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il Report] 광고회사, 경험을 디자인하다
CHEIL WORLDWIDE 기사입력 2013.07.19 09:45 조회 10618


사용자 중심의 경험 디자인이라고 불리는 UXD. 여러 설명들이 많지만 UXD 관련 도서나 검색을 해보면 가장 많이 등장하는 그림이 있다. 바로 할머니를 위한 리모콘이다. 할머니를 위해 복잡한 버튼들은 다 가리고 꼭 필요한 버튼만 남긴 디지털 세대 손녀 손자들의 귀여운 아이디어지만 UXD를 한번에 잘 설명한 사례이기도 하다.

UXD란 유저가 제품이나 서비스 혹은 시스템을 체험하는 데 있어 더 효과적이거나 유용한 경험을 할 수 있게 경험 모델을 기획하고 설계하는 것이다. 광고회사의 입장에서 좀 더 쉽게 말하면 광고 캠페인의 플랫폼인 웹사이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인터랙티브 미디어, 미디어 파사드 등 디지털 미디어뿐 아니라, TV 광고, 인쇄 광고 등을 만들 때 좀 더 정확히 유저의 욕구와 행동을 파악해 그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또 그것을 어떻게 구현할지 기획하고 설계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집을 짓기 전 누가 살 집인지 파악한 후 설계 도면을 그리고 기초 공사를 하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효과적인 UXD이란 무엇이고, 효과적인 UXD 창출을 위해서 어떤 프로세스를 밟아야 하는지 각각의 미디어 예시를 통해 알아보자.


웹사이트 : Clear Contents of Element, Clear Sense of Navigating, Clear Visual Hierarchy
광고 캠페인의 일환이나 단독으로 웹사이트를 만들 때 유저들이 단번에 이 사이트가 무슨 사이트인지 파악할 수 있고, 사용하기 쉽고 편리하며, 내용이 체계적으로 정리돼 있다면 효과적인 UXD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웹사이트의 UXD는 먼저 필요 콘텐츠를 명확히 정하고 이들이 체계적으로 보이도록 단계별 스케치를 통해 와이어 프레임(Wire Frame)을 만든다. 이 와이어 프레임을 다양한(기획, 제작, 광고주) 시점에서 검토해 불필요한 내용은 삭제하고 오류를 정리하면서 수정을 거듭해 좀 더 유저 입장에 가까운 경험이 될 수 있도록 설계한다.

콘텐츠와 콘텐츠의 비주얼 체계(Hierarchy), 그리고 사이트 내비게이션을 정리해 쉽게 유저들이 원하는 목적을 성취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인 셈이다.

반송률(Bounce Rate : 웹 사이트에 유저가 접속해 정보를 얻지 않고 그냥 나가거나 다른 사이트로 옮기는 비율)을 낮추고 사이트에 머무는 시간을 길게 유도하는 한편, 더 나아가서는 유저가 찾도록 더 효율적인 사이트를 만들기 위한 전략을 짜는 것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은 마우스 대신 터치스크린을 통해 신체의 제스처로 명령을 입력하는 게 대부분이라 유저 중심의 인터랙션 개발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유저들에게 좀 더 친숙한 인터랙션이라야 불필요한 습득 과정과 심리적 제약을 줄일 수 있다. 간단한 예를 들어 보자. 모바일 삼성닷컴 페이지의 글로벌 내비게이션(Global Navigation)은 화면 위에, 삼성카드 애플리케이션은 아래에 있다. 별 차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화면 상단에 위치한 글로벌 내비게이션을 클릭할 때는 콘텐츠 영역에 가림 현상이 생기게 된다.

또한 페이지 스와이핑(Swiping, 넘김)의 경우도 삼성닷컴은 책의 한두 줄만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는 형태이고, 삼성카드는 책 한 페이지가 한꺼번에 넘어가는 형태로, 페이지를 넘긴다는 기존의 유저의 행동 관념을 거스르지 않는 자연스런 인터랙션이다. 인터랙션의 자연스러움은 새로 습득하는 과정과 시간을 줄이고 액션 후에 나타나는 결과를 확실히 예측할 수 있어 유저들이 좀 더 심리적으로 친숙하게 느낄 수 있다. UXD 과정에서는 유저 인터랙션을 디자인할 때 행동 분석이나 생활 패턴을 바탕으로 인터랙션 흐름을 도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일관성 있게 기획한다. 또한 실제적인 페이퍼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자연스러운 인터랙션이 일어나도록 설계한다.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 : Reducing communication barriers with social networks
체이스 프리덤(Chase Freedom) 카드와 아멕스(American Express) 카드의 UXD를 살펴보면, 두 회사의 극명하게 다른 UXD 전략이 유저에게 어떤 결과를 주는지 알 수 있다. 모두 많이 쓸수록 리워드가 많은 카드이고 자신들과 협력 관계가 있는 사이트에서 물건을 사면 더 많은 포인트를 받는 카드다.

체이스 프리덤 카드는 리워드 항목별로 구분해 다수의 사이트를 운영하는, 지극히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접근한 결과 오히려 유저들에게는 각각의 사이트를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그러나 아멕스 카드는 유저들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포스퀘어를 하루 평균 2~3시간 정도 이용한다는 것을 바탕으로 카드 정보를 유저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싱크시키는 아이디어를 냈다. 바로 내 카드에서 사용한 데이터와 SNS에서 활동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장 적합한 리워드 항목을 바로 뉴스피드에서 받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유저가 직접 찾아서 몇 번의 과정을 거쳐 물건을 사야 하는 체이스 프리덤에 비해 아멕스는 단 한 번의 과정으로 축소하고 더욱 개인화된 리워드를 제공해서 구매를 유발시키고 있다. UXD에서는 이러한 틈새 기회를 파악하기 위해 전(全) 미디어의 전략을 볼 수 있는 에코 시스템(Ecosystem)을 만든다. 유저들이 어떤 방법으로 광고 캠페인에 접근하고 이해하는지를 따져 본 후 반복은 줄이고 단순화를 통해 소비 과정이나 혹은 사용하는 데에서 오는 장벽을 최대한 줄이도록 UXD를 설계한다.

리테일 : Convergence of Online and Offline Activities
요즘 리테일 분야의 화두는 바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험을 효과적으로 연결 : 통합하는 데 있다. 대표적인 예로 최근 버버리는 웹사이트(
www.burberry.com)의 경험을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경험할 수 있도록 많은 아이디어를 구현 중이다. 시즌별 패션쇼가 오프라인에서 열리면 트위터에 바로 공개해 반응을 보기도 하고 런던에서 실제 쇼가 진행되면 도쿄, 두바이, 뉴욕, LA, 파리에서 3D 안경을 이용해서 쇼를 관람할 수도 있다.

런던 버버리(Regent Street) 매장에서는 음악, 갤러리, 이벤트를 경험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고 특히 각 제품에는 태블릿 PC를 이용해 제품 정보를 볼 수도 있어서 웹사이트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느낌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경계 없이 경험할 수 있다. UXD는 가상의 페르소나를 만들어 온이든 오프든 유저의 매끄러운 경험을 위해 유저 플로우 혹은 유저 경험을 맵핑하여 최대한 온오프 시너지 효과를 찾는다.

TV 광고:인쇄 광고 : Test before Rolling out Ads
디지털뿐만 아니라 기존의 매체 광고에서도 UXD가 잘 구현되면 광고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다. 인쇄 광고 같은 경우 모델, 헤드라인, 바디 카피, 제품 사진, 로고의 레이아웃이 다 같더라도 모델의 시선이 카피 쪽으로 향하고 있으면 유저들이 인쇄 광고에 눈길이 머무는 시간이 더 길어진다. UXD에서는 아이 트래킹이나 베타 테스트를 활용해 같은 광고라고 좀 더 효과적인 결과를 위해 유저 테스트 과정을 거치기도 한다.

디지털의 발달로 TV를 시청하는 행동 패턴에도 많은 변화가 있다. TV로만 시청하던 시대를 지나 TV를 보면서 무선 채팅을 같이 하거나 TV 방송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온라인으로 시청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이런 새로운 행동 패턴에 맞는 TV 광고 전략이 필요한 때다. 미국에서는 훌루닷컴(
www.hulu.com)의 등장으로 시간, 장소에 구애 없이 TV 프로그램을 본인의 상황 에 따라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TV 광고의 노출 전략에도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하고 있다. TV광고마저도 본인이 관심 있는 광고를 선택해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코카콜라 광고라면 세 가지 제품인 레귤러 코카콜라, 다이어트 콜라, 스프라이트 중 골라 시청할 수 있다. 온라인상에서의 광고 선호도를 미리 판단하면 지역, 나이, 성별에 따라 공중파에 효과적으로 온에어할 수 있는 것이다.

Advertising and Emerging Media : Serving Personalized Content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광고 매체 발달로 더욱 UXD의 역할이 커지고 있으며,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가 되고있다. 제임슨 위스키 옥외 광고처럼 사람들이 지날 때마다 그 사람에 맞춰 마치 광고가 말을 걸듯 말이다. 버거킹의 와퍼 버거를 시키면 포장지에 내 얼굴이 프린트돼 나오는 사례처럼 지극히 개개인에 맞춘 광고를 위한 미디어 개발을 위해 유저들의 일상생활을 바탕으로 한 데이터를 축적해 캠페인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효과 또한 극대화시켜야 한다.

테크놀로지만을 내세운 ‘WOW’ 중심의 시대를 벗어나 진정으로 유저의 생각과 행동, 관습에 스며드는 UXD가 요즘 시대가 필요로 하는 좋은 UXD, 효과적인 UXD라고 할 수 있겠다. 광고회사에 있어서 효과적인 UXD의 장점이란 앞서 설명했듯이 미리 유저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들의 필요를 벗어나는 요소를 줄이고, 전반적인 사용량을 증가시키고, 디자인과 인터랙션의 효율을 강화하는 등 유저들을 위한 광고 캠페인 만들어 마케팅 목표달성을 좀 더 높이는 것이다.

소셜 미디어와 클라우드 컴퓨팅, 모바일 디바이스의 등장과 발달에 힘입어 단순히 제품력을 제고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다각도의 플랫폼을 구축해 유저들을 그 플랫폼으로 리드하는 아이디어나 캠페인을 전개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유저들로 하여금 스스로 행동하게 만들고 그런 기회를 디자인하는 것에 중점을 두어 그 자체가 바이럴이 되게 하고, 더 나아가 유기적으로 소셜 인프라 기반(Social Infrastructure)을 만들어 갈 기회를 열어 주는것이 최근 UXD 분야의 핫 이슈이며, 이에 따라 여러 접근법들도 시도되고 있다.

이런 기회들이 창조되면 그 매력적인 플랫폼 서비스를 공유하기 위해라도 관련 제품을 이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제품 제조뿐만 아니라 광고 분야에서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하고 가장 중요시 돼야 할 부분이다.



Global 디지털마케팅본부 UXD팀 _ 김민아 프로
minah526.kim@cheil.com
김민아 프로 ·  제일기획 ·  Cheil Report ·  광고회사 ·  경험을 디자인 하다 ·  UX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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