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L 하이라이트] 2010 울산세계옹기문화엑스포 - 이벤트를 통한 도시브랜딩 현장
CHEIL WORLDWIDE 기사입력 2011.01.21 03:24 조회 5350









글 ㅣ 이유종 프로 (BTL 캠페인팀)




프로모션 부문의 새로운 시장 ‘도시브랜딩’.
그 의미는 광대하지만, 역시 시작은 한 발부터이지 않을까?
2010년 우리는 그 한 발짝을 내디뎠다.
2008년 수주부터 2010년 실행까지 길고도 길었던 프로젝트를 끝내고
새로운 형태의 클라이언트와 새로운 형태의 프로세스를 통해
또 하나의 성장통을 끝냈다.




도시브랜딩

도시브랜딩은 도시의 특정 장소나 특정 고객이 아닌, 도시 전체의 이해관계자들을 포괄할 수 있는 핵심적 정체성을 정의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즉, 도시브랜딩은 도시의 모든 사업, 상품, 축제 문화 등이 전체적인 도시이미지 및 정체성과 긴밀하게 연관되도록 하는 시스템적 행위를 말한다.

그러므로, ‘2010 울산세계 옹기문화엑스포 = 울산 도시브랜딩’은 당연히 아니다. 하나의 브랜딩 과정 속에 중요한 전환점을 만들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우리는 옹기엑스포를 기획할 때 ‘도시브랜딩’의 관점에서 해석했고, 이것이 울산의 요구와 맞아떨어져, 그 흐름 속에서 행사를 기획·추진하게 되었다.

2010 울산세계옹기문화엑스포는 울산시 입장에서 보면 울산의 이미지 변신을 위한 2단계 사업쯤 된다. 첫 번째가 자동차·조선·정유 등으로 산업적 이미지가 강했던 울산이 ‘생태도시 울산’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한 ‘태화강 살리기 사업’으로, 당시 산업화의 영향으로 오염이 심각했던 태화강을 1급수로 만든, 지금은 4대강 사업의 모델이 되고 있는 사업이었다.

그리고 이에 이어서 옹기엑스포를 성공시키면서 ‘문화도시 울산’이라는 타이틀을 얻고자 하는 확실한 목적이 있었다. 다시 말해, 1997년 울산이 광역시로 승격하면서 기존에 확고히 굳어 있던 ‘산업도시’의 이미지를 벗고 종합도시의 이미지를 갖는 것, 즉 ‘우리나라에서 생산성이 가장 높은 도시’라는 이미지에서 ‘우리나라에서 최고 살기 좋은 도시’라는 이미지로 변모시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울산은 ‘엑스포’에 주목했고, 콘텐츠를 고민하면서 당시 울산의 문화자산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고래’, ‘처용무’, ‘반구대암각화’, 그리고 ‘옹기’를 검토했다. 이 중에 엑스포로 표현 가능한 아이템을 고르다 보니, 환경단체와의 마찰 속에 있던‘고래’는 제외되었고, 실물이 없는 ‘처용무’나 확장성이 없는 ‘암각화’는 엑스포를 열기에는 뭔가 부족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따라서 남은 것이‘옹기’. 우리는 ‘옹기’로 엑스포를 만들어 울산의 문화자산으로 변화시키는 작업에 착수했다.


옹기로 엑스포 만들기

‘옹기’하면 흔히 ‘장독’을 생각하면 된다. 용도가 다양한 옹기가 많이 있긴 하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장독’이다. 어찌 보면 우리 주변에 흔히 보던 물독·장독·질그릇들이 언젠가부터 불편하고 무겁기 때문에 플라스틱이나 다른 재질의 용기로 대체되고 있는, 사라져가고 있는 그릇이다. 이렇다 보니 자문을 위해서 만나는 사람들 입에서 ‘옹기로 무슨 엑스포가 되냐?’소리를 듣기 일쑤였다.

그런가 하면, 자연의 그릇이다, 우리나라 토속적인 아름다움이 깃든 그릇이다, 우리의 역사다 등등 틀린 말은 아니겠지만 반감을 사기에 충분한 극도로 미화된 의견들도 있었다. 이 상황에서 우리는 일반인이 공감할 수 있는, 세계적인 트렌드에부합하는,‘ 문화’의 요소를 가진 의미를 찾아야만 했다.

그 결과 기본적인 ‘옹기’의 특성을 전면 재검토 해야했고, ‘문화자산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설정한 모든 것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뽑아낸 것이 ‘옹기의 과학성’, ‘옹기의 예술성’, ‘우리 삶 속 옹기의 모습’, ‘옹기를 통한 식문화’이다. 이 중, 전통적인 삶 속의 옹기를 표현하는 것 외에는 단 한가지도 수월히 해결되지 않았다.

삶 속 옹기는 누구보다도 옹기 수집가들이 잘 알고 있었다. 사진자료를 취합하고, 각각 기능별로 다른 옹기들의 용도를 그들로부터 듣고 재현하는 일은 양이 많아 그렇지 그나마 쉬운 일이었고, ‘세계’라는타이틀을 위해 수집해야 할 옹기들은 조직위에서 대학에 위탁, 800여 점을 전 세계에서 사들였다. 옹기의 과학성은 처음부터 끝까지 속을 썩인 아이템이었다.

주제 ‘숨쉬는 그릇 미래를 담다’에서 표현했듯 ‘기공’을 통해 공기가 소통하는 옹기의 특성은 증명이 가능했으나, 원적외선이 나온다거나 옹기가 물을 정화하는 기능이 있다거나, 기공을 통해 미세한 기류가 형성돼서 저장성이 좋다 등은 어떤 방법으로도 증명이 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가진 과학성 관련 콘텐츠는 ‘기공’ 하나였고, 이를 여러 가지 변화를 통해 구현하고 비교실험을 통해 몇 가지 요소를 추가하는 선에서 해결해야 했다.

옹기의 예술성 부분은 처음부터 갑론을박이 많았다. 첫째로는 ‘민초들의 생활 그릇이었던 옹기에 대한 예술성 자체를 거론하기 힘들다’였다. 맞는 말이기도했고, 굳이 예술성을 이야기하자면 인테리어소품 정도의 가치 이외에는 ‘작품’이라는 타이틀을 붙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그 외에도, 장인과 작가 간 구분의 모호함, ‘옹기’의 규정범위등 기본적인 구획 정리에 어려움이 따랐다.

그리고, 옹기를 통한 음식문화를 보여주기 위해 기획한 식문화관은 사실 조직 위원회에서 100% 유치를 통해 구현하기로 했던 부분이었다. 그러나 조직위는 결국 유치에 실패했고, 이를 전시와 이벤트의 접목 형식으로 풀어가는 방법으로 제안해 대행사업으로 이관, 진행하게 되었다. 당시 관련 네트워크가 전무했던 상황에서 발효음식 전문가를 찾고, 기획을 전면 재검토하면서 세계적인 트렌드인 ‘슬로우 푸드’의 연장선상에서 우리나라 발효음식을 접목하는 형태로 구성하고, ‘한국전통주연구소’, ‘한국농어업예술위원회’등을 연계·유치하여, 시연·전시·이벤트가 하나로 아우러진 독특한 형태의 전시관으로 기획하게 되었다.

콘텐츠를 구성하는 일은 우리 팀에서 자주 표현하듯 ‘100미터 마라톤’이다. 100미터 달리기를 하듯 매 구간 전력질주하면서 전체적으로는 마라톤을 완주하는 일이라는 뜻이다. 3년 여 준비기간을 그렇게 달려온 것 같다. 수많은 사연을 다 적을 수는 없지만, 옹기엑스포에 구현된 콘텐츠 하나하나는 그야말로 맨입에 얻은 것이 하나도 없었다.


3년에 걸친 준비과정

2008년 우선협상자에 선정되고 처음 조직위를 방문했을 때, 조직위의 광고회사에 대한 생각은 ‘경계대상’이었다. 당시 제일기획은 지자체 행사에 참여했던 경험이 거의 없었음에도 ‘광고회사는 사기업들 중에도 가장 돈에 민감한 조직이고, 그 중에도 제일기획은 No. 1’이란 생각이 조직위 전체를 지배하고 있었다.

이는 조직위에 영입된 민간인 전문가들, 전시·행사 등 외부 전문가(대부분 교수)들과의 접촉을 통해 형성된 생각인 듯 했다. 회사 내부적으로도 성공사례가 필요했고, ‘제일기획이 한 행사’라는 무게감 속에서 여러모로 난감한 상황이었다. ‘신뢰’를얻고, 수 많은 갈등요소를 해결하기 위한 ‘성의있는’대응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서는 수많은 ‘참을 인’자와 ‘발로 뛰는 행정’의 긴 세월이 필요했다. 당초 행사 오픈 예정일이었던 2009년 10월 2일에 거의 임박한 9월이 되어서야 그나마 ‘같은 목표를 향해 뛰는 동료’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신종플루로 인해 전격적으로 행사가 연기되면서 거의 완성 단계였던 모든 시설물을 철거하고, 세 개 전시관만 무료오픈. 준비했던 핵심 콘텐츠를 개방하고 나니, 2010년에는 반토막 난 사업비로 또 다시 완전히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구성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부담, 행사장 철거와 세 개 관 오픈을 위한 마무리 작업을 동시에 해야 한다는 부담, 여태껏 설치하고 준비했던 사항들에 대한 비용문제 등 거의 ‘재해’ 수준의 타격이 다가왔다.

그리고는 2010년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가 백지에서 시작되었다. 행사장은 대공원과 옹기마을에서, 옹기마을로 단일화되면서 인프라가 전혀 없는 1만 5000평 가량의 언덕으로 이루어진 공지(空地)가 주 행사장 부지로 주어졌다.

제2행사장으로 규정되었던 외고산 옹기마을은 행사장으로 쓰기에는 상당한 부담이 있는 곳이었다. 첫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이곳은 기본 여건이 불가능하여 엑스포장으로 쓸 수 없는 곳’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시 입장에서는 더 이상 대공원은 사용할 수 없어, 다른 대안이 없는 상태였다. 또한 ‘옹기로 이미 보여준 것 말고 더 보여줄 것이 과연 있을까?’라는 불안감도 작용하고 있었다.

좁은 것은 물론 일반 주거지와 붙어있는 공간, 하나뿐인 접근로, 그나마 왕복 4차선에 입구는 2차선, 최대 3000대에 불과한 주차장 수용력, 57억 6000만 원으로 줄어든 사업비, 반드시 필요한 주 행사장 토목공사, 남은 시간 10개월. 그때부터 다시 시작이었다. 100미터 마라톤…. 최대 업무 콘텐츠도 콘텐츠지만 토목공사가 문제였다. 순수 공사기간만도 6개월은 잡아야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일반적으로 사이트에 대한 스토리라인이 형성되고 콘텐츠가 확정이라도 되어야 사이트 플랜을 잡을 수 있는데, 한달 만에 기본계획을 잡고, 집행위에 보고하면서 한편에서는 부지측량과 하부 인프라공사 기본계획을 잡으면서 건축사 선정이 뒤따라가는 숨 가쁜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오픈 일주일 전, 3일 전에 와 본 시 관계자들은 도저히 오픈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행사장이 오픈 당일 말끔히 정리된 것을 보고 ‘기적’이라는 표현을 썼다. 실제 울산시장 보고 당시에는 오픈연기까지도 거론되었으나, ‘행사는 오픈’의 원칙은 지켜졌다.

막판 한 달, 처음 만나 철저히 남이었던 조직위와 광고회사는 없었다. 같이 삽을 들고 땅을 고르고, 우비를 뒤집어쓰고 고인 물을 퍼내고, 흙 묻은 얼굴로 서로에게 농을 건네는 모습만 있을 뿐이었다. 2010년 사업은 조직위원회와의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았더라면 그야말로 ‘불가능’했던 일을 이루어낸 셈이었다.


행사를 마무리하면서…

행사 오픈 후 모두가 웃었다. 울산 시장은 공식 방문 이외에도 7~8회를 다녀갔고, 시 회의 때마다 ‘옹기엑스포 가봤냐?’, ‘어떻더냐?’는 질문을 일상화했다. 그만큼 누구한테 보여도 자신이 있다는 뜻이라 했다. 조직위는 행사가 끝나고 난 뒤 행정지원단 담당들로부터 더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까지 들었다 한다.

모든 미디어, 지방·중앙신문 등 인터넷을 포함한 기사 전반에서 호평일색이었으며 포스트 엑스포에 대한 이야기들이 분분했다. 특히 ‘직접적인 콘텐츠를 구비한 마을과 행사장의 조화를 통해 세계적 추세인 지속 가능한 자산화의 훌륭한 모범사례로 꼽힐 만한 엑스포’라는 전문가 평은 기억에 남는 구절이다.

시 자체평가에서는 세 가지 포인트를 꼽아 이제 울산이 ‘옹기’라는 문화자산을 선점했으니 이를 유지,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표 1). 울산은 ‘옹기’라는 문화자산을 얻으면서 ‘문화도시 울산’에 한 발짝 더 다가섰고, 48개 국이 참여한 명실상부한 국제행사를 무결점으로 치러내면서 문화역량을 지닌 도시로 평가받게 되었다. 큰 흐름에서 보면 울산의 브랜딩 행보의 중요한 방점을 찍었다는 의미가 가장 큰 수확으로 남았고, 울산시와 조직위원회는 이를 잘 알고 있다.

제일기획은 ‘우리가 할 일’에 최선을 다했고, 최종적인 성과로 울산시가 스스로 자랑스러워 할 행사를 만들어냈으며, 울산시가 스스로 주인공이 되도록 함으로써 이 프로젝트를 통한 도시브랜딩은 완성되었다. 그 동안 불철주야, 부족한 인력과 환경, 어려운 수익구조에도 끝까지 명예를 지켜 준 스태프들과, 마지막까지 신뢰를 잃지 않고 믿어준 울산시 이하 조직위원회에 감사한다.

 
제일기획 ·  제일월드와이드 ·  도시브랜딩 ·  울산 ·  옹기문화엑스포 ·  전시회 ·  그릇 ·  문화자산화 ·  문화콘텐츠 ·  파트너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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