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문물단] 지저분한 방을 틱톡으로 자랑하는 미국 Z세대 등
CHEIL WORLDWIDE 기사입력 2025.07.31 11:22 조회 586
 제일 매거진 편집팀

세계 곳곳엔 이런 게 왜 유행인가 싶은 트렌드들이 있습니다. 때론 낯설고 가끔은 엉뚱해 보이지만 그 속에는 현시대 소비자들의 욕구와 바람이 담겨 있죠. 그래서 제일 매거진은 세상 곳곳의 독특한 트렌드를 소개하는 칼럼 ‘제일문물단’을 새롭게 론칭했습니다. 이번 첫 호엔 미국 Z세대의 ‘지저분한 방 자랑(?) 챌린지’와 여성 하키 팬들의 독특한 팬덤 소식을 담았습니다.

문물 1. ‘지저분한 방’을 틱톡에 공유하는 미국 Z세대

요즘 미국에선 Z세대들을 위주로 자신의 ‘지저분한 방(messy room)’을 소셜 미디어에 당당히 공개하는 콘텐츠가 유행입니다. 이른바 ‘messy room aesthetic(지저분한 방의 미학)’으로, 전통적인 ‘깔끔함’과 ‘정돈’의 미학을 거부하고 진짜 현실, 나의 자연스러운 공간을 보여주는 현상이죠.




틱톡에는 #messyroom 이란 해시태그로 8만 개가 넘는 영상이 올라와 있습니다. 하나 같이 지저분하고 정리 안 된 방안의 모습인데도, 그 사진에 수천 개의 ‘좋아요’와 긍정적 댓글이 달려 있죠. “깨끗하고 정돈된 방을 싫어해. 로봇처럼 느껴지고 나답지 않아.” “내 방도 엉망이야.” 틱톡 디스커버리 페이지 ‘Messy Room Aesthetic’에는 지저분한 방의 미학과 바이브(vibe)를 탐색해 보라는 설명이 붙어 있습니다.

그동안 소셜 미디어엔 남에게 보여주기를 위해 꾸민 인위적인 공간 모습이 가득했는데요. 모든 것이 보여 주기인 소셜 미디어 시대에 태어나 오히려 인위적 꾸밈에 지쳐 진정성을 추구하려는 Z세대, 생각해 볼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문물 2. 하키에 빠진 Z세대 여성, 틱톡이 만든 하키 팬덤

우리나라에서도 2030 여성 야구팬이 늘며 다양한 덕질 문화가 함께 유행이라는 사실 제일 매거진 독자라면 다들 아실 텐데요. 비슷한 현상이 미국 하키에서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하키는 과거 우리나라 야구처럼 전형적인 남성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관련 콘텐츠 역시 하키팀의 전략이나 선수의 실력 같은 것들 중심이었죠.



그랬던 하키 콘텐츠가 요즘 틱톡에선 다르게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얼음 위에 내달리는 거친 남자들, 지쳐 쉬고 있는 선수들 뒤로 테일러 스위프트의 애잔한 음악이 흐릅니다. “우리는 무너질 때도, 항상 원래대로 돌아왔어.” “난 네가 힘들 때도 기다릴 거야.” 경기나 선수의 장면들을 노래와 섞어 일종의 에세이처럼 소비하는 것이죠.

선수 개인의 스토리나, 선수끼리의 케미 역시 콘텐츠가 됩니다. 어떤 선수가 고향을 떠나 유명 팀에 합류하고, 부진에 빠지고, 동료와의 우정으로 다시금 극복하는 등. 선수마다의 스토리를 따라 가며 하키를 즐기고 있습니다. 하키를 단순히 스포츠 경기가 아닌 수많은 인물이 만들어가는 한편의 거대한 이야기로 만드는 셈이죠.

미국 언론들은 팀 스포츠를 하는 여성이 늘어난 점, 북톡(Booktok, 틱톡 책 커뮤니티)을 통해 하키 소재 로맨스 소설들이 인기를 끈 점 등을 현상의 원인으로 들며, 이젠 스토리텔링이 하키를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합니다. 어떤 장르든 스토리와 더해질 때 더 오래 더 깊이 사랑받는다는 사실! 기억해 둬도 좋겠습니다.

문물 3. 조계종 스님, 버튜버가 되다

“극락! 극락! 극락!” “천도재 가즈아!”

채팅창이 불교 용어로 난리 난 이곳은 조계종 소속 현직 스님이 버튜버로 데뷔한 치지직 ‘불법스님’의 방송입니다. 버튜버는 버추얼 유튜버, 즉 가상 캐릭터를 내세워 활용하는 인터넷 방송인을 말하는데요. 이번에 무려 현직 조계종 스님이 ‘불법스님’이란 버튜버로 데뷔한 것이죠. 불법스님의 프로필은 아래와 같습니다.

법명 : 불법
법납(수행 기간) : 13년
출가일 : 2월 10일
거주사찰 : 치직산 의문사
취미 : 독서, 게임, 애니,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 문화 컬처 전반



네이버 치지직에서 삼귀의례와 반야심경 봉독, 심지어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아이돌 ‘사자보이즈’의 천도재까지 생방송으로 진행해 버렸습니다. 참고로 이 천도재는 넷플릭스 측 허가를 받고(!) 진행한 것이라고 하네요.

첫 방송엔 동시 시청자 4,200명이 몰렸고, “극락이 여기였다”, “사이버 디톡스”라는 반응이 줄을 이었습니다. “불교, 또 나 빼고 재미있는 거 하네”라는 유행어 한 번쯤 들어 보셨을 텐데요. 사실 불교는 EDM 법회, 랩 배틀, 굿즈 박람회 등 이미 다양한 콘텐츠 실험을 해왔답니다. ‘불법스님’도 이 흐름의 연장선에서, 불교를 친근한 콘텐츠로 바꿔 놓은 셈이죠.

전통적인 메시지는 유지하면서도, 가상 캐릭터와 온라인 문법을 활용한 콘텐츠로 젊은 세대에게 다가간 불법스님. 그동안 사람들에게 거리감을 줬던 소위 ‘딱딱한’ 브랜드라면, 눈높이를 맞춘 콘텐츠 실험으로 거리를 좁혀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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