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나비는 우리에게 봄이 왔음을 가장 확실하게 가르쳐준다. 아직 때이른 감이 있지만 풀밭이 아닌 TV에서는 이미 춤추는 봄을 느낄 수 있다. 삼성전자 애니콜이 새 광고(사진)에서 화려한 모습의 호랑나비를 선보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국내에서 제일 얇은 초슬림형의 애니콜을 강조하기 위해 날개 접은 나비 뒤에 애니콜을 숨겼다. 따뜻한 봄 화사한 색깔의 나비가 잠시 쉬고 있다. 이 때 어디선가 울리는 휴대폰 소리. 나비는 놀라 황급히 날아가고 그 뒤에 너무 얇아 날개 속에 숨겨져있던 애니콜이 나타난다. 뒤이어 『얇아서 좋다 애니콜』이라는 멘트가 나오면서 초슬림을 강조한다. 이 광고는 나비 한번 보여주는 것이 전부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았다. 2월 하순 아직도 겨울바람이 매서운 때에 나비를 모델로 기용하기는 무리였다. 제작진은 말레이시아에서 나비를 촬영하는 방법 컴퓨터그래픽으로 나비를 만드는 방법 나비 모형을 만들어 찍는 방법등을 생각했다. 모두 어려워 고민하던 중 용인 에버랜드에서 나비를 기르고 있는 신문기사를 봤다. 급히 달려갔지만 아직 제철이 아니라서 나비의 수도 얼마 되지 않고 쓸만한 나비는 부화 이전 상태였다. 어른 나비를 꼭 만들어달라는 부탁에 에버랜드는 급속부화를 통해 7마리의 귀중한 나비를 보내줬고 제작진은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아무래도 제철이 아니라서 화려한 색깔이 떨어지는 것은 컴퓨터그래픽으로 보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