 불편함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럴수록 저희는 더욱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 합니다. 그동안 우리의 마음을 편하게 해준 익숙한 것들을 오히려 불편하게 생각하려는 노력. 이는 광고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늘 새로운 시도에 따르는 불편함과 저항심. 그렇지만 오히려 익숙했던 Frame의 밖으로 한 발짝 내딛을 수 있는 기회의 발견. 이처럼 누군가에게 낯선 영감을 주기 위해서 앞으로도 기아와 더 대담하고 용기 있는 콜라보레이션 캠페인들로 마주하고 싶습니다.

adz ·  5/6월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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