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
고전 크리에이티브 다시 읽기
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 박노해 시인이 쓴 시의 제목을 빌려와 마지막 이야기를 시작한다. 난 이 문장을 건축가 승효상 씨의 책 제목으로 처음 접했다. 승효상 씨가 이 문장을 건축학적 관점에서 확장했다면, 이번에는 이 귀한 문장을 크리에이티브의 세계로 초대해본다.
나는 늘 의아했다. 오직 새로움만 광고계를 움직이는 동력인 건지. 매일 유튜브에 올라오는 신상 콘텐츠들을 열렬히 구독하는 이들과,내일의 기술에 골똘하는 자만이 이바닥의 선구자가 될 수 있는 건지.만일 그렇다면 우리가 걸어온 길 뒤로 소복이 쌓여가는 시간들은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 하고 말이다.그리고 난 그 해답을 이 한 줄의 제목 속에서 찾았다.
광고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시상식인Cannes Lions가 올해로 벌써66주년이다. 한사람의 일생과도 맞먹는 이 긴 시간 속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숨어 있을까. 그 거대한 시간의 파도 속에는 여전히 빛바래지 않는 크리에이티브들이 있다. 낡아짐으로 인해 새로워지는 생각들. 시대의 풍상을 온몸으로 새겨온 광고들. 오늘 할 이야기는 세월의 변화에 쓸려 가지 않은 옛날 옛적 크리에이티브에 관한 이야기다.
Gay Films (1998)
나는 늘 의아했다. 오직 새로움만 광고계를 움직이는 동력인 건지. 매일 유튜브에 올라오는 신상 콘텐츠들을 열렬히 구독하는 이들과,내일의 기술에 골똘하는 자만이 이바닥의 선구자가 될 수 있는 건지.만일 그렇다면 우리가 걸어온 길 뒤로 소복이 쌓여가는 시간들은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 하고 말이다.그리고 난 그 해답을 이 한 줄의 제목 속에서 찾았다.
광고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시상식인Cannes Lions가 올해로 벌써66주년이다. 한사람의 일생과도 맞먹는 이 긴 시간 속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숨어 있을까. 그 거대한 시간의 파도 속에는 여전히 빛바래지 않는 크리에이티브들이 있다. 낡아짐으로 인해 새로워지는 생각들. 시대의 풍상을 온몸으로 새겨온 광고들. 오늘 할 이야기는 세월의 변화에 쓸려 가지 않은 옛날 옛적 크리에이티브에 관한 이야기다.
Gay Films (1998)
공주님은 왕자님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고전 동화 속에 존재하는 전형적인 레퍼토리는 이미 20세기에도 고리타분한 이야기였나 보다. 이 광고 는 공주와 공주의 사랑을 다룬다. 'Girls do not need prince'의 20세기 버전쯤 되려나. 물론 의미하는 바는 약간 다르지만, 왕자를 원치 않는 그녀들만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점에서 21세기 'GIRL'을 대표해 박수를 보낸다. 공주 가 저주에 걸린 개구리에게 키스하자 또하나의 공주로 변한다는 반전. 그리고 두 공주의 태연한 두 번째 키스까지. 잘 짜여진 각본으로 완성한 이 광고는 성소수자 영화제를 홍보하는 가장 완벽한 무기가 되었고, 1998년 칸 광고제 에서 수상했다.
Buenos Aires Zoo(2004)
한 때 모든 광고인이 광고 매거진 Archive에 실릴만한 광고를 꿈꾸던 시절이 있었다. 잡지를 펼치는 일보다 구글링이 익숙한 지금, Archive의 전성기도, 그때의 꿈들도 아득히 멀어지고 있다. 그러나 당시의 크리에이티브들은 시간 이 흐를수록 여운을 남긴다. 이번에 소개할 광고는 무려 15년 전 의 크리에이티브다. 세월의 흐름을 이보다 잘 표현한 비주얼이 도 있을까. 부에노스 동물원 115주년을 기념하는 이 광고는, 동물들의 주름살 클로즈업만으로도 모든 사연을 담아냈다. 저 주름살 사이사이엔 어떤 사연들이 켜며이 쌓여있을까 궁금해지는 이 광고는 2004년 칸 광고제에서 골드의 영예를 안았다.
Jeep Two Words (2008)
10년이면 강산은 변할지도 모르지만, 크리에이티브의 힘은 달라지지 않는다. JEEP에서 만든 Two Words인쇄 캠페인은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완벽하다. 거친 아웃도어를 상징하는 동물, 인물 등의 오브제 사이로 고개를 내민 지프 한 대. 말이 필요없는 아이디어라, 카피도 과감히 배제했다. 본질만을 남기고 모든 것을 생략하는 크리에이티브의 기술은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유효하리라. 지금, 이 순간에도 충분히 세련된 이 광고는 2008-2009년 각종 해외 광고제를 휩쓸며 그 놀라움을 증명했다. 그리고 2019년을 살아가는 지금의 크리에이터들에게도 여전히 영감을 주고 있다.
IKEA Lamp (2002)
전통 광고의 대안으로 브랜디드 콘텐츠가 급부상한다는 뉴스가 들려온 지 몇 년 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미 17년 전에도 광고는 콘텐츠 였다. IKEA는 버려진 램프의 이야기를 담은 잔잔한 스토리텔링으로 칸 그랑프리를 거머쥐었다. 길바닥에 덩그러니 놓인 램프의 시선. 쓸쓸하고 애처로운 램프의 뒷모습. 광고가 끝날 때쯤 등장하는 남자의 명대사까지. 뒤통수를 때리는 반전을 담은 이 광고는 요즘 흥행하는 바이럴 콘텐츠의 화법과도 꽤나 닮아있다. 그래서일까 2018년 버려진 램프의 뒷이야기를 담은 또 다른 콘텐츠 까지 제작되었다고 한다. 원본의 반전과 시즌 2의 스토리가 어떻게 이어지는지 궁금하다면 꼭 한번 직접 찾아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