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첫날이 3·1절이라는 건 뭔가 의미심장하다. 1919년 3월의 첫날, 우리 민족은 핍박받던 혹독한 겨울을 끝내고 저항의 의지를 피워냈다. 스스로 우뚝 서게 하고 독립을 강하게 외치게 한 힘. 그 희망의 에너지가 바로 봄이 우리에게 주는 기운이자 3월이라는 달이 가진 마력이 아닐까?
3월이기 때문인지, 봄의 기운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독립에 대한 의지가 강하게 솟아오른다. 함께 사는 부모님에게서의 독립! 이렇게 거창하지는 않지만 내게는 더더욱 절실히 필요한 독립이 있다. 그것은 바로, 아침마다 나를 짓누르는 게으름으로 부터의 독립, 월급을 순식간에 로그아웃하게 만드는 카드값으로 부터의 독립, 자꾸만 늘어가는 뱃살로부터의 독립, 그리고 어쩌면 가장 중요한, 뻔한 아이디어로부터의 독립!
이번 달에는 모든 사람이 자신에게 필요한 독립 의지를 활활 불 태울 수 있도록 ‘독립’에 관한 광고 몇 편을 소개하겠다.
광고1 생각의 독립, 시선을 바꿔봐!
진정한 독립은 바른 생각과 굳건한 의지에서 출발한다. 여기 남들과는 다르게 보고 다른 생각을 한 사람이 있다. 이름 하여, 김꽃뚜레의 이상형, ‘간디작살’의 주인공, 원조 스키니 간지 마하트마 간디다. 개그는 웃자고 한 소리니 그렇다 치고, 간디는 사물을 다르게 볼 줄 아는 맑은 시선을 가진 사람이었다.
인도 레오버넷에서 마하트마 간디 탄생 14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아주 특별한 캠페인을 준비했다.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인도인에게 간디의 맑은 시선을 선물하기로 한 것. 방법은 아주 심플했다. 그의 상징처럼 느껴지는 간디의 안경 디자인을 이용해서 힌디어 폰트를 만든 것이다.
국민을 생각하며 폰트를 제작한 인도 레오버넷의 생각의 독립 또한 참으로 본받을 만하다. 간디가 좔좔 흐르는 간디폰트는 www.gandhijifont.com에서 받을 수 있다.
광고2 진정한 독립, 두 발로 서는 것부터!
독립의 사전적 의미이자 기본 필요 조건은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일어서는 것이다. 의족을 만들어 장애인에게 무료로 배포 하는 Jaipurfoot은 더 많은 장애인이 스스로 당당하게 일어서기를 바랐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후원이 필요했다.
그래서 뭄바이 오길비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도시 곳곳에 임팩트 있는 옥외광고를 설치하기로 했다. 파이프관에 다리를 연결하거나 나무 기둥에 다리를 연결해 마치 파이프나 나무를 다리로 가진 장애인이 우뚝 서 있는 것처럼 착시 효과를 준 것이다. 거기에 심플한 메시지를 전했다. “다시 한 번 우뚝 설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광고3 받고 싶은 독립 선물, 축하해주세요! 제발~
지난달, 슈퍼볼 광고 10위에 랭크되어 유머 코드 광고의 힘을 보여준 쉐보레 카마로 광고다. 졸업 후 독립을 준비할 아들을 위해 부모님은 조그마한 냉장고를 선물로 준비했다. 하지만 냉장고 뒤에는 젊은이들의 로망인 노란색 카마로가 파킹되어 있었던 것. 아들은 냉장고 따윈 제쳐버리고 카마로를 선물받은 것으로 완벽하게 오해하며 신나게 날뛴다. 차를 본 여자친구는 결혼하자고 한 술 더 뜨고, 친구들도 모두 모여 로또에 당첨된 사람처럼 기뻐한다. 하지만 자기 차인 줄 알았던 카마로를 몰고 가는 옆집 아저씨. 아들은 자신의 차를 훔쳐간다며 난리를 친다는 내용이다. 스토리가 유쾌하고, 졸업하는 아들이 있는 부모들에게는 약간의 압박(?)을 줄 수도 있는, 귀여운 노림수를 가진 광고다
광고4 간단한 독립 후원, 책장 한 장 넘겼을 뿐인데!전 세계 곳곳에서는 매년 수천 명이 정당한 공판도 치르지 않고 일방적으로 구금되거나 감금된다고 한다. 국제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지난 50년간 이런 수감자들의 무조건적인 석방을 위해 성공적인 캠페인을 전개해왔다.
또 BBDO오클랜드와 함께 이런 실태와 석방에 대한 노력을 알리기 위해 재치 있는 인쇄광고를 만들었다. 총을 든 권력 앞에 구금된 사람을 보고 간단하게 페이지를 한 장 넘기면 죄 없는 사람은 석방되고 총을 든 권 력자가 거꾸로 수감된다 는 형식의 재미있고 통쾌한 인터랙티브 광고다.다시 한 번 마음속으로 힘차게 독립 만세를 외쳐본다.
전쟁, 정치 싸움, 이데올로기의 대립과 헤게모니에 의해 죄 없이 감옥 살이를 하는 모든 사람을 위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