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박영응 커뮤니케이션 윌 대표
광고계동향 기사입력 2011.12.15 05:16 조회 19695







| 글 | 김정은




매년 한국광고대회에서는 광고 산업 발전과 광고문화 창달에 기여한 유공광고인에 대한 정부 포상이 이루어진다. 올해 빛나는 훈장의 주인공은 바로 커뮤니케이션 윌의 수장인 박영응 대표이다. 박 대표는 오페라CM 등 광고산업의 새로운 트렌드를 선도하고 미디어전략 모델 개발 등 광고산업의 전문화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번 훈장을 받게 되었다. 박 대표가 광고업계에 몸담아 오면서 느낀 소회와 앞으로 광고인으로서 걸어가야 할 행로에 대해 들어보았다.



동탑산업훈장을 받으신 것에 대해 축하 말씀드립니다. 소감이 어떠신지요?



무엇보다 고마운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11년동안 끊임없는 믿음으로 광고캠페인을 맡겨 주신 하이마트 선종구 회장님과 임직원 여러분, 대우일렉 등 저희와 연을 맺고 있는 모든 클라이언트 임직원분들, 우리 커뮤니케이션윌 직원들까지 정말 진심을 담아 감사드립니다. 이 훈장은 저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모두 그 분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훈장의 의미를 그 분들을 위해서 또한 광고계를 위해서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광고회사 경영자로서 가지고 계신 커뮤니케이션윌의 경영목표 및 비전이 궁금합니다.



저는 단순히 규모가 큰 회사를 만들고 싶지는 않습니다. 감동이 큰 광고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우리가 만드는 광고로 소비자가 느끼는 감동이 큰 광고회사, 우리의 전략과 아이디어 덕분에 클라이언트가 느끼는 감동이 큰 광고회사, 자부심과 업무환경면에서 우리 직원들이 느끼는 감동이 큰 광고회사. 이 세 가지의 감동을 주는 것이 커뮤니케이션 윌의 꿈이자 지향점입니다.



경제가 어렵다보니 실업률도 날로 증가한다는 뉴스가 연일 등장합니다. 광고업계도 신입들이 취업하기가 무척이나 힘든 곳 중에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이런 의미에서 커뮤니케이션 윌도 그렇지만 대형 광고회사들이 직원을 키워서 잘 훈련된 인재를 중소광고회사로 전파시키는 것 또한 어느 정도 산업전반에 기여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그런 인식이나 역할이 미흡한 것 으로 보이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그동안 대학졸업생 공채보다는 경력자 위주의 채용을 하다 보니 광고회사간 중견 경력자 영입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대형광고회사들이 중소광고회사에서 어렵게 키워 놓은 인재들을 스카우트하고 있습니다. 일반 회사로 치면 공장이자 원료이자 자산이 되는 광고회사 인력들을 대형광고회사들이 마구 영입한다면 중소광고회사들은큰 어려움에 처할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에는 대형광고회사에서 공채를 통해 많은 인재를 키워왔고 Top Down 방식으로 중소광고회사로 인력순환이 되어 광고계 전반의 질적 향상에 큰 역할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대형광고회사의 공채가 미미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광고 사관학교 역할을 중소광고회사에서 담당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대형광고회사들의 적극적인 인재양성이야말로 광고산업 발전과 사회 실업문제를 동시에 해결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광고시장이 IMF때 보다 더 힘들다고 합니다. 경제상황과 직결되는 광고산업 발전과 성장을 위해 광고인, 광고업계가 다 같이 노력해야 할 현안 또는 과제라면 무엇이 있을까요?



어느 시대나 어렵지 않았던 시대는 없었고 이겨내는 과정 속에서 발전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울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합니다. 광고의 기본은 소비자와 트렌드의 변화를 정확히 읽어내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합니다. 현재 소비자 생활 패턴의 변화는 과거 어느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의 폭과 속도가 큽니다. 따라서 광고도 전통 4대매체에서 모바일, 디지털, SNS 등 신규매체가 급성장하는데 맞춰 광고도 진화하고 성장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광고업계 전반의 발전을 위한 광고회사간의 협조체계 강화입니다. 예전에는 광고업계 전반의 문제에 대한 공동프로젝트 등을 진행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매체효과 공동조사, 광고교육/마케팅 정보공유 등의 협조와 공유가 지금보다 더 활발했던 게 사실입니다. 지금은 오히려 개별로 진행을 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물리적, 시간적으로 많은 낭비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이며, 기준이 되는 통계자료의 확보도 쉽지가 않은 상황입니다. 협회 등을 중심으로 중지를 모아 해결해야겠죠.



불황기에 광고회사들은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요?



세심하게 소비자와 광고주를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흔히 불황기의 적극적인 광고, 마케팅 활동은 불황기 이후의 기업성장에 큰 원동력이 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하지만 불황기에 소비를 축소하는 소비자와 예산절감에 나서는 기업들의 광고 마케팅 비용 감축은 어쩔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불황기에도 소비활동은 분명히 존재하며 이를 주도하기 위해서 소비자 심리를 파고드는 설득력 높은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합니다. 2009년 외환위기 당시, 저희는 광고를 통해 소비자에게 줄 수 있는 심리적 혜택이 “웃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에 저희 광고주인 하이마트는 광고비를 감축하지 않고 오히려 더 공격적인 광고활동에 나섰습니다. 저희 커뮤니케이션 윌은 이에 부응하여 소비자와 함께 공감하고 웃을수 있는 크리에이티브를 만들어 내는 데 총력을 다했습니다. 이후 하이마트는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었고 작년 매출 3조원을 달성한 가장 큰 원동력 중 하나가 되었다고 자부합니다. 불황기일수록 세심하게 소비자와 광고주를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평소 광고에 대해 가지고 계신 생각이나 좋은 광고란 이런 것이라는 철학이 있으시다면 무엇입니까?



광고라는 것이 트렌드에 민감한 것처럼 광고에 대한 철학도 많이 바뀌더군요. 기본적으로는 잘 팔리는 광고가 좋은 광고라는 철학이 확고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광고란 애드테인먼트(ADtainment)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광고(Advertising)와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의 합성어죠. 소비자들이 즐길 수 있는 광고가 좋은 광고라고 생각합니다. 주변에서 하이마트 광고가 나올 때 흥얼흥얼 따라하는 모습들을 많이 보곤 합니다. 자기도 모르게 즐기고 있는 것이죠. 즐기는 것은 억지로 설득시키고 이해시키는 것을 뛰어 넘어서 브랜드 자체를 좋아하고 사랑하게 만들어 줍니다.



좋은 광고를 만들기 위해 특별히 직원들에게 당부하는 것이 있습니까?



첫째, 직원들에게도 애드테인먼트라는 철학을 강조합니다. 자신이 만들고 있는 광고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재미와 메시지, 이슈들이 담겨 있는지 끊임없이 묻곤 합니다. 또한 애드테인먼트 광고를 만들려면 직원들 스스로도 일을 즐겨야 된다고 봅니다. 열 마디 백 마디의 당부를 하는 것보다 즐길 수 있는 환경과 에너지를 만들어 주는 것이 저의 가장 큰 업무이기도 합니다.

둘째, “주인의식을 갖자”입니다. 저희 회사가 올 2월 사무실이전을 했습니다. 보통 사무실이전을 하면 임원들이나 관리직원들의 주도로 결정을 하는 게 대부분의 회사입니다. 하지만, 저희는 직원들 특히 대리급이하 직원들에게 그 일을 맡겼습니다. 그들이 돌아다니면서 사무실을 정하고 내부인테리어 및 가구배치까지 모두 담당했습니다. 이전 후에 효과는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모두들 자기 집처럼 회사를 아끼기 시작했고 주인의식을 가지고 회사생활을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는 모든 결정을 직원들이 합니다.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을 하고 생활하는 것만큼 소중한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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