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되고 있는 경기 침체 속에 옥외 광고 시장 역시 새로운 돌파구 찾기에 여념이 없다. 특히 작년 말 야립 광고 입찰 이후, 얼어붙은 옥외 광고 시장에 훈풍을 불어 넣어 줄 해법 매체로 기대됐으나 여전히 사업성에 대한 불투명 등 남겨진 과제가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또한 교통 광고의 거대 축을 이루고 있는 버스 외부 광고 시장 역시 경기침체로 인한 업체들의 마이너스 성장통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옥외 광고 업무와 관련된 업체들의 고민이 점점 깊어지는 가운데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 역시 치열하다. 글 | 주호일 오공일미디어 부장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광고업계에서 바라보는 옥외 광고 시장의 저성장에 대한 이야기는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물론 옥외 광고의 특성상 각각 나오는 수치들은 다소 상이하지만 전반적인 예측은 비슷하다.
이는 4대 미디어와는 달리 물리적 환경이 지역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를 도출해내기가 쉽지 않음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아무튼 외형적으로 보이는 숫자 이상으로 실제 업계에서 부는 찬바람은 여름 같은 봄이 왔음에도 좀처럼 녹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영업부진, 사업권 반납, 과당 경쟁… 침체 여전
실례로 지난해 메가박스 스크린 광고 영업권을 따냈던 G사의 경우, 해가 바뀌어도 계속되는 경기 침체 속 영업 부진으로 사업권을 컨소시엄 업체에 반납한 사건이 올 2월 초에 있었다.
이는 한국 영화계의 불황을 말해 주는 바로미터이기도 했지만, 지난해 900억 원의 매출 규모를 보이며 올해 1,000억 시장을 돌파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불안한 출발을 보이는 신호탄이기도 했다.
다행히 CGV를 대행하고 있는 J사의 경우(지난해 매출 450억) 지난해 동월 대비 20~30%의 초과 성장을 하고 있음은 다소 위안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새롭게 선정된 메가박스 스크린 광고 영업 대행사인 R사의 경우, 메가박스 非스크린광고 영업권을 지닌 업체로 불황을 극복하고 예전의 명성을 되찾을 지가 주목된다.
물론 올해 국내 영화 시장이 지난해 대비 5% 정도 증가한 1억 6천만 명 수준이 될 것이라는 예측은 이를 가능케 해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져보게 한다.
그리고 매년 연말이면 핫이슈로 떠오르는 매체인 버스의 경우, 그 사정은 더욱 어렵기만 하다. 버스외부 광고는 최초 특별법으로 서울신문사에서 판매했던 매체로 일반법 적용이 시작된 2003년 이후 10여 개의 업체들이 A급 노선 확보에 노력을 기울였지만 기금 사업 이후 업체들의 과당 경쟁과 경기 침체라는 이중고를 겪으며 현재 사용료 맞추기가 힘들어지는 회사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O회사의 경우 확보한 영업권을 반납하기에 이르렀고, 이러한 현상은 도미노처럼 업계에 불어 닥칠 전망이다. 따라서 사용료의 현실적 인하와 업체 간의 과당 경쟁 완화로 수익성 확보에 주력해야 할 때가 됐다.
이는 버스외부 광고 영업을 오랫동안 지속했던 업체뿐만 아니라 신규로 시장에 진입하려는 업체들에게 있어 넘어야 할 중요한 과제이기도 하다.
한편, 작년 가장 효자 종목으로 꼽혔던 스크린도어와 중앙 차로 버스쉘터의 경우, 올해는 매출 성장에 다소 벅차하는 모습이다. 더구나 추가로 늘어나는 스크린도어와 중앙 버스쉘터로 인해 규모는 확장되지만 상대적으로 매출 증대에 기여할지는 알 수 없는 시장 상황이다.
중앙 버스쉘터의 경우 지난해 동월 대비 20~30% 매출 감소 현상을 보이고 있다. 5월부터 참여 예정이었던 보험사의 대규모 물량들이 취소되는 등 전반적인 분위기가 침체되어 있다.
또한 전광판의 경우, 전체적으로 공연 광고주들의 참여가 눈에 띄게 증가했는데 이는 공연 자체가 전광판 표출에 있어 좋은 컨텐츠가 된다는 전제와 어려움에 처해 있는 공연 업계의 커뮤니케이션 툴로 별도의 금전적 부담 없이 티켓을 광고료와 대치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어서다. 따라서 외형적 증가에 비해 업체의 수익성에는 그다지 도움 되지 않은 실정이다.
다만, 특A급에 해당하는 강남역 몬테소리 빌딩의 옥상 전광판이나 광화문 코리아나 호텔 벽면 전광판, 그리고 학동사거리 노라노 빌딩 전광판 등이 100%에 근접하거나 2/3 정도의 높은 게첨률을 보이고 있다. 또한 최근 들어 지하철을 중심으로 스크린도어 PDP나 행선안내기 등 동영상 매체의 증가로 인해 매체 간 시너지 효과를 유도해 낼 수 있다는 것이 하나의 기회 요인이 되고 있다.
이상으로 옥외 전체 시장 전체에 대한 고찰은 아니었지만 주요 매체를 중심으로 현재 처한 옥외 광고 시장의 상황에 대해 알아보았다. 과거 IMF 외환위기 시절에서도 나타났듯이 불황에 따른 악영향은 광고시장부터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매체별로는 옥외 광고 시장의 저성장이 극명하게 나타났기 때문에 지금의 경기침체를 바라보는 옥외 광고업계의 시선은 더욱 불편하다. 다만, 불황에도 성공하는 틈새시장이 있듯이 옥외 광고 시장에서도 반드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마인드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이다.
기업들은 경기가 어려워지면 제조업을 중심으로 매출 실적에 민감해진다. 따라서 불필요한 지출을 최대한 줄이게 된다. 기업에서 광고비 지출 역시 경기상황에 따라 가감여부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항목이 된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불경기일수록 광고를 더 많이 집행해야 한다고 하지만 각 기업들의 입장에선 적용할 수 없는 논리가 돼 버리고 만다.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는 모르겠지만 신규 출시되는 제품과 서비스들은 광고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어렵지만 가장 효율적인 매체를 분석하고 찾아내어 효과적으로 집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매출 연계된 옥외 매체 인기 쑥쑥
<모토로라 벽면 쇼케이스>
광고주에게 있어 가장 좋은 광고라고 한다면, 물론 광고 목적에 따라 상이하긴 하겠지만 매출 성장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광고를 꼽을 것이다.
물론 이 역시 광고가 직접 매출과 연관된다는 것을 증명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르겠지만, 아무튼 소비자가 특정 광고에 영향을 받아 제품을 구입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하게 됐다면 성공적인 캠페인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소개하는 광고들 역시 이러한 광고를 통한 매출에 영향을 끼치려는 현재 경기 상황에 가장 적절한 광고라 판단되어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 광고는 최근 저출산과 유제품 소비 감소로 인한 유제품 업계의 불황 극복 사례로 업체 간 치즈 등 고부가 상품의 새로운 마케팅 전쟁을 의미하기도 한다.
서울우유는 프랑스의 벨 치즈사와 지난해 유통 계약을 맺고 국내에 제품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는 5,000억 규모로 확대될 치즈 시장의 공격적 공략을 위해 10여 개의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게 됐다.
이에 따른 광고와 홍보 활동에도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벨 큐브’ 치즈라는 브랜드 인지도 창출과 강화 그리고 직접 판매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잡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툴이 필요하게 됐다. 우선 인지도 창출을 위해 옥외 광고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매체 중 하나인 중앙 차로 버스쉘터에 광고를 게재 운영했다.
그리고 현재 ‘벨 큐브’ 치즈의 유통망이 대형 할인점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소비 접점상의 매체인 카트를 활용하기로 한다. 국내 3대 할인점인 이마트와 홈플러스, 그리고 롯데마트에 4만 여대를 집중 운영함으로 제품의 붐-업을 이루고 판매를 유도코자 했다. 올해 3월부터 시작한 광고는 4월 말일까지 2개월간 운영 예정이다.
두 번째 광고는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적으로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모토로라 휴대폰 광고이다. 삼성과 LG전자의 미국 내 시장에서의 선전과 이에 1위 자리를 삼성에게 내어 준 모토로라가 국내 시장에 새로운 핸드폰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근 휴대폰 시장은 기능뿐만 아니라 디자인 면에서도 판매우위가 결정되는 만큼 제품을 직접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하나로 평가될 수 있다. 또한 매장의 쇼케이스 등 제한된 장소가 아닌 소비자들이 평상 시 이용하는 곳에 노출시킬 수 있다면 더욱 좋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추가로 유통망과 연계된 장소라면 가장 최상일 것이다.
이렇게 검토해 본 결과, 휴대폰 구매 타깃이 가장 많이 모이는 장소인 강남역에 가장 많은 유동을 보이는 강남역 6번 출구(뉴욕제과 방향)에 새롭게 리뉴얼한 쇼케이스 매체를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리뉴얼 이전 출구 벽면에 포스터 형식으로 게첨했던 매체가 실제 제품을 디스플레이 할 수 있는 매체로 탈바꿈하여 이용객들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이끌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요소인 강남역 지하상가 내에 휴대폰을 판매하는 매장이 절반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판매가 왕성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곳이다. 따라서 제품 디자인과 메시지 크리에이티브(creative)가 강력하다면 강남역을 이용하는 타깃들의 손길이 모토로라로 향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참고로 모토로라 강남역 캐노피 광고 매체는 2월 초부터 5월 초까지 3개월간 지속된다.
BTL의 첨병 역할로 거듭나
<코엑스몰 밀레니엄 광장>
이상 광고와 판매가 연계된 매체 운영에 대해 알아보았다. 물론 광고 목표에 따라 버스 외부나 전광판 등 기본형태의 매체를 운영하는 방식도 현재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광고주들은 이벤트와 연계한 프로모션성 매체 운영이나 기본 매체를 변형시킨 확장형 매체, 그리고 임팩트 있는 메시지 소구를 위한 특수 매체 운영을 선호하고 있다.
물론 옥상광고 등 대형매체 위주의 기업이미지 광고도 필요하지만 어려운 경기 상황 속에서 브랜드 광고 등 실속형 매체집행을 추구하고 있다. 또한 코엑스몰 등 특정 장소를 활용하여 zone을 형성, 집중적으로 메시지를 소구하는 게릴라식 광고 방식을 시도하는 기업들이 많아졌다.
이는 최근 주목 받는 BTL의 첨병 역할을 옥외 광고 매체들이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더욱이 이는 변화무쌍한 경기 현황과 무관하게 옥외 광고가 안정적인 커뮤니케이션 툴로 새롭게 포지셔닝 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처해 있는 위기의 옥외 광고 시장이 좀 더 안정성을 지니기 위해서는 광고주뿐만 아니라 대행사, 그리고 매체사, 제작사들이 동일한 목표와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2009년을 돌아보고 2010년의 옥외광고 시장을 전망할 때는 좀 더 발전적인 모습이길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