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광고 이야기] 나의 피로를 회복시켜준 작은 습관
CHEIL WORLDWIDE 기사입력 2013.04.01 02:14 조회 3514


나의 첫 사회생활의 일과는 밤 12시에야 끝났다. 10년 후 CEO가 되겠다는 명확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하루 한시간도 헛되게 쓰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입사원에겐 실수가 많았고, 무엇이든 배울 것이었고, 퇴근 후에 읽어야 할 책도 산더미 같았다. 밤이면 제대로 피로도 풀지 못한 채 그저 눈을 감았다 뜨면 새로운 하루를 향해 나아갈 뿐이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니 주말이 되면 은근한 보상 심리가 생겼다. ‘주말 정도는 푹 쉬어야 하지 않을까?’ 이런 나의 마음은 조금씩 늦게 일어나는 것으로 표현됐다. 처음에는 9시, 10시에 일어나던 늦잠이 오후 1시까지 길어졌다. 오후에 일어나서 밥을 먹고 TV를 조금 보고 나면 어느새 월요일이 돼 있었다. 두세 번 이렇게 주말을 보내고 나자 나는 월요일마다 점점 더 피곤해지기 시작했다. ‘주말에 분명히 푹 쉬었는데 왜 점점 더 피곤해지는 걸까?’ 나는 하나씩 나의 생활 패턴을 바꿔 봐야겠다고 결심했다. 우선 그 누구보다 일찍 회사에 출근하겠다고 다짐하고, 아침 6시에 일어나기 시작했다. 아무리 피곤해도 일단 6시에 일어나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불필요한 회식 자리에 나가지 않게 됐고, 자연스럽게 일찍 귀가해서 일찍 잠드는 습관까지 생기게 됐다. 심리학에서도 부정적인 습관을 없애는 것보다 긍정적인 습관을 만드는 것이 더 쉽고 강력한 동기 부여를 해준다고 한다. 그 당시에는 그런 점을 잘 몰랐지만, 일단 일찍 일어난다는 것이 나에게 계속 좋은 습관들을 이어서 만들어 줬다. 두 번째로는 하루 수면 시간을 7시간만 하겠다고 약속했다. 주말에 회식이 있어서 새벽에 잠들더라도, 7시간 뒤에는 일어나도록 알람을 맞췄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오후 1시까지 늦잠 자던 습관이 없어지고, 주말에도 늘 아침에 상쾌하게 눈을 뜨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7시간의 수면 시간에 익숙해진 나는 차츰 6시간, 5시간으로 시간을 줄여 봤고, 잠을 줄여도 별로 힘들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됐다.

직접 시도해 보니 나의 몸은 4~5시간 정도만 자도 충분 했는데, 그동안 ‘피로를 풀려면 잠을 자야 한다’는 다른 사람들의 말에 휩쓸려 주말마다 10시간이 넘게 자 더 피곤해지고 후회하는 삶을 살았던 것이었다.〈무조건 행복할 것〉의 저자 그레첸 루빈은 두 아이의 엄마이자 변호사이면서도 너무나 불행한 자신을 깨닫고 행복해지기 위한 방법으로 두 가지를 시작했다고 한다. ‘주어진 일을 1분 이내 끝낼 수 있다면 절대 미루지 않는다. 매일 잠들기 전 10분은 정리 정돈하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었다. 총 몇 분 되지 않는 시간을 이용해 새로운 습관을 만들었는데, 그 결과 는 놀랍도록 행복해졌다고 한다. 인간과 동물 사이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도구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레첸 루빈의 도구는 아주 작은 습관 두 가지를 실천하는 것이었고, 나의 도구는 아침 6시에 알람을 맞춰 둔 자명종이었다. 이처럼 행복을 도와줄 수 있는 도구는 컴퓨터, 스마트폰 같은 디지털에서부터 고급 다이어리 같은 아날로그까지 참으로 다양하다. 하지만 남에게 좋다고 해서 나에게도 좋은 것은 결코 아니다. 두산그룹 박용만 회장은 2분짜리와 5분짜리 모래시계 두개로 의사 결정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비싸거나 복잡한 도구보다 오히려 단순한 도구가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오후 3시의 박카스 한 잔은 빽빽한 시간 계획표보다 더 활기찬 삶을 만들어 주는 도구가 돼줄 수 있다.



[정리 컨설턴트_윤선현 verygoodce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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