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ISSUE] 인터넷 검색광고 키워드 내 거? 네 거?
대홍 커뮤니케이션즈 기사입력 2011.02.21 03:08 조회 5984










인터넷 검색창에 유명 브랜드를 검색하면 스폰서링크, 파워링크 등의 이름으로 전혀 관계없는 사이트들이 나열된다. 다른 브랜드 상표를 검색광고 키워드로 구입해 사용하는 것은 과연 상표권 침해로 인한 법률적 문제는 없는 것일까? 그와 관련된 다양한 외국의 판례들을 살펴본다.



 
글 ㅣ 정원일
일러스트 ㅣ 김예니




한국인터넷마케팅협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0년 국내 온라인 광고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2.5% 성장한 1조 5,835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중에서도 검색광고는 21.7%라는 높은 성장률을 보였는데, 4대 매체광고의 성장률이 감소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검색광고의 눈부신 성장이 눈에 띈다. 그런데 인터넷 검색광고 시장의 규모와 영향력이 증가하면서 여러 법적인 문제도 발생하고 있어 주의를 필요로 한다.

먼저 문제되는 것은 검색광고에 이용되는 키워드와 타인의 상표권 간 상충 문제다. 이를테면 A라는 회사가 자기의 제품(a)의 홍보를 위한 검색광고를 하면서 경쟁사인 B사의 상표(b)를 키워드로 구매한 경우다. 이와 같은 경우 소비자는 B사의 제품을 검색하기 위해 b라는 키워드를 입력한 것인데, 검색 결과로 제공되는 광고링크를 입력하는 순간 경쟁사인 A사의 제품 홍보 사이트로 이동하게 된다. 이 상황에서 A사는 B사 상표의 고객 흡인력을 무단 이용한 것이므로 상표법 위반이라고 비판할 수 있을까? 이에대해 법원은 어떤 판결을 내렸을까?

이와 관련해 가장 큰 관심을 끈 것은 지난 3월 유럽연합사법재판소가 내린 구글, 루이뷔통 분쟁에 대한 판결일 것이다. 동 판결에서는 모조품 사이트의 검색광고가 문제되었는데, 검색창에 ‘Louis Vuitton’이라고 치면 모조품 판매 사이트 광고가 뜨는 것을 두고 루이뷔통사는 상표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럽연합사법재판소는 “경쟁사의 상표나 그와 유사한 단어를 검색광고 키워드로 이용하는 경우 이로 인해 소비자에게 상품·서비스의 출처에 혼동을 일으켰다면 이는 상표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다만 문제된 사안은 광고주가 아니라 광고 서비스 업자인 구글을 상대로 제기된 소송이었던 관계로 구글의 법적 책임 여하만 문제되었는데, 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상표권 위반이 인정되더라도 그에 따른 책임의 주체는 원칙적으로 광고주일 뿐 구글은 아니다”라는 것이었다. 이와 같은 유럽연합사법재판소의 판결은 일반론적인 내용에 그치고 있어 그 의미가 반감될 여지도 있다. 그런데 이후 유럽연합사법재판소의 일반론을 구체적 사실 관계에 적용해 더욱 유의미한 판결을 내린 것은 캐나다와 미국 법원이었다.

캐나다에서 문제된 사건은 직업훈련학원이 경쟁 업체의 상호를 키워드로 구매해 검색광고에 나선 것이다. 지난 6월 캐나다 법원은 “B라는 학원을 찾는 소비자가 B라는 검색광고 링크를 클릭해 원하지 않는 A학원(B학원의 키워드를 구매해 광고한 학원)의 웹사이트로 이동했다 하더라도, A학원의 웹사이트에는 분명히 동사이트가 A학원의 것이라는 점을 설명하고 있으므로 A학원의 키워드 광고 행위가 소비자에게 혼동을 주거나 사술을 부리는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판단했다.

즉, 타인의 상표를 키워드로 한 검색광고에 나서더라도 상표법 위반의 요건인 ‘상품·서비스의 출처에 대한 혼동’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므로 상표법 위반은 아니라는 취지다.


타사 상표의 키워드 활용, 소비자에게 혼동 주는 것은 아니다

미국 법원도 2009년 8월 외국어 학습 서비스로 유명한 ‘로제타스톤(Rosetta Stone)’이라는 업체의 상표(상호)를 두고 벌어진 소송에서 비슷한 판결을 내렸다. 로제타스톤은 경쟁사들이 자신의 상표를 이용해 구글의 검색광고에 나서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며 소송을 걸었지만, 미국 법원은 그와 같은 상표의 사용은 상표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결한 것이다.

판단 근거도 캐나다의 경우와 비슷했다. 로제타스톤의 상표를 경쟁사의 검색광고에 키워드로 사용하더라도 소비자 입장에서 두 상품 내지 서비스의 출처에 대한 혼동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유였다. 아울러 미국 법원은 (i) 타인의 상표를 검색 광고의 키워드로 사용하는 것은 검색광고 서비스 업체(구글)의 검색광고 시스템의 비용 절감과 효용성 제고를 위해 필요한 것이므로 그에 따른 타인 상표의 사용은 정당화될 수 있으며, (ii) 비록 경쟁사에 의한 것이기는 하지만 로제타스톤 키워드 검색광고가 시작됨으로써 브랜드 인지도가 상승한 측면도 있으므로 그로 인해 로제타스톤의 브랜드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했다고 보기 힘들다는 점도 지적했다.

유럽연합사법재판소는 ‘검색광고를 통해 상품·서비스 출처에 대한 혼동’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상표권 침해가 성립한다는 일반 원칙을 밝힌 것인데, 캐나다 법원과 미국 법원은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검토한 후 그와 같은 ‘혼동’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상표권 침해가 아니라는 적극적인 판결을 내리게 된 것이다.

이로써 해외에서는 ‘검색광고 키워드의 상표권 침해 여부’에 대한 오랜 논란은 상표권자의 패배로 굳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검색광고의 상표권 침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재판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향후 문제될 소지가 많고, 이런 경우 전술한 외국의 판례들이 그 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새로운 기술과 그에 부합되는 새로운 광고기법의 등장은 종래 예기치 못한 여러 법률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는 법률가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연구 주제의 등장이라는 흥미로운 일이기는 하지만, 사업가나 관련 업계 종사자 입장에서는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결국 법률가와 광고 종사자들이 항시 정보를 교류하면서 잠재적인 법률 리스크를 감지하고 보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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