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 하는 순간 새로운 광고가 태어난다
Cheil Worldwide, 2009년 05월, 400호 기사입력 2009.06.23 10:16 조회 6641
이선정 | 광고 6팀 대리 rickey.lee@cheil.com

2009년 3월 25일,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티저 광고 세 편이 온에어 되었다. 눈보라를 헤치며 힘겨운 발걸음을 떼는 산악인 엄홍길 씨부터, 드라마‘아내의 유혹’에서 바람둥이 남편의 쫓겨난 신세를 보여 준 변우민, 인산인해를 이룬 피서지에서 폭풍우로 고생하는 보통 사람들까지, 척 보기에도 리얼함이 묻어나는 각종 고생담을 선보이며 던진 광고의 메시지는 단 하나, ‘집 나가면 개고생이다’. 좋은 얘기만 해도 모자랄 15초 광고에 굳이 이런 메시지로 신고식을 치른 이유는 뭘까.

집나가면 개고생이라구요? QOOK이 대체 뭐길래?

많은 이들이 궁금해 했던, 어쩌면 아직도 궁금해 할지도 모르는 QOOK의 정체는, 다름 아닌 KT의 홈기반 서비스 통합브랜드. 기존의 KT전화, 메가패스, 메가TV 등의 서비스 브랜드들을 아우르는 통합 브랜드로서,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이제 통합된 환경에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의 혁신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또한, KT로서도 과거의 자산과도 같은 브랜드들을 포기하고 QOOK이라는 새 브랜드를 도입한다는 자체가 하나의 모험이자 스스로를 향한 혁신이었기 때문에, QOOK의 탄생은 그 무엇보다도 새롭고 임팩트 있는 것이어야만 했다.

사실 요즘은 커뮤니케이션 과잉 시대, 사람들이 하루에도 수많은 광고들에 묻혀 살고, 어지간한 메시지에는 관심조차 가지지 않게 된 게 사실이다. 게다가 이미 수많은 티저 광고들을 접한 상태여서 웬만한 티저 광고로는 명함조차 내밀기 힘들어졌다. 이 때문에, QOOK의 성공적인 티저 광고 제작을 위해서는, 놀라운 메시지와 단기간 안에 소비자에게 이슈가 될 수 있는 소재가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QOOK이 홈 서비스 통합브랜드라는 것에서 출발해, 중장기적으로‘QOOK=집’이라는 인식을 쉽게 심어줄 수 있어야 했고, 동시에 철저히 KT라는 브랜드를 숨긴 채 소비자들로 하여금 QOOK에 대한 궁금증을 최대화할 수 있어야 했다. 그렇게 탄생한 티저 광고가 바로‘집 나가면 개고생이다’시리즈.

집과 관련된 이야기 중에서도 흔히들 하는‘집 나가면 고생한다’는 말에 착안, 사람들의 카타르시스를 건드릴 수 있는 단어를 활용해 전에 없던 방법으로 새로운 브랜드의 등장을 알리자는 것에 목표를 두고 발견한 단어가 바로‘개고생’이었다. 비속어인 듯한 어감으로 일견 자극적으로 느껴질 수 있으나 실은 국어사전에 등재된 표준어, 이 역시 또 하나의 이슈거리로 QOOK의 등장에 힘을 보탤 것이라 생각했다.

모델 선정 역시 남달라야 했다. 평범한 빅모델이 아닌 자신만의 절절한 개고생 스토리를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고, 그래서 선택된 모델이 산악인 엄홍길씨와 국내 최초 드라마 캐릭터 모델‘아내의 유혹’의 정교빈(변우민)이다. 결국 산행의 고생, 바람 핀 남자의 고생, 생활 속 고생 등으로 구성된 고생담 시리즈는 결국 전례 없던 메시지와 웃음의 코드로 사람들의 호기심을 이끌어 내는 데 성공하게 되었고, 지금까지도 각종 미디어와 소비자들 사이에서 수많은 개고생 시리즈 패러디 및 유행어를 만들어 내고 있다.

하지만 이 티저 광고는 모두에게 개고생이라는 재미 말고도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더 남겼다. 바로 브랜드에 대한 강한 호기심. ‘집나가면 개고생이라고? 그런데 대체 QOOK은 뭘까?’모든 이들의 머릿 속에 QOOK이라는 의문의 단어가 떠오른 그 순간이, 세상에 없던 브랜드 QOOK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쿡! 하는 순간 세상의 혁신이 시작된다

‘밥솥광고냐’ ‘새로 나온 식음료 광고다’등 온갖 추측 속에 사람들의 기대와 호기심을 극대화시켰던 티저 광고 후, 론칭 광고의 목표는 극대화된 소비자들의 관심을 QOOK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로 바꾸고자 함에 있었다. 따라서 4월 8일 이후 온에어된 네 편의 TV광고는 앞서 진행한 티저에서 한 발 더 나아가 QOOK이 지니고 있는‘혁신성’과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새로운 것’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방법도 달라야 했다.

QOOK만의 혁신성을 쉽게 전달하기 위해, QOOK이라는 브랜드명을‘쿡!’이라는 의태어?의성어와 연결해‘세상을 바꾸는 새로움을 탄생시키는 행위’와 연결 지은 크리에이티브를 생각해냈다.

그 첫 번째 신호탄은‘달 착륙’편으로, QOOK의 탄생은 인류의 달 착륙과도 맞먹는 대사건이라는 과감한 메시지를 전했다. 쿡! 하고 깃발을 꽂는 순간 인류의 역사가 새로 쓰여졌듯이, QOOK! 하는 순간, 우리 생활에도 새로운 혁신의 페이지가 하나 더해진다는 의미다. 연이어 등장한‘디스코’편에서는 존 트라볼타를 빼 닮은 모델이 춤을 추다가 갑자기 허공을 찌르는 동작을 한다. 쿡! 하고디스코가 탄생한 순간, 전 세계 젊은이들의 유흥문화가 바뀌었다는 뜻이다.

이렇게 인류의 결정적 순간을 포착했던 QOOK은 이어서, 소비자들의 생활 속으로 파고들었다. 거창하지는 않지만 누구에게나 있었던, 생활 속 혁신의 순간을 잡아낸 것이다. ‘신생아 발도장’편은, 우리 모두에게 있었던 새로운 인생의 출발의 순간을 포착해, 소박한 공감대와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아기의 리얼한 표정이 화제가 되면서 혹시 CG가 아니냐는 질문들도 있었지만, 아기가 실제로 자면서 배냇짓하는 모습을 100% 가공 없이 촬영한 것이었다.

‘삽질’편을 통해서는 군인들의 친근하고도 재미있는 모습이 보여지면서, 그들의 사소한 삽질 하나가 재미있는 놀이 문화를 쿡! 하고 탄생시켰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리고 이 론칭 편들은 하나같이 이런 메시지로 마무리한다.“ 새로운 걸 원해? 집에서 쿡해!”티저를 통해‘QOOK=집’이란 인식을 만든 데 이어, 집이라는 익숙한 공간에 QOOK이라는 혁신이 생겨났다는 의미를 더한 것.
 
이러한 메시지들을 통해 QOOK이 소비자에게 주는 혜택은 단순한 IT나 결합서비스를 뛰어넘는,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집에서의 혁신적 생활임을 알리고자 했으며, 그 혁신의 메시지는 역사적 사건에서 시작해 소비자들의 소소한 일상까지 파고들면서, 거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나아가고 있다.



QOOK, 바이럴 마케팅2.0 시대를 열다

QOOK 캠페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TV광고에 국한하지 않은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활동 범위일 것이다. QOOK은 티저부터 지금까지, 브랜드 이슈화를 위해 TV광고 외에도 모든 자산과 툴을 전방위적으로 활용한 360도 커뮤니케이션을 지향해 왔다. 그 대표적인 시도 중 하나가 바로‘QOOK 항공사진 사건’이다.

3월 25일 TV광고 티저 이전 단계에 다음(Daum) 항공지도 서비스와 연계해 전에 없던 특이한 방법으로 QOOK 로고를 노출시켰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항공사진은 52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고, 게시 3일만에 관련 뉴스 20여 건 보도, 블로그 게시자 90여 건을 기록하며 3월 24일에는 WBC 결승전임에도 불구하고, 야구 이슈를 제치고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또한, QOOK 티저 사이트에서 TV광고와 똑같은 포맷에 자신만의 메시지를 자막으로 만들 수 있는‘나만의 개고생 광고 만들기’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들로 하여금 광고를 보는 데 그치지 않고 한 발 나아가 직접 가지고 놀고, 만들어 볼 수 있도록 하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론칭 이후에는‘QOOK을 광고해 주세요!’라는 개인광고 프로모션을 통해 또 한번의 소비자 참여를 이끌어 내고 있다. 이것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자유로운 나만의 방식으로 QOOK을 광고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당선자들에게는 실제로 광고비를 지급한다는 색다른 발상으로 재미를 준다. 사실 이 프로모션을 처음 기획할 당시에만 해도‘과연 사람들이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만들어서 올려줄까?’라는 의구심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 3000명 이상의 소비자들 이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만들어 적극적으로 응모하고 있고, 그 아이디어의 참신함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물건을 배달할 때마다 쿡! 이라고 외치겠다는 택배 기사 아저씨부터, 아버지가 운영하는 빵집에 QOOK 케이크를 만들어 진열하겠다는 아들, 대학 축제에서 QOOK으로 응원도구를 만들겠다는 응원단까지, 굳이 우리가 방향을 만들어 주고 걱정하지 않아도 소비자들은 이미 무대만 마련되면 자유롭게 참여하고 끼를 발산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을 입증해 주었다.

비슷비슷한 정보 속에서 항상 새로움과 재미를 갈구하는 소비자에게 이런 이슈들은 구미가 확 당기는 좋은 놀거리들이었다. 항공사진 사건은 네티즌들 사이에서‘정부나 기업에서 비밀리에 추진하는 군사기밀 프로젝트’,‘ 식음료 제조회사의 신제품’‘연인에게 바치는 사랑고백’등 QOOK의 정체를 파헤치는 다양한 스토리텔링으로 발전해 이슈 확산으로의 발단이 되었다. 거기에 이어진 광고 참여 프로그램 등을 통해 소비자들은 더 한층 적극적으로 QOOK을 체험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자발적으로 브랜드에 관심을 갖고 경험해 본 소비자들은, 추가적으로 이슈를 생산해내기 시작했다. 인터넷에는‘구준표 집나가면 개고생이다’‘2호선 타면 개고생이다’를 비롯해 각종 광고 패러디UCC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으며, 이런 열기는 다시 한 번 미디어에 그대로 반영되어 1박 2일 등 각종 인기 프로그램들과 언론에서조차 QOOK을 패러디한 결과물들을 양산해내는 리액션을 가져왔다.

결과적으로, 이 모든 인터랙티브한 활동들은 소비자들이 스스로가 스토리텔링에 자발적으로 가세해, QOOK의 바이럴 마케팅에 화수분과 같은 힘을 불어넣게 되었다.



3만 8000 KT의 힘을 보여주다

이번 QOOK 캠페인에서 또 하나의 빼놓을 수 없는 이슈는 바로 전국의 3만 8000 KT 임직원들이 참여한 QOOK 현수막 이벤트일 것이다. 이 이벤트는 전국에 대규모로 확산되어 있는 KT의 자산이야말로 바로 QOOK을 성공적이고도 효율적으로, 그리고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방법으로 알릴 수 있는 광고 미디어라는데 착안,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자는 목적으로 시작되었다.

TV광고 티저와 동시에 전국 KT지사에 배포된 현수막들은 각 임직원들의 집에 걸렸고,‘ 분당 아파트에 걸린 빨간 현수막의 정체는?’과 같은 호기심들을 언론으로부터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사원에서부터 이석채 회장에 이르기까지 모든 임직원이 참여한이 이벤트는 마케팅 수단으로는 전대미문의 사례로서 각 언론사의 관심을 받는 것은 물론, 새롭게 출발하려는 KT 내부의 결속력을 보여준 성공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QOOK하는 세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탄생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전에 없는 새로운 시도들로 이끌어 온 QOOK 캠페인은 그 브랜드 정신처럼 혁신과 새로움의 첫 모습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다양한 매체와 아이디어를 활용해 소비자들을 참여시킨 커뮤니케이션으로 웹2.0 시대의 새로운 마케팅의 지평을 열었다. 하지만 이제 겨우 첫 걸음을 떼었을 뿐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된 통합브랜드 시대, QOOK 캠페인은 대한민국 최고의 파워 브랜드가 될 때까지, 전국민이 집에서 QOOK하며 즐거워할 때까지 더 놀랍고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걸 원해? 집에서 쿡해!”
QOOK ·  쿡광고 ·  집나가면 개고생 ·  엄홍길 ·  변우민 ·  패러디 ·  티저광고 ·  KT홈서비스 ·  성공캠페인 ·  소비자참여 ·  바이럴마케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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