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History] 1936년 8월 10일의 한국은 “손기정(孫基禎)- 남승룡(南昇龍)의 날”
광고계동향 기사입력 2014.09.12 10:13 조회 17004




“대망의 세계 마라손 제패 완성 (待望의 世界 마라손 制覇 完成)
조선 남아 의기 충천! 손군(孫君) 1착, 남군(南君) 3착
30개국 56명 선수 출전 초인적 신기록 작성” <그림 1>



“성전의 최고봉 정복 (聖戰의 最高峰 征服)
대만의 올림픽 마라손 세계의 시청중집리
당당 손기정군 우승 남군도 3착 당당 입상으로” <그림 2>




아마도 1919년 3월 1일 독립만세 운동 이래 이렇게 많은 한국인이 방방곡곡에서 모여든 일은 없었을 것이다. 이 날 한국은 온통 두 청년 마라토너 손기정과 남승룡이 각각 1등과 3등을 차지한 흥분의 도가니에 휩싸인 날이었다. 수상대에 오른 세 선수 가운데 둘이 한국인이었다<그림 3>. 다만 유니폼의 깃발은 일본국기였다.




제11차 올림픽(하계)이 개최된 곳은 독일 베를린. 1936년 8월 1일부터 16일까지였다. 승승장구하는 독일 총통 겸 수상 아돌프 히틀러가 개회한 경기였다. 손기정과 남승용 두 선수의 올림픽 제패 소식이 전해진 것은 8월 9일. 이 날부터 며칠 동안 조선, 동아일보 두 신문은 온통 이 두 선수에 관한 이야기로 가득 찼다.8월 11일자 동아일보 1면은 손기정과 남승룡 두 선수의 사진과 함께 머리 기사는 물론 1면에 게재되던 사설도 역시 마라톤(마라손이라 썼음)이었다.




이 날 1면에는 활짝 웃는 손기정과 상기한 듯한 남승룡의 사진과 함께 기사에는

"세계 제패의 개가(世界 制覇義 凱歌)”
“인류 최고의 승리! (人類 最高의 勝利)!
“영원불멸의 성화(永遠不滅의 聖火)”
“근역에 옴겨온 감람수(槿域에 옮겨온 橄欖樹)”

라는 감격 어린 헤드라인을 썼다<그림 4>. 그리고 바로 옆에있는 사설 제목도 “세계 제패의 조선 (世界 制覇의 朝鮮)마라손”이었다. 독일문학가이며 극작가인 서항석(徐恒錫)의 “손,남 양군 승전사(孫,南兩君勝戰詞)”도 있었는데 구절 사이에 가슴이 터질듯한 피압박 미족의 용솟음을 느낄 수 있다<그림 5>.




손·남 양군 승전사
지화자 좋을시고 이겼고나 이겼고나
형아 아우야 2천만 다 나와서
승전고 두리둥 치며 어깨 걷고 춤추자
기정아 승룡아 너희 보내고 죄든 가슴
이 아침 터져나니 한바탕 환호로다
삼천리 자던 강산도 함께 깨어 울린다.
동해물 백두산이 길러 준 이 피 이 뼈
오늘사 뽑내 보니 두려울 것 전혀 없다
세계도 우리 억센 줄 알았는가 하노라.
지화자 좋을시고, 팔 걷고 다 나오라.
빛나던 옛조선에 우리 아니 그 자손가
이후엔 세계 무대를 활개치며 가리라.

(맞춤법 일부를 고쳤다.)




손기정과 남승용이 귀국한 것은 두 달 지난 10월 17일이었다. 당시 서울의 공항이던 여의도에는 수천 환영 인파가 모였다. 다만 두 달 전 승리의 보도가 나왔을 때에 비하면 앤티 클라이바익스였다. 그도 그럴 것이 손기정의 유니폼에서 일장기를 지워버린 ‘일장기 말소 사건’이 일어나<그림 6> 동아일보는 8월 29일부로 무기정간을 당해서 이 날의 감격을 보도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베를린 올림픽 승전가를 축하에는 바늘 따라 실 가듯이 수 많은 기업의 환영 광고가 있었다. 그런 광고 가운데는 일본 회사도 여럿 들어 있었다. 지금은 일본 최대의 화장품회사가 된 시세이도(資生堂)는 치약과 칫솔, 라이트 회사의 잉크 등<그림 8>. 말할 것도 없이 여러 한국 회사가 축하 광고에 참여했는데 8월 10일의 승전 기사가 나간 뒤 부채표 활명수(活命水)<그림 9>, 유일한 한국인 경영 백화점 화신(和信)과 계열회사의 큼직한 광고<그림 10>, 그리고 10월 18일 귀국 환영 때의 유한양행의 영문 헤드라인을 곁들인 훌륭한 광고도 있었다<그림 11>. 이광고는 “축 손·남 양군 세계 제패 (祝孫南兩君世界 制覇)!”라는 한문 헤드라인 밑에  “Congratulation, Messrs. Son and Nam”이란 영문을 써서 돋보였다. 아마도 사장 유일한의 솜씨였을 것이다.




여러 광고 가운데에서 특이한 것은 10월 17일 두 선수가 귀국할 무럽 조선일보에 게재한 태평 레코드의 마라손왕 환영가(歡迎歌) 광고였다<그림 12>. 작곡 이기영, 작시 이고범, 독창 리라로 되어 있는데 환영가 레코드를 만들어 팔았음을 알 수 있다. 그 상혼도 상혼이려니와 손, 남 두 선수의 승리가 얼마나 큰 환희를 한국인에게 안겨 주었는가를 추측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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