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크리에이티비티를 갈구하는가? 2024 칸 라이언즈가 건넨 6가지 해답_1
광고계동향 기사입력 2024.08.21 10:04 조회 226

글 김수경 기자|브랜드브리프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축제 칸 라이언즈(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가 지난 6월 17일부터 21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열렸다. 올해로 71회째를 맞은 칸 라이언즈엔 전 세계 90여 개국 1만5000여 명의 사람들과 2만
6753개의 작품이 몰렸다.

이들이 칸을 찾는 단 하나의 이유는, 바로 크리에이티비티! 고백 하건대 매년 칸 라이언즈로 취재를 떠나기 전이면 ‘올해도 과연 새로운 게 있을까?’, ‘기존 수상작들을 뛰어넘는 크리에이티비티를 만날 수 있을까?’, ‘손에 잡히는 유용한 트렌드를 얻어올 수 있을까?’ 하는 걱정들이 어김없이 마음 한 켠에 자리 잡는다. 칸을 처음 방문했던 지난 2019년도에 받았던 충격과 압도감이 너무도 컸기에, 매년 그 기준점을 넘지 못하면 어느 순간 칸이 시시하고 뻔하게 느껴지진 않을지 우려됐다.

그 우려가 무색하게도 올해 4번째 방문한 칸은 어김없이 예상치못한 놀라운 크리에이티비티와 날카로운 인사이트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무수한 트렌드의 홍수와 급변하는 기술의 진화 속에서도 우리는 왜 여전히 ‘크리에이티비티’를 갈구하는지, 2024 칸 라이언즈가 건넨 6가지 해답을 공개한다.

1. 사람들을 웃게하라!(Humor)
올해 칸 라이언즈 최대의 화두는 ‘유머의 귀환’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겪으며 몇 년 동안 광고 속 유머가 많이 줄었지만, 최근 유머를 활용하는 광고가 늘고 있다. 칸 라이언즈는 올해 ‘유머’ 카테고리를 신설했다. 이 부문에 출품된 작품은 재치와 풍자를 사용해 즐거움을 주고, 기억에 남는 웃음을 통해 오디언스와 연결돼야 한다.

올해 칸 라이언즈 전체 출품작 2만6753개 중 ‘유머’ 태그가 붙은 작품은 전년 대비 48% 증가한 약 1,330편(전체 출품작 수의 약 5%)에 달했다. 올해 수상한 미국과 영국 광고 캠페인의 75%는 유머를 활용했다. 이는 지난해 52%에서 약 23% 증가한 수치다. 오라클에 따르면 브랜드가 유머를 사용할 경우, 80% 사람들이 해당 브랜드에서 다시 구매할 가능성이 더 높고, 72% 사람들은 경쟁사보다 해당 브랜드를 선택할 가능성이 더 높다. 그만큼 사람들을 웃게 하는 유머의 힘은 강력하다.


팝 타르츠(Pop-Tarts)의 ‘The First Edible Mascot(최초의 먹을 수 있는 마스코트)’ 캠페인.
©Pop-Tarts

 
올해 브랜드 익스피리언스&엑티베이션 라이언즈(Brand Experience & Activation Lions) 그랑프리를 받은 팝 타르츠(Pop-Tarts)의 ‘The First Edible Mascot(최초의 먹을 수 있는 마스코트)’ 캠페인(웨버샌드윅 뉴욕(Weber Shandwick, New York) 대행), 소셜&인플루언서 라이언즈(Social & Influencer Lions) 그랑프리 수상작인 세라비(CeraVe)의 ‘마이클 세라비(Michael Cerave)’ 캠페인(Ogilvy PR, New York 뉴욕), 오디오&라디오 라이언즈(Audio & Radio Lions) 그랑프리를 받은 스펙세이버스(Specsavers)의 ‘The Misheard Version(잘못 들린 버전)’ 캠페인(Golin, London 대행), 크리에이티브 효과 라이언즈(Creative Effectiveness Lions) 그랑프리인 하인즈(Heinz)의 ‘It has to be Heinz(하인즈여야만 해)’ 캠페인(Rethink Toronto 대행)도 유머를 광고의 핵심 요소로 사용해 주목 받았다.

올해 칸에서 가장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 낸 세션은 ‘유머’를 핵심 전략으로 사용하는 브랜드 ‘리퀴드 데스(Liquid Death)’였다. 리퀴드 데스는 ‘유머’를 무기로, 저예산으로도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아이들과 임산부가 마치 맥주를 마시는 듯한 광고를 선보이는가 하면(실제로는 맥주캔처럼 디자인된 리퀴드 데스의 생수를 마시는 장면이었다), 악마와 지옥 등 생수와는 어울리지 않는 이미지를 내세우고, 리퀴드 데스에 대한 악플을 모아 음반을 내고, 할머니들이 킥복싱과 헤비메탈을 즐기는 모습을 광고에 담는 등 기발하면서도 파격적인 전략으로 전 세계적인 팬덤을 구축한 사례를 발표해 호평 받았다. 더 많은 광고들이 유머를 크리에이티브에 활용하고 있고, 유머를 활용한 광고들의 효과가 더 좋았다는 방증이다.

사람들을 웃게하라! 그러면 사람들은 그 브랜드를 좋아하고, 더 오래 기억할 것이다.



2024 칸 라이언즈 무대에 선 일론 머스크×CTO(좌)와 마크 리드 WPP 회장. ©Cannes Lions

2. 인공지능(AI) 시대, 더 인간적인 것이 승리한다(Humanity)
올해 칸 라이언즈에 제출된 작품 중 12%가 AI를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만큼 AI는 이미 크리에이티브 영역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내뿜고 있다. 올해 칸 라이언에서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일론 머스크(Elon Musk) X(옛 트위터) 최고 기술 책임자(Chief Technology Officer, CTO)는 무대에서 “조만간 AI가 인간의 크리에이티비티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해 업계에 충격을 던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칸에서 마주한 AI 트렌드는 기술의 놀라운 완성도나 화려함이 아닌, 아이러니하게도 ‘더 인간적인’, ‘인간을 위한’, ‘인간을 향한’ 기술이었다.

올해 이노베이션 라이언즈(Innovation Lions)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강지현 서비스플랜코리아 대표는 핵심 키워드로 ‘포스트휴먼 시대의 인간다움을 추구하는 것’을 꼽았다. 강지현 대표는 “새로운 기술과 AI의 발전은 우리가 더욱 인간적인 가치를 추구하도록 이끌고 있다. 인간 중심의 사고는 단순한 혁신을 넘어 더욱 깊은 차원의 혁신과 변화를 가져온다”는 평을 남겼다.

제약 라이언즈(Pharma Lions) 그랑프리 수상작인 지멘스 헬시니어스(Siemens Healthineers)의 ‘Magnetic Stories(자기장 이야기)’ 캠페인(Area 23, AN IPG Health Network Company 뉴욕 대행)은 MRI 검사 시 발생하는 불편한 소음을 AI 기술을 활용해 마법기차가 지나가는 소리, 로봇이 움직이는 소리와 같은 오디오북의 특수 효과음으로 바꿨다. 이는 MRI 검사를 두려워하는 소아환자들에게 검사 과정을 몰입감있는 새로운 경험으로 바꾼 인상적인 스토리텔링을 선사했다.

이노베이션 라이언즈(Innovation Lions) 그랑프리 수상작인 KVI 브레이브 펀드(KVI Brave Fund Inc.)의 ‘보이스 투 다이아비티스(Voice 2 Diabetes)’ 캠페인(클릭 헬스 토론토(Klick Health Toronto 대행)은 AI를 활용해 휴대전화만으로 당뇨병을 진단하는 솔루션을 선보였다. AI가 사람들의 음성에서 14가지의 핵심적인 음향 특성을 기준으로 당뇨병을 진단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캠페인은 의료기기에 대한 접근성 문제를 AI 기술로 손쉽게 해결해 누구나 당뇨를 쉽게 진단받고 치료받을 수 있게 하는 혁신을 이뤘다.

이처럼 인간 중심의 스토리텔링과 인간을 위한 의미 있는 솔루션에 초점을 맞춰 AI를 혁신적으로 사용한 캠페인들이 칸의 선택을 받았다.


코카콜라의 ‘Recycle Me’ 캠페인. ©코카콜라

3. 한 눈에 봐도 모두가 알 수 있는 것(Simplicity)
좋은 광고는 긴 설명이 필요없다. 올해는 한 눈에 봐도 모두가 바로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한 광고의 힘이 유독 크게 느껴지는 해였다.

인쇄&출판 라이언즈(Print & Publishing Lions) 그랑프리 수상작인 코카콜라(Coca-Cola)의 ‘리사이클 미(Recycle Me)’ 캠페인(오길비 뉴욕 대행)은 ‘단순함(simplicity)’의 정수를 보여준다. 이 캠페인은 코카콜라가 펼치는 ‘World Without Waste(쓰레기 없는 세상)’ 전략의 일환으로, 지속가능성은 우리 모두의 책임임을 강조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재활용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재활용을장려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코카콜라 캔 재활용 메시지를 강조하는 동시에, 찌그러져도 강력한 상징성을 유지하는 브랜드 로고의 힘을 보여줬다.

해당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존 라울 포레로(John Raúl Forero) DDB 콜롬비아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hief Creative Officer, CCO)는 이 캠페인에 대해 “마지막까지 모두가 기억할 수 있을만한 작업물이었다. 정말 심플하고 상징적이며 누구에게나 기억될 광고”라고 평했다.

칸 라이언즈의 최고상으로 불리는 티타늄 라이언즈(Titanium Lions)에서 그랑프리를 받은 온라인 배달 플랫폼 도어대시(Doordash)의 ‘도어대시 올 디 애즈(Doordash-All-The-Ads)’ 캠페인(와이든+케네디, 포틀랜드(Wieden_Kennedy, Portland)대행)은 매우 단순하지만 대담한 아이디어로 올해 최고의 캠페인임을 인정 받았다. 도어대시는 2024년 슈퍼볼(Super Bowl) 광고에 나온 모든 상품을 경품으로 제공하는 캠페인을 벌였고, 도어대시가 제공하는 1813 글자의 프로모션 코드를 한 글자도 빠짐없이 정확하게 입력한 사람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그 결과, 슈퍼볼 경기에 집중되는 사람들의 관심을 도어대시 브랜드로 완벽하게 돌리며 슈퍼볼 시즌의 주인공이 됐다.

이 캠페인들은 광고의 단순 명료함이 오디언스에게 어떠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그들의 기억에 강력하게 각인되는 브랜드 메시지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adz ·  7/8월호 · 
이 기사에 대한 의견 ( 총 0개 )
2023년 광고 시장 결산 및 2024년 전망
2023년 연초 광고 시장에 드리웠던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지난 2021년 20.4%라는 큰 성장 이후 2022년 5.4% 재 성장하며 숨 고르기로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던 광고 시장이었다. 하지만 발표된 다수의 전망들은 2023년 광고 시장의 축소를 내다보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2023년 광고비는 전년 대비 3.1%p 하락으로 전망됐고, 이중 방송 광고비는 17.7% 감소가 예상됐다.
[월간 2024밈] 9월 편 - 안녕하시소~ 09월 밈집 왔어예?
  HSAD는 유명한 광고회사임? 안녕하시소~ 사투리 강좌?‍? 무도미나티  비즈발? 나만의 블랙스완 당신을 보고 첫눈에 반했습니다.   HSAD는 유명한 광고회사임?    유튜버 침착맨의 '아무거나 광고해드립니다' 영상에서 나온 말이 화제예요. '저커버그는 진짜 유명한 렙틸리언임'이라는 말인데요. 현재는 'OOO은 진짜 유명한 ㅁㅁㅁ임'으로, OOO
[월간 2024밈] 8월 편 - 두바이 초콜릿 살 수 있으면 조켄네...
    밈집 많이 봐주면 조켄네...  하늘에서 보고 있지??  둥근해 또 떴네...?  두바이 초콜릿?  헤어지자고? 너 누군데?? 미니백 보부상??  인간실격? 인간합격!? 밈집 많이 봐주면 조켄네...   그룹 NCT WISH(엔시티 위시)의 멤버 유우시의 말투가 아이돌 팬덤 사이에서 화제예요. 일본인 멤버 유우시가 방송에서 '자기 파트
현대자동차가 영화를 찍었다고? 현대자동차 ‘밤낚시’ 프로젝트
  글 김세진 매니저|이노션 2024년 6월, 13분이라는 영화관에서 돈을 내고 보기엔 너무 짧아 보이는 영화CGV에서 단독 개봉하며 주목받았습니다. 이 도전적인 영화, <밤낚시>는 현대자동차와 이노션이 공동 기획/제공 하고 문병곤 감독이 연출, 손석구 배우가 주연한 영화입니다.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인 현대자동차와 광고대행사인 이노션이 왜 영화를 만들게 됐고, 이 짧은 영화를 왜 극장에서 상영하며&n
반전으로 가는 반대의 길
  1911년 8월 21일, 가로 77cm 세로 53cm의 여성이 홀연히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그녀가 사라진 걸 알아채지 못했죠. 쉬는 날이어서인지 목격자도 단 한 명에 불과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다음 날 아침이 되고 나서야, 그녀가 사라진 걸 알게 됐죠. 하지만 오리무중이었습니다.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사라졌는지조차 알아내기 힘들었죠. 20세기 초의 세상은 채취된 지문을 감식하는 것조차 힘들 때였습니다. 그러자 세상은 그녀의
비보
neyouel10
GSK코레가
neyouel10
Redoxon
neyouel10
자엘리
neyouel10
크노르
neyouel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