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ulture] 아이돌 삼국지, 메이저와 마이너 사이의 줄타기
INNOCEAN Worldwide 기사입력 2014.06.20 01:43 조회 6217



현재의 한국 대중음악계는 ‘아이돌 그룹’이라는 하나의 상품군이 철저한 주류를 이루고 있다. 단순히 가요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 대학 축제를 비롯한 각종 크고 작은 행사, 큰 규모의 콘서트 이 모든 것이 ‘아이돌 그룹’의 활동에 최적화돼 있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를 넘어서 해외 시장에서도 ‘아이돌 그룹’은 현재의 ‘열풍’을 예인하고 있다. 모두 메이저 마켓을 위해 기획된 상품이라지만, 아이돌들에게는 그들만의 탄생 비화가 숨어 있다. 대한민국 아이돌 왕국을 이끌고 있는 3대 명가의 프로듀싱 스타일을 따져보자면 대한민국의 대중음악 소비자들의 마인드를 대략 세 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예전만큼 한 가지 스타일만으로는 더 이상 독특함을 만들어낼 수 없다는 점이다. 잘 만든 메이저 상품 속에 숨어 있는 낯선 요소, 그 이질적인 조합의 실험은 이미 아이돌 왕국에서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

메이저에 의한, 메이저를 위한, 메이저 SM
아이돌 그룹의 격전지라는 메이저 필드에서, 어떤 기획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메이저 상품을 지향한다. 대표적인 예가 ‘소녀시대’라는 한국 걸 그룹 사상 최고의 히트 상품을 론칭한 SM 엔터테인먼트다. 사실 소녀시대가 데뷔할 때만 해도 ‘소녀시대’는 SM의 주력 상품이 아니었다. 아직 ‘걸 그룹’의 주류화가 이뤄지기 전이었고 동방신기에 이은 ‘2진’ 격이었던 슈퍼주니어가 의외의 큰 성공을 거두자 비슷한 콘셉트로 시장에 내놓은 팀이었다. 하지만 걸그룹의 메이저 히트 가능성이 ‘원더걸스’를 통해 증명된 이후 ‘소녀시대’는 철저하게 메이저 상품으로 다듬어졌다. 해외의 메이저 음악 출판사를 통해 구입한 악곡으로 승부했고 스타일링부터 안무에 이르기까지 메이저 문화를 지향했다. 다른 여타의 걸 그룹이 노출이나 선정적인 안무를 통해 영역을 확장할 때 소녀시대는 ‘명문 사립 학교 소녀들’의 룩으로 승부했다. 같은 빠른 곡으로 승부하더라도 클럽 댄스보다는 방송용으로 적합한 댄스 뮤직을 앞세웠다. ‘소녀시대’는 그렇게 ‘잘 만들어진 상품’의 느낌이 강하다.
SM은 여타 다른 그룹들을 운영할 때도 언제나 주류의 방법을 이용했다. 샤이니나 f(x)가 거의 비슷한 패턴의 활동 양상을 보이는 것은 SM이 어떤 의식으로 상품을 만들어내고 시장에 내놓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장르로 세분화될 수 있는 음악보다는 폭넓은 소비자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놓으려 한다. ‘계층을 뛰어넘는 메이저 상품’을 지향하는 것이 SM의 방식이다.



마이너 감수성의 음악, 메이저 마켓을 향한 도전 JYP
‘원더걸스’를 통해 이 땅에서 아이돌 그룹을 주류로 안착시킨 JYP는 SM과 조금 다른 느낌의 프로덕션을 보여준다. SM이 2000년대 중반 이후 해외의 악곡뿐만 아니라 다양한 작곡가의 악곡을 이용하는 것에 비해 JYP는 철저하게 프로듀서 박진영의 능력에 의존하고 있다. 박진영은 데뷔 이래 언제나 ‘메이저의 위치’에서 활동했지만 그의 음악은 때로 대중의 취향을 살짝 비틀어 공략하는 경우가 많았다. 디스코가 잊힌 시대에 디스코를 내놓았고 21세기에 1980년대 댄스 뮤직의 용공돌기를 재활용하기도 했다. ‘선정성 논란’ 같은 것을 결코 피하지 않았던 것도 박진영의 마이너적 감수성을 드러내는 부분이다. 원더걸스는 멤버 전원이 미성년자였던 시절부터 일정 이상의 노출이나 육감적인 가사를 피하지 않았다. 현재 활동 중인 ‘Miss A’ 역시 마찬가지다. 메이저 필드에서 마이너적인 감수성으로 대중의 ‘의외의 취
향’을 공략하는 것이 바로 JYP의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박진영은 세계 팝의 메이저리그라고 볼 수 있는 ‘미국 시장’에서 성공하겠다는 야망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박진영은 처음부터 미국 백인 주류 사회의 취향에 맞춘 음악과 스타일링을 구사하지 않았다. 원더걸스의 미국 활동을 통해 박진영이 보여준 프로듀싱은 ‘아시아적 감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다. 모두들 아시다시피 ‘아시아적 감성’은 미국에서 메이저가 아닌 마이너한 감성이다.

마이너 스타일의 역습 그리고 승리, YG
현존하는 최고의 아이돌 그룹이 어느 팀이냐는 질문에 빅뱅이라는 대답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빅뱅은 아이돌 천하가 시작되던 무렵 정상을 정복해 좀처럼 내려오지 않는 아이돌계의 철옹성이다. 빅뱅은 한국 아이돌계의 최고 메이저 상품이라고 표현해도 무방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빅뱅의 프로듀싱 방식은 현재 메이저 기획사들의 스타일과 상당히 다르다. 데뷔할 때부터 자신들의 음악을 자신들이 만드는 셀프 프로듀싱 그룹으로 시작했다는 점에서 빅뱅은 다른 아이돌 그룹과 차별화된다. ‘히트 머신’이라고 불리는 메이저 작곡가들의 손을 빌리지 않고 스스로 만들어 낸 음악으로 승부한다는 것은 ‘주문자 상표 생산방식’이 보편화된 메이저 아이돌 그룹의 필드에서 상당히 벗어난 느낌이다. 굳이 ‘마이너한 정서’라고 표현할 필요는 없지만 어쨌든 빅뱅의 프로듀싱은 메이저 그룹들과 다른 것이 사실이다. 현대 한국 대중음악의 마이너리그를 차지하고 있는 수많은 실력파가 ‘셀프 프로듀싱’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미소녀들의 각축장인 걸 그룹 필드에서 매우 대안적인 느낌을 주는 2NE1 역시 빅뱅과 같은 YG 소속이다. 2NE1은 다른 걸 그룹들과 차별화되는 외모뿐만 아니라 그 스타일링에 있어서도 매우 차별화된다. 때로 스트리트 패션이나 팝아트를 연상시키는 그들의 스타일링은 확연하게 메이저의 정서가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번연하고 흔한느낌의 팝이 아니라 장르적인 색채가 강한 음악으로 승부하는 것 역시 마이너적인 스타일로 공격해오는 느낌이 강하다. ‘헤비 리스너’인 장르 청취자들로부터 그들의 음악이 환영받는다는 것은 YG가 추구하고 있는 메이저와 마이너의 조화로운 결합을 상징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국의 메이저 문화를 상징하는 아이돌 그룹들의 프로듀싱은 어느 한 방향으로 쏠리는 것보다 조화로운 균형감각을 지니는 것이 중요하다. ‘웰 메이드’는 잘 만든 상품이라는 뜻도 있지만 ‘그저 잘 만들기만 하고 재미없는’이라는 뉘앙스를 지니고 있다. 문화 소비자를 공감시키고 또 그들에게 영감을 주기 위해서는 메이저와 마이너의 적절한 안배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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