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Fest 2014의 주제는 ‘Co-Create The Future’였다.
다들 짐작하겠지만, 이러한 광고제의 주된 참석자는 광고주, 광고대행사, 광고에 관심 있는 학생들 정도일 것이다. 이 주제를 처음 듣고는 우리 모두 힘을 합쳐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보자는 모호한 이야기만 던진다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3일간 14개나 되는 세미나를 모두 들을 수는 없고, 제목만으로는 어느 정도 수준의 내용일지 가늠하기 어려웠기에, 학창시절 객관식 답안 고르듯 제일 긴 제목과 제일 짧은 제목의 세미나를 유심히 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 지면을 통해 소개할 세미나 두 가지가 바로 그것이다. ‘The Dirty Word’ 와 ‘Welcome to the world’s biggest creative department’
1. The Dirty Word
가장 자극적인 간결한 제목, ‘The Dirty Word’는 아~주 착한 세미나였다. 주최 측에서 준비한 세미나답게, 특정 회사의 성공사례에 그치지 않고, 시장에서 작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접근법들을 소개하였는데, 그중 가장 인상 깊은 사례는 Yahoo Japan의 ‘Hands on search’였다. 지금의 솔루션들이 점점 자극적인 ‘Dirty word’를 활용함으로써 사람들의 시선을 끌려 하고 있고, 달라 보이는 캠페인을 위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있는데 그 기준점이 될 수 있는 캠페인이다.
100년만의 제조업 혁명으로 불리는 3D 프린터, 이를 활용한 다양한 캠페인을 많은 곳에서 시도하고 있다. 광고인이라면 몇 번쯤 고민했겠지만, 아이디어나 기술이 매력적이어서 억지로 프로젝트에 접목하다 보면 광고목표와 메시지는 온데간데없고 아이디어만 동동 떠 있는 경우가 있다. Yahoo Japan의 Hands on Search는 이런 면에서 모범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이 캠페인은 3D 프린터가 가장 필요한 사람들은 누구일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한다.
시각장애 아동들을 위해 3D 프린터 기계를 제작하여 설치하고, 사물이나 동물을 말하면 음성인식을 통해 가장 적절한 검색결과를 도출한 후 3D 프린터로 해당 사물을 만들어 준다. 보지 못하는 아이들이 이 기계를 통해 다른 감각을 통해 체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 캠페인이 돋보이는 이유는 yahoo의 검색 기능을 돋보이게 만드는 최적의 기술- 3D 프린터를 잘 적용하였다는 점이다.
광고주가 가진 자산을 가장 잘 부각시킬 수 있는 기술과의 접목, 그리고 누구나 긍정적으로 생각할 만한 사회적 활동과 연결시켰다는 점에서 Co-Create의 좋은 예라고 생각했다.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접목시키는 것, 내가 찾은 첫 번째 Co-Create의 방향이다.
2. Welcome to the world’s biggest creative department
가장 긴 제목의 세미나인 ‘Welcome to the world’s biggest creative department’를 처음 접하고서 든 생각은 ‘과연 답이 무엇일까?’였고, 1시간가량의 짧은 세미나에서 충분히 답을 얻었다.
내가 찾은 두 번째 Co-Create의 방향은, 소비자와 함께 솔루션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당 세미나에서 소비자 참여로 만들어진 다양한 광고를 소개했는데, 이 중 가장 인상 깊게 본 사례는 Unilever Breeze의 ‘Dirt is good’ 캠페인이었다. Eyeka를 통해 글로벌 광고공모를 진행하고, 소비자들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채택되어 실제 집행까지 된 사례이다. 세탁세제의 세정력에 대한 maker voice를 벗어나서 소비자 입장에서 공감 있게 풀어낸 캠페인이다. 호기심 많고 장난기 어린 아이들을 키울 때 더러워진 옷을 걱정하는 엄마의 인사이트를 이보다 더 잘 반영할 방법은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Co-Create에 대한 거대한 화두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급변하는 소비자 insight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기술적 진보를 따라잡기 위해 밤낮을 잊은 2014년의 광고인에게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소비자는 업무적으로 억지로 아이디어를 떠올리지는 않지만 생활 속에서 먼저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몇몇 광고인들의 노력과 의지로는 채워지지 않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해 줄 수 있다. 소비자와의 Co-Create를 통해 research를 대체할 수 있다는 발언에까지는 동의할 수 없지만, 소비자 참여를 통해 빈 공간을 채울 수 있는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십여 년 전 인터넷 시대가 열리고 닷컴 기업에 열광하던 시기에 화두처럼 이야기하던 명제가 있었다. Know-how의 시대에서 Know-where의 시대로 이행했다는 것이다. 한 개인이 다 알기에는 너무나 많은 정보가 널려 있기 때문에, 그 정보를 찾아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광고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한다. 몇몇의 광고인들이 파악해서 반영하기에는 급변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와 트렌드가 다양하게 터져 나오고 있고, 예전에는 실 집행이 어렵던 아이디어도 기술적 진보로 인해 너무나 쉽게 구현하고 있다.
AdFest 2014의 주제는 ‘Co-Create The Future’였다. 3일간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이 주제에 대한 답은 충분히 얻었고 앞으로 광고인으로 살아가는 데 중요한 화두를 가지고 돌아왔다.
1.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할 수 있는 기술적 진보를 적절하게 활용할 것
2. 모든 것을 혼자 다 하려고 하지 말고 빈 공간을 채우는 데 소비자들로부터 도움을 받을 것
[Special Issue] 2014 AdFest 세미나/ Create가 아니다. Co-Create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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